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 아줌마

후카자와 우시오 · 소설
3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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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주목받는 재일교포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의 국내 첫 단편집이다. 2012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작인 <가나에 아줌마>의 주인공, 가나에 후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섯 편의 단편들을 통해 재일교포 가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재일교포들이다. 그러나 가족 간의 미묘한 관계, 사회와의 괴리감, 치매에 걸린 조부모에 대한 불편함과 자책감 등은 보편적인 인간이 겪는 문제들과 다를 바 없다. 그런 보편성이 가슴 찡하게 만든다. 작가가 살아오면서 만난 다양한 인생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연작집이다.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의 소설은 세계 여러 곳에서 번역 출간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누벨솔레이(새로운 태양, Nouvelle Soleil)'의 첫 번째 앤솔러지로 누벨솔레이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곳곳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소설을 발굴해 소개하는 아르띠잔의 기획 시리즈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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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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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가나에 아줌마|사주팔자|돌잔치|일본 사람|국가대표|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국내 최초 소개!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재일교포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의 첫 단편집 -2012 대상 수상작 -나오키상 수상자 미우라 시온이 추천하는 책 내용 및 특징 여성, 재일교포, 가나에 아줌마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이 주는 감동 -‘여성’과 ‘재일교포’라는 문학적 화두가 돋보이는 소설들 ‘여성’과 ‘재일교포’는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의 소설 작품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소재다.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긴 김민정 작가는 “후카자와 우시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쓰는 작가다”라고 말한다. 《가나에 아줌마》는 일본에서 2012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심리묘사는 김민정 작가의 말을 빌자면 “소소한 일상 속 대화들이 소설 속에서 빛을 발하며 ‘리얼’한 감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결혼과 연애는 다른 거란다.” 차근차근 짚어 말하는 후쿠를 미키는 강렬한 눈빛으로 똑바로 쳐다봤다.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미키는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럼 천천히 생각해 보거라. 부모님과도 잘 상의해봐.” 후쿠는 미키에게 지지 않으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키는 턱을 잡아당기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강한 의지를 담은 듯한 그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미키와는 대조적으로 미야모토 부인은 고개를 깊이 조아렸다. “아드님은 잘 지내시나요?” 미야모토 부인이 후쿠에게 액자를 건네면서 물었다. 후쿠는 데쓰오와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럼, 잘 지내다마다.” 허공에서 데쓰오의 낮은 목소리가 공허하게 흩어졌다. 아무도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미야모토 부인이 미키를 재촉하며 조용히 일어났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미야모토 부인은 목소리를 한 톤 높여 인사하고 가볍게 묵례했다. 미키는 방에서 나오면서 여러 번 후쿠 쪽을 뒤돌아보았다. 이런 구시대의 유물은 처음 본다는 듯 차가운 얼굴이다. ― <가나에 아줌마> 중에서 “얘, 제대로 안 하면 하나 마나야. 조상님 볼 면목 없게시리.” 도미코는 굴비를 생선 그릴에 넣으며 대답했다. “엄마만 신경이 쓰이는 거지, 조상님은 그릇 같은 거 신경도 안 쓸걸. 아까도 말했지만 엄마는 너무 융통성이 없어.” “잘 들어 영인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한 거야. 그래야 너도 시집간 집에서 제사 지낼 때 실수를 안 하지.” “나는 제사 안 지내는 집으로 시집갈 건데.” 혼잣말하듯 영인이 말했다. “아가씨, 선봐서 결혼하는 집은 다 제사 지내요. 저도 제사 없는 집으로 시집가고 싶었어요.” 제기를 다 꺼낸 순오가 나지막이 말했다. 도미코는 듣지 못한 것 같다. “별수 없네요. 그럼 저는 장남 말고 차남한테 시집갈래요. 근데 나한테 그런 걸 고를 권리가 있을까? 에리카 언니, 언니는 다행이다. 오덕이 오빠가 장남이 아니라서.” 목소리를 낮추고 영인이 말했다. 에리카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기로 했다. 다행이라니? 그런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았다. 실은 이 집에 시집온 것 자체를 후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일본 사람> 중에서 미오는 고개를 숙이고 손 안에 든 빈 컵을 꾹 눌러 찌그러뜨린다. 눈물이 북받쳐 오르는 걸 애써 참는다. “그렇게 중요한 얘기를 나한테 안 해준 게 너무 서운했어. 절친이란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는 사이 아니야?” 얼굴을 들고 다마를 쳐다봤다. 의도치 않았는데 미오의 눈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다마가 “자, 잠깐만” 하며 낭패라는 표정을 짓는다. “울 것까진 없잖아. 마치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잖아.” “미안해. 그렇지만 거짓말을 하려고 한 건 아니야. 그게, 그냥.” 점점 눈물이 솟아난다. 미오는 주스 컵을 테이블 위에 두고 양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코를 훌쩍이고 “그냥”이라고 다시 말했다. “말 못 했어.” “왜?” 다마가 맑은 눈으로 미오를 응시한다. “모르겠어. 그냥 말을 못 했어. 한국인이라는 걸 숨기고 싶었어.” “뭐? 그게 어때서? 한국인인 게 어때서? 그게 나쁜 거야? 감추긴 왜 감춰?” “너는 모르잖아.” 검지를 꺾어 눈머리를 지그시 누르며 대답했다. 다마는 가만히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재깍 미오에게 건넨다. 미오가 고맙다고 말하고 손수건을 받아 눈물을 쓱쓱 닦았다. ―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중에서 재일교포 작가이자 재일교포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하는 작품으로 각광받는 후카자와 우시오 작가의 문학은 단순히 재일교포에 대한 인식과 재평가에 대한 의미만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재일교포로서의 삶을 매개체로 하여 문학 독자라면 누구나 감동과 읽을 맛이 넘치는 문학 작품으로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나에 아줌마>의 주인공인 가나에 후쿠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연결고리다. 30년간 200쌍. 가나에 아줌마는 재일교포의 혼담을 이어주는 일본 제일의 '중매쟁이'다. 수수료로 돈을 버는데도 웬일인지 생활은 검소하기 짝이 없다. 소설 속에 드러난 그녀가 필사적으로 혼담을 주최하는 이유는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재일교포와의 결혼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간 <사주팔자> 속 미숙의 삶은 재일교포와는 또 다른 뉴커머(new comer)로서의 불안정함과 혼란을 보여준다. 또, 미숙에게 사주풀이를 하러 온 가나에 아줌마의 남편 가나에 데쓰오 노인의 사연을 통해 가나에 아줌마 가정의 비극이 무엇인지 세세하게 드러난다. <돌잔치>는 일본에는 없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철저히 지켜오고 있는 재일교포의 문화를 다룬다. 일본 주류에서 벗어난 재일교포라는 신분을 감추고 만난 젊은 시절의 인연인 호스티스 레이나와 우연히 합동 돌잔치를 치르게 된 주인공 다다키. 그에 대한 심리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느지막이 자유를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여 고른 아내와의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중년 남성의 애환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일본 사람>의 주인공 에리카는 이 작품의 유일한 일본인 주인공이다. 양반 가문의 재일교포 남성 오덕과의 결혼을 위해 무리하게 임신을 하고 승낙을 얻어낸 2주 후, 시댁의 제사에 처음으로 참여해 느끼는 감정들을 실감나게 다루고 있다. 한국보다 더 완고하게 전통을 중시하는 재일교포의 문화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은 유교문화의 핵심인 제삿날의 풍경을 통해 씁쓸함을 느끼는 일본 여성의 눈을 좇아가며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누구보다 완고하게 양반 가문의 법도를 강조하던 시어머니 도미코의 반전도 소설적 흥미와 감동을 더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재일교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멈춰 서게 된다. <국가대표>는 펜싱 일본 국가대표를 꿈꾸는 재일교포 고등학생, 다케루의 이야기다. 귀화하지 않은 부모님의 문제로 인해 귀화신청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 국적의 펜싱 고교선수 다케루와 같은 이유로 올림픽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고 귀화도 포기한 형 마사루의 이야기 속에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정체성의 혼란과 일상을 가로막는 국적 문제 등에 고민하는 재일교포들의 고뇌가 잘 묘사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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