프롤로그 떠나기 전
1부 들머리에서
아이는 왜 산에 오르는가 ? 16 _ 양산 천성산과 영축산
그 산엔 할매가 산다 ? 26 _ 부산 봉래산
산악회 버스 타고 이곳저곳 ? 36 _ 무주 덕유산 외
* 등린이입니다, 무엇이든 물어볼게요
2부 산을 오르며; 아프니까 걸었다
내가 어디 서야 할지 모르겠지만 ? 52 _ 부산 절영 해안산책로와 금정산
주위를 둘러보면 누군가는 그래도 내 곁에 ? 62 _ 김해 신어산, 포항 내연산, 부산 승학산
어학연수 대신 지리산 ? 76 _ 지리산 워밍업
밥보다 초코파이 ? 86 _ 지리산 종주
그것은 광기였다 ? 100 _ 다시, 부산 영축산
산은 공간을 장소로 만들고 ? 115 _ 서울 수락산
취준생의 홀로 산행 ? 121 _ 국립공원, 단양 소백산
함께라 덜 불안한 우리 ? 134 _ 동해 두타산, 광양 백운산, 남해 금산
드디어 제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 148 _ 평창 오대산, 대전 계룡산, 속초 설악산, 춘천 삼악산
* 등린이입니다. 어느 산에 가야 잘 갔다고 소문날까요?
3부 정상에서: 아플 수도 없는 중년이라 걸었다
카메라, 동호회 그리고 결혼 ? 166 _ 제주 한라산 영실
모든 사람이 일출 맛집에서 신년 해돋이를 볼 수는
없습니다 ? 177 _ 하남 검단산
혼자 오르다 보니, 가족이 보고 싶더라 ? 185 _ 홍천 가리산, 다시 소백산
당신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198 _ 부산 백양산, 홍천 공작산
직장인의 등산, 링거 ? 204 _ 파주 감악산, 서울 관악산, 다시 설악산, 정읍 내장산
사라질 모든 것을 향한 애도 ? 218 _ 부산 구봉산과 황령산
* 등린이를 위한 추천코스 # 내발내산 (내 발로 내가 오른 山)
에필로그 굳이 오르지 않아도 괜찮아‘허기진 정신을 채워 오롯한 나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언가’를 소개하는 ‘밥보다’ 시리즈의 ‘등산’ 편이 출간됐다.
10년 전과 요즘 산의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등산이 예전에는 주로 중년의 취미였다면, 요즘은 연령과 성별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등산복 일색이었던 등산로 풍경도 변했다. 저마다 다양한 스타일의 옷차림으로 산을 오른다. 바야흐로, 이제 대한민국에서 등산은 누구나 즐기는 취미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2/3가 산으로 이루어졌으니 산을 즐기지 못하면, 한국의 1/3만 보고 사는 셈이 되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부산 소년을 키워준 30년 산, 이야기
저자는 등산을 취미로 즐기는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이다. 히말라야 고산이나 암벽에 도전하는 전문적인 산악인이 아니라, 해외는 한 번도 나가 본 적 없는, 주로 동네 뒷산에 가고 가끔은 설악산이나 지리산에 오르는 평범한 산객이다. 자연스레 이 책에 담은 메시지는 알파니스트가 쓴 산행기와는 결을 달리 한다. 용기와 도전, 대자연 앞에 선 초로한 인간의 거창한 운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보통 사람의, 평범한 산행기이며 30년 동안 산을 애정하며 오른 자신의 인생 에세이이다. 또 이 책은 산행기라면 흔히 있을 법한 사진이 없다. 정해진 이미지보다는 글이 가진 상상의 힘으로, 개별적인 삶의 의미를 탐색하기를 바라는 ‘밥보다’ 시리즈의 의도이기도 하다.
현재 인터넷 서점 인문 MD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지금의 초등학교로 바뀌기 전, 국민학교 시절 부모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산에 오른 뒤, 두 아이 아빠가 된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계속 산에 오르고 있다. 이 책은 그 산행 기록 중 정수만을 뽑아 묶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어른들의 칭찬을 즐기며 영남 알프스 등 인근 산을 올랐다. 칭찬이라는 당근이 사라진 뒤, 산을 다시 찾은 이유는 방황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을 디딘 서울이라는 대도시, 군 입대를 앞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산은 시간을 버티게 해주었다. 대학 학부생 때, 문학과 역사와 철학 등 다른 전공을 제쳐두고 종교학을 공부하기로 결정을 내린 곳도 ‘산’이었고, 취준생(취업준비생) 시절을 견디게 해준 곳도 산이었다. 현재의 배우자와 연애하며 그녀에게 함께하고 싶다고 제안한 취미활동도 등산이었다. 신혼여행지는 당연히, 제주 한라산 영실! 아이가 태어나고 일과 가사분담과 육아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위태위태한 날들에도, 저자를 버티게 해준 건 산이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산에 갈 수 없을 때는 잠을 줄여 새벽 산행을 택했다. 일에 지쳐 갈 때 쯤, 소중한 연차를 산에 가는 데 썼다. 친구 결혼식에 들를 때면 정장과 등산복을 함께 챙겨 산에 올랐다.
어릴 때는 어른들의 칭찬을 듣기 위해 산을 올랐다. 혈기왕성한 때엔 자신의 몸이 어느 정도로 빠르게 걷고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올랐다. 취업과 결혼 등 미래가 불안할 때는 잡념을 끊기 위해 올랐고, 사진에 취미를 붙이고 나서는 산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풍경과 생명을 담기 위해서 올랐다. 그리고 최근 산행과 함께 산서(산에 관한 책)를 찾아 읽는 재미에도 빠졌다. 이렇게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산’은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