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진정한 ‘개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독dog한 세계 여행이 시작된다! 불을 피우기 위해 쳇바퀴를 돌리던 키친 도그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세계 제패를 이끌어낸 큰 개 마스티프, 망자의 삶을 선함과 악함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심판자 아누비스와 꼬리에 곡식을 숨겨와 인류에게 전한 중국의 천구, 개와 인간의 깊고도 다채로운 공존의 역사를 찾아서 기원전 1만 5천 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걸어온 ‘개’, 그들은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을까? 고대부터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를 담은 《독한 세계사》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단순 개에서 애견, 이제는 반려견으로 자리 잡은 개가 인류의 역사 속에 어떤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겨왔는지 ‘개중심’적 시각으로 톺아보는 새로운 관점의 역사서다. 크게 서양편, 동양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 4대 문명 발생지를 중심으로 개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리고 역사와 인식의 변화에 따라 그 역할과 지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다양한 일화를 통해 살펴본다. 사후 세계가 중요했던 고대 이집트에서는 망자의 삶을 심판하는 죽음의 신 아누비스가 개의 형상을 했다. 또한 개가 죽으면 악재가 일어난다고 믿어 신성한 제례 의식과 함께 눈썹을 미는 비보 풍습도 있었다. 인간 중심적 문화가 팽배하던 중세에는 개가 부엌의 불을 떼기 위해 쳇바퀴를 굴리기도, 인간들의 발을 데우기 위해 강제로 식탁 아래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고 계급이 발생하면서 개는 귀족과 엘리트들의 소유물이 되었고, 덕분에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사육되면서 현재 ‘동반자’의 위치까지 이르게 되었다. 반면 동양에서는 과거와 현재 따질 것 없이 꾸준히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 인류에게 하늘의 곡식 씨앗을 가져다준 개, 인간과 숲의 공존을 지키기 위해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하얀 개, 만주사변에서 수많은 병사들을 살린 개, 맹수나 귀신을 물리치고 주인을 구하는 지방 곳곳에 퍼져 있는 의견 설화들까지 믿음직스러운 동반자로서 꿋꿋한 개의 발자국을 쫓아본다. 사실 개는 걸어 다니는 인류 역사의 보고다. 인류와 개가 발맞춰 걸은 그 순간부터 그들은 인류가 만들어낸 철학, 종교, 사회의 변화를 흡수하며 각각 다른 존재로 기능하고 존재해왔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세계 역사의 흐름을 새롭게 되짚어보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죽음의 세계를 관장하는 신에서 인간을 지키는 수호자로 신들의 개, 신이 된 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머리 셋 달린 검은 개를 기억하는가? <겨울왕국>에서 엘사를 수호하던 검은 개 세 마리는? 서양 문명에서 개는 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동물이자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신이였다. 덕분에 침대 모서리마다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묻었던 작은 개 토우들이 발견되기도 하고 집 문 앞에 ‘자나깨나 개조심(CAVE CANEM)’이라는 모자이크화가 남겨져 있기도 했다. 고대인들에게 개는 ‘공포와 경외의 존재’였지만, 동시에 악재로부터 가족의 안녕을 지켜주고 하늘과 땅 사이의 평화를 유지시키는 고귀하고 성스러운 존재이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 지역에서는 신 옆에 선 수호자, ‘신들의 개’로 활약한다. 지옥의 신 하데스를 지키는 케르베루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의 충견 아르고스, 전쟁의 신 아르테미스가 금으로 된 화살과 늘 함께 데리고 다니던 일곱 마리의 개, 에리고네가 아버지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 마에라 등이 대표적이다. 종교가 가장 중요했던 시기에는 구체적인 신이 있었기 때문에 개를 신으로 추앙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인간의 곁을 쉽게 떠날 개가 아니다. 아니, 사실 인간이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교회와 수도원에서 신부와 수녀들에게 개를 기르지 말라는 엄포를 내렸음에도 계속 동반자로서 삶을 꾸려갔고 수많은 삽화와 그림들이 이를 증명한다. 오죽하면 한 사람당 한 마리의 개만을 허락한다는 교리가 남겨져 있을까. 하지만 슬프게도 페스트가 유럽을 강타하면서 고양이와 함께 범인으로 몰려 한꺼번에 몰살당한 기록도 남아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관념 철학이 완성된 근대 유럽에서는 신은 자리를 비우고 인간중심문화가 꽃을 피운다. 때문에 이 시대에 인간이 아닌 개는 영혼이 없는 동물, 움직이는 자동기계로 전락한다. 인간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개는 부엌의 불을 지피는 키친 도그, 추운 교회에서 인간들의 발을 데우는 개, 온갖 사냥과 경비에 끌려다니는 사냥견과 경비견으로 생을 이어간다. 애견이나 반려와는 정말 거리가 먼 시대였다. 인류에게 곡식을 전해주는 천구부터 전쟁에서 병사를 지켜낸 용맹스러운 개까지 이로운 개, 의로운 개 동양편에서는 서양편에서와 다르게 ‘신’적인 면모보다 ‘친구’로서의 면모를 뽐낸다. 중국에서 개는 신화, 전설, 민담에 자주 등장하지만 각자의 ‘이름’이 없다. 너무 오래전부터 가축화된 개는 신비한 동물이라기보다는 동반자에 가까운 존재였고 꼬리에 하나 남은 곡식을 숨겨와 인류에게 전해준다거나 하늘에 사는 검은 개가 배가 고파 해와 달을 삼켜버려 일식이나 월식이 생긴다는 전설, 그리고 명 태조 누르하치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적 일화로 그 존재를 알린다. 인간과 숲의 공존을 지키는 하얀 개 레타르 세타가 인류의 조상이라 믿는 일본의 경우는 신으로 개를 대접하긴 하지만 무섭거나 두려운 존재로 전혀 인식하지 않는다. 물론 몇몇 강아지를 닮은 귀신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행운을 부르는 표식, 어린아이를 새로부터 지키는 수호자로 활약한다. 더불어 사무라이 정신을 대표하는 동물로 일본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온갖 전쟁에서 수많은 인간들을 살린 영웅이기도 하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주인을 기다리는 <하치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개는 충성과 용맹, 올곧고 정직한 생명체다. 한국에서도 폭정을 일삼던 궁예의 부인 강 씨를 개가 물자 구미호로 변해 도망갔다는 설화, 자신을 희생해 주인을 구하거나 은혜를 갚는다는 각 지역의 의견 설화들을 통해 이롭고 의로운 개로 여겨져 왔다. 인류와 개가 진정 서로를 위하며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찾아서 동서양의 개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개가 인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는 물론 인류가 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도 보이기 마련이다. 저자는 인류가 개에게 ‘좋은’ 존재였던 순간을 자세히 기록해두었다. 개의 영혼 3분의 1이 인간의 것이라 믿었던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개를 위해 지켜야 할 여섯 가지 규칙이 있었다. 집 근처 개의 식사와 잠자리까지 챙겨야 함은 물론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채찍형에 처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심지어 너무 딱딱한 뼈를 주거나 뜨거운 음식을 주어 목을 다치게 하면 처벌한다는 조항이 있을 정도니 ‘개’를 배려하는 마음의 깊이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인도의 떠돌이 개들은 여기저기 제멋대로 드러누워 잠을 자도 어느 누구도 신경 쓰거나 불편해하지 않는다. 모두 인도의 동물보호법 덕분인데 중성화 수술이 된 개들은 어떤 누구도 잡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만큼 개의 거주권과 자유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개를 소유물로서 보호한다기보다 그 자체로 존중하고 지키려고 한다. 이외에도 언급되는 여러 정책들은 유기견이나 모든 유형의 반려견 학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목표로 할 만큼 구체적이다. 이런 기록들은 반려 인구가 매해 증가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법을 고민해야 하는 지금, 동물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짚어볼 의문점을 제시한다. 단순히 개의 발자국을 따라가기보다 어떤 공존의 방식이 진정 서로를 위한 길인지 되묻게 하는 관점은 깊이 살펴볼 만하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개는 인간과 함께 도시의 삶에 가까워져 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