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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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가 태엽을 감지 않으면, 세계가 움직이지 않아.” 출간 25주년 기념 완전판 제47회 요미우리 문학상 수상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 폭력의 역사와 맞서는 존재의 기록 ▶ 마치 꿈같은 강렬함, 무라카미 하루키는 천재다. ―《시카고 트리뷴》 ▶ 무라카미 하루키의 예술 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모험이 되는 작품, 대담하고 관대한 책. ―《뉴욕 타임스》 ▶놀라운 작품,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옵저버》 ============================================================= ∎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작품 세계에서 분수령이 된 걸작 장편 소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태엽 감는 새 연대기』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총 3권으로 이루어진 대작이며 그전까지 청춘의 상실과 성숙의 고통을 주로 그려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세계에서 분수령이 된 소설이다. 잃어버린 아내를 되찾으려는 남자의 분투와 실재했던 폭력의 역사를 교차하여 촘촘하게 짜내려 간 이 소설은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일본 내에서만 227만 부(2002년 기준) 이상 판매되었고 1995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번 민음사에서 내놓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출간 25주년인 2019년을 맞아, 작가가 직접 다듬은 개정본을 새로운 번역으로 옮긴 완전판이다. 민음사에서는 전 세 권으로 구성된 일반판을 선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 마니아인 ‘하루키스트(Harukist)’에게는 물론, 하루키 월드에 처음 입문하는 독자에게도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 정신적 기둥을 잃어버린 시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황폐를 치유하는 존재의 기록 서른 살의 오카다 도오루는 법률사무소를 다니다 퇴직한 후 주부로 지내는 남성이다. 가족은 아내 구미코와 고양이뿐. 소박하고 조용한 일상을 살던 오카다 부부였지만, 어느 날 고양이가 집을 나가고 기묘한 전화가 집에 걸려오면서 그 평화가 흔들린다. 도오루는 고양이를 찾아다니다 이웃집 소녀 가사하라 메이와 얽히고, 구미코는 도오루와 점술가 가노 마르타를 접촉시켜 고양이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구하려 한다. 어지러운 꿈이 도오루의 잠을 침범하고 수수께끼 같은 만남이 이어지던 어느 날, 구미코가 집을 나가 자취를 감춘다. 망연자실한 도오루에게 구미코가 그동안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이 출간된 직후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1970년대 이후 정신적 기둥이 없는 시간을 살아왔다. (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2차 세계대전 중의 중국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시도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말대로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중 가장 실제 역사에 천착한 작품이다. 도오루는 아내의 가출을 계기로 불가사의한 인물들과 얽히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만행과 과오, 역사의 무자비에 손상된 이들의 고통, 기둥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황폐한 내면과 공허하고 기만적인 미디어 및 정치 세계로 말려 들어간다. 마침내 ‘태엽 감는 새’로서 심안을 갖게 된 도오루는 세계의 일부를 치유하는 동시에 구미코를 공허로부터 구출해 되찾으려 한다. ∎ 작가 자신이 개고했고 완전히 새로운 번역으로 거듭난 완전판 이것이 바로 진정한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이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1994년 1, 2부가, 1995년 3부(두 권으로 분권)가 국내 출간된 바 있다. 이 판본과 이번 민음사 버전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민음사판의 경우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이 직접 개고한 문고판을 저본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미국 출간을 계기로 내용을 상당 부분 다듬어 문고판에 반영했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스타일이 더 날렵해졌다. 민음사에서는 과거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되었던 3부도 원래의 구성을 살려 한 권으로 편집했다. 번역은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김난주가 맡아, 복잡하게 얽힌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세계를 최대한 작가의 의도에 가깝게 풀어냈다.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생동하는 인물들도 김난주의 번역을 통해 더욱 실재감 뚜렷한 존재가 되었다. 구미코의 모호하면서 고뇌가 담긴 말투, 가사하라 메이의 당돌한 말투, 반은 과거에 속한 존재인 마미야 중위의 정중하고 고풍스러운 말투 등이 생생한 한국어로 옮겨졌다.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을 오가며 일종의 영매로서 거듭나는 오카다 도오루의 혼란도 잡힐 듯 선명하게 다가온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이전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 국내외에서 청춘을 그리는 작가, 팝 음악과 영화 등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인지되고 있었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성공으로 비로소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진지한’ 비평이 쏟아졌고,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의 후속작들이 세계 현대 문학의 중요한 성취로 받아들여졌다. 그야말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세계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이전/이후로 나눌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파리 리뷰》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저는 이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 곳인지에 대해 정직한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기묘함으로 가득한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세계는 그가 얼마나 충실한 관찰자인지 입증하는 사례이다. 이 세계를 빠져나오는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친 독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