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기준 간호사 평균 연령은 28.7세, 전체 활동 간호사의 76.4%는 20대, 평균 재직기간은 6.2년이다. 입사 시기는 빠르지만 근속 연수는 매우 낮은 편이다. 경력자가 버티지 못하고 나간 자리를 신규 간호사로만 채우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누구나 경력이 쌓이기 전에 신규 시절을 거친다. 경험을 쌓고 요령을 터득해나가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건 당연하지만, 유독 간호사에게는 그 시기가 혹독하다. 작은 실수 하나로도 환자 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탓이다. 저자는 한국 간호사 평균 나이에 이 책을 썼다. 지금도 많은 간호사들이 혹독한 신규 시절을 견디지 못해 업계를 떠나고 있고, 그 역시 한 해에만 스무 명이 넘는 간호사들의 떠나는 뒷모습을 봐야 했다. ‘사회생활 5년 차’. 경력이 아주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일을 막 시작한 단계도 아니다. 이제 손으로는 제법 능숙하게 루틴 일을 다루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직을 하느냐, 이민을 가느냐, 업계를 떠나느냐 깊이 고민하게 되는 시기다. 그는 지난 신규 시절을 돌아보며 간호사라는 직업을 미워하기만 했다면 이렇게 기록을 남기지 못했을 거라고 고백한다. 하루하루 다양한 사연이 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상황을 겪는 만큼 자신의 새로운 면을 계속 발견하게 되는 소득이 있다고 말한다. 이 일이 도저히 감당하기 벅차다고 느껴지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지만 다른 것에 휩쓸리듯 떠나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다짐으로 마음의 중심을 잡는다. 내일도 반복될 ‘애증’의 출근길 앞에서 스스로에게, 또 저마다의 길을 치열하게 걷고 있을 이들에게 몸으로 터득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