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와 한국경제

저자 정성진 교수는 지금까지 수많은 논문을 통해 마르크스주의 방법론으로 현대 한국 경제의 구조와 모순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 책은 단행본으로는 저자의 첫 책으로, 최근의 논문들과 이전 논문들 중 중요한 몇 편을 묶은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윤율, 잉여가치율 등 마르크스의 주요 개념들을 한국 경제의 실증분석에 직접 적용한 것이다. 저자는 특히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정식화한 이윤율 저하 경향 법칙에 기초해 지난 1997~1998년 경제위기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책은 모두 3부,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거시경제 통계자료들로 이윤율, 잉여가치율 등 '마르크스 비율'을 추정하고 계산함으로써 현대 한국 자본주의의 운동법칙을 분석하고 있다. 2부의 첫째 논문에서는 트로츠키주의 정치경제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인 영구군비경제론의 관점에서 한국 자본주의가 고도 축적을 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검토한다. 둘째 논문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장기파동 이론의 관점에서 사회적 축적구조 이론을 비판적으로 적용해 1960년대 이후 한국 경제가 누린 '30년 장기호황'이 왜 1987년 이후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는지 분석한다. 3부의 첫째 글은 1997년 'IMF 위기'의 원인을 둘러싸고 재연된 우리나라 진보진영 내부의 논쟁을 비판적으로 개관한 것이다. 둘째 글은 이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데, 1부에 수록한 두 논문에 기초해 1980년대 한국 사회 성격 논쟁의 전반적 지형을 비판적으로 회고하며서 한국 경제 분석과 대안 모색에서 마르크스주의적 방법이 여전히 유효함을 논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