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아베 긴야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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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팅겐의 주립문서관에서 고문서를 분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중세사학자 아베 긴야가 우연히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을 다룬 문서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중세인의 삶을 끄집어낸 책. 한길사에서 펴내는 이상의 도서관 시리즈 5번째 책이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은 1284년 6월 26일에 독일의 작은 도시 하멜른에서 실제로 일어난 어린이들의 실종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전설은 픽션도 따르기 힘든 박력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졌고 전 독일, 나아가 전 세계로 전해져 현재에 이르렀다. 지은이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전설의 연구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중세 사회에서 외면당하던 존재인 ‘피리 부는 사나이’와 ‘어린이들’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당대 사회속에서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유랑예인은 천민 신분에 속했으며, 아이들 역시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소외 당한 이들이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아베 긴야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들 뒤에 있는 비참한 중세 상을 재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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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전설에 사로잡히다|서장 제1부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의 성립 1.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의 원형 그림 형제의 『독일 설화집』 ‘쥐 사냥꾼’ 모티프의 출현 가장 오래된 기록을 찾아서 언제, 어디서, 누가 실종되었나 2. 1284년 6월 26일에 일어난 일 다양한 해석을 넘어서 뤼네부르크 수서본의 신빙성 하멜른 시의 성립 전설의 현장 돌아보기 제데뮌데 전투에 얽힌 전설의 해석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주는가? 하멜른의 주민들 해방과 자치의 실정 3. 식민자의 희망과 현실 조상의 땅을 떠나는 사람들 실종을 목격한 뤼데 씨의 어머니 식민청부인과 집단 결혼의 배경 어린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반 이론의 매력과 결함 도버틴의 식민조난설 4. 경제 번영의 그늘에서 중세도시의 하층민 천민, 명예 없는 사람들 과부와 어린이들의 수난 어린이 십자군ㆍ무도행진ㆍ대열행진 사순절과 요한제 보엘러 이론의 ‘피리 부는 사나이’ 5. 유랑예인의 사회적 지위 방랑자 속의 유랑악사 차별하는 쪽의 두려움 명예를 회복한 악사들 여전히 떠도는 악사들 제2부 전설의 변모 6.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에서 '쥐 사냥꾼 전설'로 기근과 역병 - 불행한 기억 『차이트로스의 일기』 전설에 주어진 권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쥐 사냥꾼’으로 유사한 '쥐 사냥꾼 전설' 쥐 퇴치 대책 두 전설이 결합한 조건과 배경 전설에 휘둘린 하멜른 시 7. 근대적 전설 연구의 서장 전설의 보급과 ‘연구’ 라이프니츠와 계몽사상 낭만주의적 해석, 그 공로와 죄과 8. 현대에 살아 있는 전설의 모습 상징으로 남은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 속에 살아 있는 노학자 슈파누트와 반의 만남 참고 문헌 민중을 생각하는 역사|저자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전설 속에 숨겨진 피차별민과 어린이들의 삶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1) 전설에 빠져든 역사학자 “괴팅겐의 문서관에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과 마주친 그날부터 나는 그 전설에 푹 빠지고 말았다. 130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이상한 사태의 배후에 있었을 터인 당시 유럽 사회를 살아가던 서민의 모습이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괴팅겐의 주립문서관에서 고문서를 분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중세사학자 아베 긴야는 우연히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을 다룬 문서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단지 전설의 수수께끼가 아닌 그 전설 너머에 감춰진 중세 사람들의 삶이었다. 전설의 연구 과정을 추적하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은 1284년 6월 26일에 독일의 작은 도시 하멜른에서 실제로 일어난 어린이들의 실종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전설은 픽션도 따르기 힘든 박력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졌고 전 독일, 나아가 전 세계로 전해져 현재에 이르렀다. 사건이 일어난 당시부터 그 전모가 수수께끼였던 이 전설을 해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연구가 계속되어왔으나 아직까지도 그 수수께끼는 해명되지 않았다. 아베 긴야는 우선 거의 400년에 걸친 연구사에서 제시된 수십 가지의 이론들을 종합하여 분석하면서 동시에 중세 하층민 어린이들과 피리 부는 사나이가 어떤 존재였는지, 전설은 어떻게 해서 현재의 형태를 띠게 되었는지를 밝혀가고 있다. 최초에 일어났던 사건이 실제로 어떤 것이었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사건은 잊혀져갔다. 그리고 사건의 기억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에 깊이 관련되면서 그 기억은 새로운 옷을 걸쳐 입고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실종을 전하는 몇 줄의 서술에 지나지 않았던 이 이야기에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전설의 색채가 덧입혀졌고, ‘피리 부는 사나이’와, 후일에는 ‘쥐 사냥꾼’의 모티프가 결합하면서 현재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중세를 통해 일반 시민들은 재해와 전쟁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아야 했지만, 그들에게는 울분을 풀어낼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그때 사람들은 옛 전설에 자신의 고통을 응축시켜 표현했고, 전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그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투영하여 그 모습을 바꿔갔다. 이후 16~17세기 이래로 이 전설은 교회나 신학자에 의한 민중 교화 수단으로, 또는 알 수 없는 운명에 휘둘려왔던 독일민족의 과거를 해명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독일 통일운동으로 민중의 힘을 집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민중정신의 발로로, 때로는 지적 호기심의 대상으로 신학ㆍ계몽사상ㆍ낭만주의ㆍ역사학 등의 소재가 되었다. (2) ‘피리 부는 사나이’와 ‘어린이들’에 주목하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전설의 연구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 아베 긴야는 중세 사회에서 외면당하던 존재인 ‘피리 부는 사나이’와 ‘어린이들’에 주목하고 있다. 모습을 바꾸어가는 피리 부는 사나이 피리 부는 사나이는 유랑예인이라는 천민 신분에 속한다. 이들은 일반 시민에게 박해 받았고, 모든 불행한 사건의 책임을 전가시키는 대상이기도 했다. 하멜른의 어린이 실종사건이 일어난 13세기 말은 유랑악사에게 가장 험난한 시대였고, 사회적 지위도 가장 낮을 때였기에 생활고에 신음하고 차별받는 도시의 하층민이나 그 자식들과 공통된 관련성을 가졌을 것으로 상상한들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처음에는 유랑악사로 나타났던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16세기의 종교 개혁 시기에 이르자 피리 부는 사나이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종교의 권위를 세우려 한 신학자들에 의해 ‘마술사’ 또는 ‘악마’로 규정된다. 이에 반발하여 서민들은 시참사회에 배반당한 ‘쥐 사냥꾼’의 이미지를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에 결합시켜 자신들의 분노와 절망을 표현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게 되면 ‘피리 부는 사나이’는 700년 전의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하나의 보통명사로서 선도자ㆍ유혹자의 상징으로 남게 된다. 어려운 중세를 살고 있던 어린이들 중세에는 오늘날과는 달리 외부세계나 사회 쪽에서 어린이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스스로 놀이와 즐거움을 찾아 손에 넣어야 했다. 가정이나 학교나 길바닥의 놀이터에서도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어른들이 구성하는 사회 속에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시대에 어린이는 ‘작은 어른’으로서 아버지가 죽으면 바로 일가의 가장이나 일족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어린이들에게 중세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였다. 힘겨운 사회적, 자연적 환경 속에서 아무런 보호도 없이 내던져진 중세의 어린이들은 그런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게 되면 때로 ‘망아의 세계’로 도피해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 십자군’과 에르푸트르의 어린이 무도행진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돌발적인 사태에 빠질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3) 전설의 이면에서 찾아낸 삶의 편린 집요한 연구 끝에 아베 긴야가 찾으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애초에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의 실상을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무턱대고 최초의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려는 연구 태도는 가장 지양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아베 긴야가 밝혀내려 한 것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 서민의 사고세계 속에서 의미를 갖고 그 위치를 부여받아 전설로 성립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거만한 태도로 전설을 재단하지 않고, 서민의 심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채 세계를 향해 몸을 던져넣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베 긴야가 생각하는 전설 연구자의 이상이었다. 아베 긴야가 피리 부는 사나이 전설에서 발견해낸 것은 다름 아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중세 하층민의 고통과 설움이다. 전설의 변모 과정에는 차별 받는 천민신분인 피리 부는 사나이를 자신들의 동료로 여기고, 배반당한 쥐 사냥꾼에게 자신의 처지를 투영하고, 자신은 지금의 생활에 절망했지만 아이들은 아름다운 장밋빛 미래의 나라에서 살 수 있기를 꿈꾸었던 가난한 부모들이 있었다. 그런 꿈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존재하는 한, 이 전설은 사람들의 가슴 깊은 곳에 살아 숨 쉴 것이다. 또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차별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계속되는 한, ‘피리 부는 사나이’는 어느 시대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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