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인계>는 중국 춘추시대 월나라의 서시를 비롯하여 당나라 양귀비까지 중국역사상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된 사대미녀의 일대기를 통하여 붉은 중국사에 감춰진 이야기를 재조명한 책이다.
이 책은 구천의 복수심으로 이용된 서시, 동탁과 여포를 제거하기 위해 첩자가 되었던 초선, 한나라의 평화를 위해 바쳐진 왕소군, 현종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양귀비의 파란만장하고 애절했던 삶 그리고 역사가로부터 주어진 악녀 혹은 요부라는 수식어에 가려진 채, 남성들의 이기심 속에서 슬픈 운명을 살아야 했던 그녀들의 한숨과 눈물들을 담고 있다.
비범한 아름다움 때문에 기구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녀들의 일생을 통하여 중국사의 숨겨진 1mm의 진실, 미인계를 이용하여 적을 물리치고자 했던 다소 비겁한 영웅들의 계략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적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미인계의 희생양이 되었던 여인들"
중국의 병법인 36계략 중 31번째 전략인 미인계는 아름다운 여인을 바쳐 적을 유혹하고 적으로 하여금 안일과 향락에 빠뜨려 내분을 일으킴으로써 승리를 얻어내는 병법이다.
세상이 숭배한 아름다움을 지녔던 서시와 초선은 미인계의 희생양이 되어 적들에게 보내졌고 그녀들의 숭고한 삶은 대의 명분아래 속절 없이 짓밟혀 버렸다. 그녀들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정작 그녀들은 중국역사가들로부터 요부와 악녀라는 이름으로 후대에 알려졌을 뿐, 그곳에는 그녀들의 순수한 사랑도 삶에 대한 애정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 남자의 사랑만을 갈구했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녀들을 '의미 있는'죽음으로 몰아간 그 남자들을 우리는 과연 시대의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런 모순적인 면 때문에 역사의 해석은 더욱 다양해지고 풍부해지며, 때론 우리의 가슴을 아련하게 만들고 있다.
"여자 치마폭에 놀아나 나라를 망하게 했던 한심한 남자들?"
서시와 그녀의 친구였던 정단은 오왕을 유혹하여 정사를 돌보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보내진 여인이었으나 정단을 진심으로 잘해 주었던 오왕을 점차 좋아하게 된다. 오왕은 구천처럼 볼품없는 복수에 눈이 먼 사람도 아니었으며 범려처럼 모순되지도 않았고 문종처럼 고지식한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단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오왕은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 서시만을 걱정하고 지켜주려고 노력했었다. 또한 현종은 양귀비와 애틋한 부부애를 간직하며 살다가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허탈감에 황제의 자리를 내어 놓는다. 역사가들과 호방한 영웅이야기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는 이런 왕들의 결말이 한심하고 딱하다 할지 모르나, 헌신적이고 깊은 사랑을 받았던 여인들은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슬픈 결말에도 불구하고.
절세가인, 경국지색으로 표현되는 그녀들의 비극적인 삶을 통하여 저자는 그녀들의 이름 뒤에 감춰졌던 영웅들의 비겁함과 자아가 없이 방황했던 공허한 아름다움의 결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역사 속 박제되었던 인물들을 방대한 자료와 풍부한 상상을 결합하여 현실 속의 인물처럼 입체적으로 되살림으로써 그녀들의 향기를 복원함에 주력하였다. 그 동안 중국사를 따분하고 고루하게만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사대미녀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호기심과 친밀도를 높여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기획 의도 및 책의 특징
최근 중국에 대한 관심 증가로 중국역사서들이 장르별로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지만, 역사서라는 딱딱함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거리는 많지 않다. '미인계'는 소설형식으로 바쁜 2,30대 독자들이 중국역사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중국역사 상식 교양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렴풋이 이름 정도만 알려져 있는 중국 사대미녀인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의 삶과 그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사대미인 각각의 일대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하였으며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태생부터 죽음까지 시간 순서로 이야기를 전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