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1년간 젊은 독자들에게 끝없이 새로이 발견된 전설의 에세이
“이제 나는 정말 더 찾지 않는다.
어떤 해는 정신을 한 번도 못 보고 지나가도
정신을 모르던 시덥잖은 날들에 비하면
아름답다.”
_홍진경(방송인)
“그녀는 영수증을 꺼내어 시간과 가격, 장소 위에 자신의 기록을 더해갑니다
그것을 살 때의 기쁨과 슬픔 그날의 날씨
그리고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과 들려오던 음악에 관하여”
24세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의 이야기
2004년 『정신과 영수증』이라는 묘한 제목의 책이 출간된다. 언뜻 정신의학과에 다녀온 기록처럼 보이는 이 책은 그러나 ‘정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의 독특한 감성과 집요하게 영수증을 모으며 일상을 기록하는 방식의 기발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출간된 지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SNS에서 젊은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이 발견되는 레전드 에세이의 주인공 정신, 그리고 방송인 홍진경이 ‘지금 나를 온통 흔들고 있는’ 존재라고 언급한 곡진한 편지의 수신인 정신 작가. 21년 만에 정신 작가의 2025년의 오늘의 목소리를 더한 개정판 『24세 정신과 영수증』이 출간된다. 트렌드의 변화가 빠른 에세이 장르에서 시대와 세대를 넘어 독자들에게 21년간 읽혀오다 이제 3판을 출간하는 이 책과 작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편의점에서 커피우유 2개를 사들고서 친구 집에서 펑펑 우는 정신, 어린 나이에 위풍당당하게 투자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하고 무너지는 정신, 좋아하는 남자의 집으로 매일 아침 배달되어 들어가는 흰 우유가 되고 싶어 슬쩍 우유를 건네는 정신, 사랑하는 여자 친구들과의 농담과 웃음 속에서 햇빛을 받은 것처럼 찬란히 빛나며 롯데월드 어드벤쳐의 Big 5 놀이기구를 타면서 환호하는 정신, 아빠가 스피아민트를 씹으며 입으로 캐스터네츠 소리를 내는 것을 들으며 언젠가 가질 내 입안의 캐스터네츠를 꿈꾸는 정신……
이 책에는 24세 서울에 사는 여자아이의 충만한 감성과 웃음과 울음, 소비와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는 이제 40대가 되어 40세의 소비와 삶을 기록한 신간 『40세 정신과 영수증』을 동시 출간했으나, 24세의 정신은 이 책 안에서 영원히 살아간다.
방송인 홍진경은 말한다. “어떤 해는 정신을 한 번도 못 보고 지나가도 정신을 모르던 시덥잖은 날들에 비하면 아름답다”고. 아직까지 정신의 정수를 만나지 못한 당신, 이제 당신만의 정신을 만날 차례다.
2025년 가을
그녀는 48세가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영수증을 꺼냈습니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2만 5천 장의 영수증이 모여 있습니다
집어들어
날짜와 시간을
무엇을 샀는지를 읽어줍니다
읽고 나니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어느 해에 대해서 쓸까
생각하며 며칠이 흘렀습니다
2017년
40세의 이야기를 쓰자 하고
몇 달간 쓰며 봅니다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낼
이야기장수를 만납니다
『40세 정신과 영수증』을 출간하며
『24세 정신과 영수증』도 개정판을 내자는 출판사의 의견을 듣고 보니
이 책들은 둘이면서 하나였습니다
2025년 48세의 이야기도 써서 그 뒤에 세워주며
셋이면서 하나의 책이 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
2032년이 되어
『55세 정신과 영수증』이
2047년이 되어
『70세 정신과 영수증』이 세상에 나와
다섯이면서
하나인 책이 되어 있을 상상을 합니다
생각이 미래로 갈수록 과거에
그 처음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 처음 『24세
정신과 영수증』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_2025 정신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