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의 흡연

조두진 · 소설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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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국도 마라토너의 흡연 아름다운 날들 족제비 재판 정력가 돼지 손톱 해설 / 강유정 작가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도모유키》로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의 색다른 빛깔을 엿볼 수 있는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현대인들의 일상의 이면을 촘촘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있는 《마라토너의 흡연》에는 총 일곱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장편 역사소설 《도모유키》와 《능소화》와는 다른, 소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위트와 유머와 허무가 뒤섞인 인물들의 독특함을 맛볼 수 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혹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그만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경찰서장과 어린 검사의 미묘한 심리 이야기부터 담배를 피기 위해 마라톤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 설날에 집으로 들어온 족제비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손톱에는 암이 없다고 투덜대는 의사들의 이야기 등 처음부터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말이 안 된다며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을 이야기들을 좇아가다보면, 그만의 조근조근한 입담에 어느샌가 공감하고 빠져들게 된다. '7번 국도'는 가출소를 앞둔 소년원 아이들의 행사에 동행하게 된 경찰 서장과 어린 검사의 미묘한 심리를 그리고 있다. 회를 먹으러 가는 그들에게 교통위반 딱지를 떼는 대신 돈을 요구하는 교통경찰이 나타난다. 결국 작은 돈 때문에 차에서 내려 난리를 친 서장은 교통경찰의 명찰을 떼고는 가버리고, 교통경찰은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통사정하며 쫓아온다. 검사는 그 일련의 사건들을 흥미롭다는 듯 구경하며 이죽거린다. '마라토너의 흡연'의 주인공 ‘채’는 돈이 거의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할 수 있다며 마라톤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써브 쓰리’(두 시간대의 완주)를 위해 식사 조절을 하고 몸에 좋은 음식까지 챙겨 먹지만, ‘채’는 영양소가 많고 몸에 좋다는 음식들을 맛이 없다며 거부하고, 몸에 안 좋다는 커피까지 열심히 마신다. 그러나 마라톤만은 열심이다. 왜? 그는 기록이 아니라 담배를 더 맛나게, 평생 피우기 위해 달리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날들'은 순박한 농투성이 김영부 씨와 두 아들에 관한 이야기다. 돈을 많이 준다는 터널 공사로 어느새 귀가 멀어버린 김영부 씨. 시골이 지겹다고 말하던 아내도 떠나고, 싸움꾼 큰아들도 조직원이 되어 도시로 나간다. 트렘펫을 잘 불던 착한 둘째 아들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의 동네가 물에 잠길 때 김영부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동생이 죽었을 때도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고향에 오지 못했던 큰아들은 한 손을 다친 채 이제는 사라져 보이지 않는 동네를 찾아온다. '족제비 재판'은 설날에 집으로 들어와 손자의 손에 상처를 낸 족제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이다. 재미로 시작한 족제비와 진돗개의 싸움 이벤트. 그러나 김영부 씨네 마당에 모인 마을 사람들끼리 격한 논쟁이 벌어진다. 족제비를 풀어줘야 한다는 야생동물 보호협회의 송종호와 사법시험에서 계속 낙방했으나 나름의 논리를 펼치고 족제비 사건에 대해 말하는 박형조, 이 이벤트를 기삿거리로 만들고 싶은 한강이남 최고일보의 양상대까지 나서면서 사건은 커져 실제로 재판까지 열린다. '정력가'는 이사 간 동네의 골목에 사는 정력가 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틀니 2개를 해주면 정력의 비법을 말해준다는 영감과 그 비법의 효력이 있는지 염치없는 방법으로 확인하려는 나 사이의 묘한 심리전이 벌어진다. 영감의 비법을 확인해보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결국은 110만 원을 들여 영감의 틀니를 해주고는 믿기지 않는 놀라운 비기를 듣게 된다. '돼지'는 공원 앞에서 몸을 팔았던 갈보의 이야기이다. 힘들게 술과 몸을 팔아 딸 둘을 시집보내고 근근이 살던 그녀에게, 딸들은 더 크고 많은 것을 요구한다. 결국 그녀의 살까지 잘라서 가져간다. 상처 입은 그녀는 어느새 말도 생각도 가게도 잊어버리고, 결국 돼지가 되어 공원 근처를 헤맨다. '손톱'은 고등학교 동창생 기호와 동조, 정수가 손톱에 관해 설전을 벌이는 이야기다. 손톱이 피부과냐, 정형외과냐부터 마지막엔 왜 손톱엔 암이 없냐고 술에 취해 진심을 말하는 피부과 의사와 정형외과 의사. 삶에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부인의 힘에 눌려 살지만, 최근 뒤늦게 빠진 연애에 정신이 팔려 술자리 내내 문자질을 해대는 성형외과 의사 이야기까지. 독자들은 이처럼 일곱 편의 환상적인 ‘술자리’에서 ‘살맛’이 밴 소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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