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토마스 쿤, 피에르 부르디외, 위르겐 하버마스, 앤서니 기든스, 해럴드 가핑클, 찰스 테일러, 클리포드 기어츠, 리처드 로티 등 우리시대 최고의 지성들이 공유하는 개념적 자원은 무엇일까? 30여 년 간 서강대에서 사회이론을 가르치며, 『담론과 해방』, 『진리와 문화변동의 정치학』,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등을 펴내 최고 권위의 학술상인 경암학술상(인문사회 부문)을 수상했던 김경만 교수가 어려운 사회이론들에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를 출간했다. 철학자와 그가 주창한 개념을 입문서 형식으로 다루는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 출간될 예정인데, 다음 학자는 브루노 라투르로 예정되어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사회과학의 철학적 혹은 이론적 기초에 관한 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해왔다. 수학이나 과학 분야처럼 인문사회과학도 기초체력이 필요한데, 그러한 기반 없이 ‘읽어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독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이다. 『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는 학생들과 이론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사회과학의 철학적 기초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으로, 푸코, 하버마스, 기든스, 부르디외 등 현대 이론의 거장들의 저작을 이해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토마스 쿤, 피에르 부르디외, 위르겐 하버마스, 앤서니 기든스 등 20세기 최고 학자들의 사상에서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 이론은 어떤 중심적인 역할을 했을까. 이론가들이 행위자들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할 때, 그들은 행위자들의 행위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 개념은, 구조를 닫힌 개념으로 바라보았던 이전의 이론들과는 달리, 구조가 행위자들의 행위를 가능케 하면서, 그것의 변형 또한 가능케 해주는 ‘열린 장치’라는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기든스의 말을 빌면,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는 구조의 ‘이중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개념이다. 규칙 따르기를 예시하기 위해서 수열(數列)의 전개를 사용한 비트겐슈타인과 달리, 이 책에서 저자는 20년 전부터 비트겐슈타인을 주제로 강의할 때마다 ‘오징어튀김’이라는 흥미로운 예를 통해 어린아이가 어떻게 사회에서 허락된 비상금 사용에 관한 규칙을 따라갈 수 있게 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첨예하게 이야기되는 계층, 지배, 불평등 등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비트겐슈타인과 규칙 따르기』는 사회과학의 개념적 기초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이 분야를 더 깊이 조망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부르디외나 하버마스의 저작을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책이 사회과학 이론에 관심있는 여러 층의 독자들을 더 깊고 흥미로운 이론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중 눈여겨볼 만한 점은 아비튀스, 상대주의, 언어게임, 진리와 이데올로기 등 어렵고 논쟁적인 개념들에, 최근에 더 많은 주목을 받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실증주의’ 등도 추가해서 책 후반부에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과학에서 많은 논쟁을 일으켜온 계급과 지배, 불평등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이론가의 세계와 대비되는 행위자들의 생활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지만, 최근 사회과학의 실증주의적 연구는 행위자들의 세계를 무시하고 단순히 계급에 관한 통계자료에 의지하는 편이다. 이 책에서는 보이는 것만을 ‘측정’하는 빅 데이터 사회과학과 실증주의의 팽배가 어떻게 그러한 변화를 막아 서고 있는가를 비판적으로 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