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페미니스트든 아니든, 여성이라면 누구나 인식하고 분노하는 일들이 있다” 아무 문제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넌더리가 난 당신에게 ‘선머슴’ 같은 여자는 괜찮지만, ‘계집애’ 같은 남자는 괜찮지 않다. 나이 든 남자는 중후하지만, 나이 든 여자는 좋은 시절 다 끝났다. 과묵한 남자는 진지하지만, 과묵한 여자는 쌀쌀맞다. 똑같이 일해도 여자는 남자보다 더 적은 연봉을 받는다. 이처럼 일상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이중적 잣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는 우리가 태어나 사회화를 겪기 전부터 우리들 머릿속에 뿌리내린 성 고정관념이다. 여러 여성운동가들과 연대하며 수많은 매체를 통해 명쾌하고도 쉬운 언어로 페미니즘을 전파하고 있는 저자 제시카 발렌티는 특유의 거칠고도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이런 문제를 아주 통쾌하게 조목조목 짚어낸다. 50편의 각 내용은 짧아도 그 무게감은 절대 가볍지 않다.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 짧고도 굵직한 이야기들은 쉽게 여성을 비하하는 성차별적인 발언, 습관처럼 새겨진 성 고정관념을 향해 유쾌한 일격을 가한다. 페미니스트든 아니든, 보수당을 지지하든 진보당을 지지하든,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다. 페미니즘까지 갈 것도 없이 뿌리 깊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다. 일상에서 늘 성폭력과 성차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면, 이 책이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움츠러들지 않도록 특별한 용기를 건넬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밝힌다. “학교에서, 술집에서, 직장에서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 코앞에 증거로 들이댈 수 있는 책이다. 일상적으로 겪는 성차별에 대한 지침서 정도로 여기면 된다. 보통 지침서보다는 훨씬 재미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혼자 있는 여성을 보면 어떻다고 넘겨짚지 마라” 성적 대상, 상품 취급… 여성을 향한 위험한 이중잣대 저자는 고등학교 때 특별한 일이 없었음에도 ‘헤픈 여자애’로 낙인찍힌 일이 성차별적인 이중잣대를 경험한 첫 번째 사례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남자들은 성생활을 아무리 활발하게 하더라도 ‘헤프다’는 소리는 절대 듣지 않는데 여자에게만 수치심을 심어주려고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성적인 이중잣대는 여성에게 위험하다. 왜냐하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 여성이 헤프다는 이유로 그녀의 주장이 폄하되고 그래서 상황이 그녀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성적인 이중잣대에 비추어, 저자는 특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고 상품 취급을 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한다. 여성과 연관된 것은 쉽게 폄하되고 노골적으로 경멸당하며, 어딜 가든 여성의 신체를 물건처럼 취급하고 뭔가를 팔려고 여성을 이용하는 행태는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음을 꼬집는다. 이외에도 “혼자 뭔가를 하는 여성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는 오늘날의 정서”를 지적하며, 이런 이유로 강간 사건에서 여전히 피해자 탓을 하는 정서가 만연하다고 이야기한다. 혼자 걸어서 귀가한 여성, 혼자 술집에서 술을 마신 여성 등에 대해 왜 혼자 다니다가 그런 일을 당하느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혼자서 즐기는 여성들이 어느 때보다 많은데도, 여성이 “남성을 동반하지 않는 한 집 밖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이중잣대’는 같은 상황인데도 다른 판단이 적용되어 한쪽에는 뭔가가 허용되고 다른 한쪽에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적용되는 기준이 이중적이라는 말이다. 목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외모, 성욕, 나이, 출산, 육아, 임금 등 여러 측면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이중잣대는 끝이 없다. 성차별과 성폭력이 난무하는 이 시대를 개선하려면 이 오래된 성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 책이 멋진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계집애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바로 지적하라” 불편한 성 고정관념에 대처하는 법 저자는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글의 말미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마음 자세와 행동지침을 제시한다. 우선 여성들끼리 서로를 깎아내리지 말자고 제안한다. 헤프다고 말하지도 말고, 피임과 출산과 육아가 전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남자들이 어떤 여성에 대해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 곧바로 지적할 것을 권한다.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성차별적 이미지를 보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성차별적인 TV 쇼나 뉴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하라고 조언한다. 여성은 너무 후줄근해서도, 너무 야해서도 안 된다는 ‘옷차림’, ‘외모’ 이중잣대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입고 싶은 대로 입고 누가 뭐라고 하든 개의치 말라고 한다. 오랜 세월 지속되어온 인식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을까? 저자는 온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자신은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성적인 것이라면 뭐든 증오하는 정서에 대해서는 여성성을, 나아가 여성을 존중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집애 같다”, “(뭔가를 던지거나 울 때) 여자처럼 굴지 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펄쩍펄쩍 뛰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그냥 자신다워라. 야구에 광분하든 매니큐어에 환장하든,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통쾌한 비판과 함께 속 시원한 조언을 가득 전하며 저자는 이 책이 “성차별이 만연해 있다는 현실에 망연자실하지 않고 오히려 내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이어지는 ‘Me Too’ 캠페인, 문제는 결국 성 고정관념 자체를 뒤흔드는 것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 캠페인이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를 시작으로 언론, 대학, 문단 등 조직 내 권력 관계하에 벌어지는 성폭력의 실태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폭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직업, 나이, 지위를 막론하고 여성이 쉽게 성적 대상이나 오락거리로 취급당하는 것은 어떤 조직에서나 똑같다는 얘기다. 최근 몇 년 사이 페미니즘이 급속도로 확산되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결국 우리가 학습한 성 고정관념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저자는 이런 성 고정관념을 이중잣대로 표현하면서 여성이 거의 모든 측면에서 어떻게 불평등한지를 제대로 설명해준다. 더불어 그 근거로 다른 여러 페미니스트의 글들을 함께 인용하고 있다. 이는 성차별에 대해 뭔가 행동하고 있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행동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한다. 결국 행동하는 사람들이 애쓰는 덕분에 누군가의 삶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