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윤의 도구로 전락한 먹을거리 구출하기 오늘날 세계의 먹을거리 체계는 기형적이다. 지구 한편에서는 과잉생산으로 농부들이 파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10억 명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 아주 좋은 출발점이다. 이윤이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경제체계하에서는 먹을거리를 통해 인간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과잉생산된 먹을거리는 생산물의 가격 하락, 소농 농부의 파산, 환경오염, 비만과 영양결핍으로 인한 질병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 이처럼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판매되고 소비되는 방식에 자본주의가 끼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하지만 먹을거리와 자본주의를 연관시켜 인식하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먹을거리 운동가들조차 먹을거리를 지배하는 전체적인 체계를 파악하기보다는 농부의 권리, 동물복지, GMO 표시 등 당면한 문제를 다루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먹을거리 체계가 지닌 정치경제학적 과제와 모순 연구 이 책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먹을거리가 이윤의 도구로 전락하게 된 역사를 상술하고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게 된 상황을 설명한다. 1장은 지난 두 세기 동안 자본주의 발전에서 농업이 수행해 온 역할과 농업 발전에서 자본주의가 수행해 온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2장은 먹을거리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살펴보고 ‘사회적 필요노동 시간’과 ‘상대적 잉여가치’ 개념을 탐구한다. 3장에서는 사적 소유, 공적 소유, 공동 소유가 먹을거리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살펴본다. 4장에서는 먹을거리 체계가 꾸준히 자본주의화됨에 따라 자본주의가 겪는 주기적 위기의 희생물이 되어온 과정을 다루는 한편, 자본의 호황-불황 주기로 인해 사회가 치른 대가를 고찰한다. 5장에서는 먹을거리 체계에서 작동하는 가부장제, 인종차별주의, 계급주의의 정치경제적 역사를 살펴보고, 흑인·여성·빈민 착취의 공통된 뿌리를 분석한다. 6장에서는 자본주의가 유발한 기아, 지구온난화, 음식 쓰레기 등 여러 사회·환경 문제에 대한 자본주의적 해결책을 살펴보고, 이 책을 통해 학습한 정치경제학의 교훈을 그 해결책에 적용한다. 먹을거리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자본주의를 바꿀 수 없다 농민운동 연구자이자 먹을거리 운동 활동가인 에릭 홀트-히메네스는 먹을거리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먹을거리 운동 내의 계급주의,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를 극복해야 하는 것은 물론, 먹을거리 운동 단체와 환경운동 단체 및 사회정의 운동 단체 간에 강력한 전략적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경제체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먹을거리 체계를 바꿀 수 없으며, 먹을거리 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먹을거리 운동은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꾸려는 혁명적 투쟁도, 농민 등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투쟁도 아니다. 먹을거리 운동은 우리 모두 안전하고 좋은 먹을거리를 먹기 위해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먹을거리 체계를 틀짓는 방식과 먹을거리가 자본주의의 구조와 기능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먹을거리 운동이 피상적인 개선을 넘어 변혁적 개혁으로 전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