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근대 일본 사회운동가이자 복음주의 크리스천이었던 가가와 도요히코의 삶과 그의 신앙의 정수를 그러모은 책이다. 우치무라 간조와 함께 일본 기독교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지은이가 걸어온 삶과 신앙, 그리고 사회활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자전적 이야기이자, 그가 믿었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담고 있는 책이다. 1949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국내에서는 그의 삶을 단편적으로 다룬 것을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되어 출간된 완역본이다.
[출판사 서평]
근대 일본을 대표하는 크리스천, 가가와 도요히코
근대 일본 사회운동의 씨앗을 뿌린 기독교 사회주의자이자 열정적인 복음주의자, 투병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보다 빈민과 노동자를 더 사랑했던 위대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가가와 도요히코는 사실 국내에서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크리스천이다.
그가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그가 “일본의 사회주의자 목사”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적대적인 감정에 있던 데다가, 일본의 기독교 역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선교해야 할 대상에 가깝기 때문에 일본의 목회자를 조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사회주의 노선을 걸었던 것 역시, 보수적인 국내 신자들에게는 접근하기 쉽지 않은 요소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가가와 도요히코의 삶과 그의 신앙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개인적 신앙 성숙’과 ‘교회의 부흥’에 치우쳤던 국내 기독교가 시야를 넓혀,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이 땅에서의 천국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가가와 도요히코의 삶이 이 시점에서 다시 회자되고, 그의 책이 발간되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언급했던 대로 그는 근대 일본 사회운동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노동자·농민 운동에 앞장섰고, 빈민 선교에 힘썼으며, 전쟁 반대와 협동조합 결성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실천적 크리스천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했다. 아울러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 묵상, 전도를 통해 영적인 살을 찌우는 데도 게으르지 않았다. 이러한 도요히코의 모습이 지금 이 시대, 한국 교회에서 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도요히코의 자전적 이야기와 신앙적 고백
책은 전체 2부 총 3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도요히코가 살아온 그의 삶과 자전적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가 어떻게 하나님을 만났는지, 그리고 하나님이 그를 어떻게 이끄셨는지, 그의 신앙이 사회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2부에서는 그가 믿는 하나님, 예수님, 그리고 기독교 신앙에 대해 소개한다. 이 책에 《그리스도교 입문》이라는 제목이 붙은 데에는 아마 2부 내용이 큰 역할을 한 듯하다.
도요히코가 이 책에서 다루는 신앙적·신학적 이야기들은 현대 신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뛰어나다. 하나님의 모성성(젖가슴을 가진 하나님)이라든지, 아이와 여성에 대한 해석들은 2차대전 전후에 쓰인 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생각이 앞서 있다.
(인용 처리)
‘성경은 어떤 책인가?’, ‘나는 왜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종교란 어떤 것인가?’, ‘하나님’, ‘병의 극복’, ‘가난할 때’, ‘죄에서의 해방’, ‘죽음의 극복’ 등의 장에서는 자신의 출생과 가정에 관련된 내적 고민,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소개받고 가졌던 번민들, 끊임없는 죄의식과의 싸움, 자살 유혹의 극복, 처절한 가난의 경험들, 빈민들과의 삶에서 본 것과 느낀 것, 폐병을 앓으며 들어간 고베 빈민촌에서 기적적으로 병이 회복되었던 간증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 ‘종교와 연애’, ‘종교와 결혼’, ‘종교와 성욕’ 등의 장은 매우 솔직하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이 주제를 다루는 오늘날의 책이 종종 발언의 주체를 빼놓는 데 반해 가가와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명료하게 전하고 있다. ‘어린이의 종교’, ‘여성의 종교’, ‘농민의 종교’, ‘노동자의 종교’ 등을 다루는 장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무시되는 존재들 각각을 기독교 신앙 안에서 자리매김해주고 있다.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는 말씀을 통해 성경의 하나님과 예수님은 ‘노동하시는 분’임을 밝히면서 그가 경험한 미국과 영국의 노동운동가들이 어떻게 기독교 신앙에서 비롯되는 운동을 하고 있는지를 묘사하는 대목은 비록 그 시대가 사회주의 운동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였다 하더라도 오늘날에 비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인용 끝)
양희송 청어람 ARMC 대표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도요히코는 기독교 내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들을 자신의 신앙과 접목시켜 서술하는데 그의 이야기들은 현대 기독교에서 바라봐도 앞서 있는 생각들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