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편견을 깨야하는 순간
이 책 『5분 서양고전-고전속에서 삶의 길을 찾다』은 제목만으로는 다소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고전’이라는 단어가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단은 이르다. [동물농장, 조지오웰] [주홍글자, 나다니엘 호손]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등 필독서로 꼽히는 서양고전을 다수 번역한 ‘영미문학계의 대가’인 저자가 고전에서 뽑은 성구나 고사성어를 쉽게 풀어 한 편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고전’이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
판소리 명창이신 고 박동진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말을 우리의 것만 소중하다는 국수주의로 오인하는 것은 곤란하다. 남의 것도 소중하지만 우리의 것도 그만큼 값어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것이 더 중한가, 남의 것이 더 중한가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다. ‘우리’의 것을 알아야만 ‘남’의 것을 평가하고 선별하여 받아들일 수 있고, ‘남’의 것을 제대로 알 때 비로소 소중한 ‘우리’의 것을 잘 보존하고 창조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는 점점 정치 ·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문화적으로도 무척 자유롭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의 것’과 ‘남의 것’의 제대로 알기 위해 서양의 고전에 주목해야 한다.
반짝이는 지혜의 精髓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로 우리를 인도하였고, 웹3.0의 시대가 열리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경쟁력이란, 수없이 쏟아지는 데이터중에서 쓸 만한 정보를 빠르게 골라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되었다. 이로 인하여 정보는 필요에 의해 언제든지 쉽게 구하고 버려도 되는 가벼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널려있는 정보 중에는 우리 머리와 몸에 기억해두면 살면서 도움을 받는 요긴한 것들이 있다. 그 중 필수적인 것은 ‘고전’이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하고 공통인류를 아우르는 변하지 않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고전은 현재를 생각하게 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고전에서 뽑아낸 성구나 고사성어는 어디서 한번쯤 들어 봄직하다. 방송이나 책에서 보았을 수도 있고, 대화중에 사용하기도 했던 말들이다. 그러나 그 뜻까지 정확히 알고 사용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하고 고개를 갸웃할 것 같다. 알았던 것도 있지만, 모르거나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악어가 먹이를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아는가? 국제회의를 할 때 사용하는 동그란 테이블은 아서왕 때 처음 사용하였다는 것은? 그렇다면 양떼들이 양치기가 없을 때는 첫째양이 하는 행동을 따라한다는 사실은? 어설프게 아는 것은 모르느니만 못하다.
저자는 주제가 되는 성구나 고사성어가 실린 고전을 현대사회와 연관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고,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다모클레스의 칼”을 ‘전쟁, 질병, 공해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로 비유하고,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서 개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고전’이 어렵다거나, 당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여 망설였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