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제1부 초월적―돌과 철판의 역사
제1장 자연과 타자
평범한 돌을 찾아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전통’으로 돌아가자고?
젊은 프랑스 비평가들의 당혹감
제2장 모노하, 트릭과 현상
있는 그대로 보기
관계항
제3장 신체의 중층성
신체성과 감성
화가의 몸
붓
캔버스
안료
마티에르와 윤리의 관계성
구토, 양의의 감성
제2부 시적―점과 여백의 역사
제1장 몽마르트르의 에로스
피갈 지역, 세속적 에로스
묘지 위의 다리
제2장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르며
벽을 통과하기
바람의 언덕
향연
제3장 성스러운 마음, 성스러운 에로스
사크레쾨르, ‘동결된 음악’
바흐와 샤먼, 엄청난 타자와 소통하는 방법
사랑의 샘에서 시를 긷다
어떤 중국 백과사전으로의 산책
제3부 비판적―예술가들의 역사
제1장 예술가, 사회와 우주 사이에서
제2장 작품, 시대성과 영원성 사이에서
양의의 작가―그리고 시적 전환을 위하여
주
이우환의 용어
도판 목록
저자/역자
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이 책에 대하여
“나의 모든 예술은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일종의 ‘암시’다. 점은 그림이 아니라
그려지지 않은 여백을 인식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표식일 뿐이다.”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베르사유 궁 초대전 「이우환 베르사유」(2014년 6월 17일~11월 2일)를 앞두고 있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과, 프랑스에서 미술비평가 및 예술부 기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심은록의 대담집 『양의의 예술―이우환과의 대화 그리고 산책』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는 전시회나 도록을 통해 만나왔던 이우환의 회화와 조각들이 어떠한 미학적 사유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작가 자신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한편, ‘살아 있는 미술사史’라고 불릴 만큼 현대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이우환만의 독자적인 세계미학사 독해법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전개된다.
*
심은록은 이 책의 첫머리 「만남」에서 이우환의 조각과 회화를 개략적으로 소개하면서 “보지 않는 듯 보며, 드러내는 듯 숨기며, 숨기는 듯 드러내는, […] 회화의 시공간적 지층과, 철과 돌의 관계의 신비를 이해하고 싶어서 이우환을 만났다”라고 ‘양의兩義의 예술’을 탐구하게 된 출발점에 대해 밝힌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몽마르트르에 자리한 이우환의 아틀리에에서 대부분 이루어진 대담들은 “예술은 시이며 비평이고 초월적인 것”이라는, 이우환이 평소 이야기해온 ‘예술의 세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정리되었다.
“[…] 오랫동안 해온 가운데 자연과 산업사회라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수렴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을 대표할 수 있는 게 뭘까. 지구처럼 오래된 시간성을 내포하고 현재에도 그리고 먼 미래에까지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 뭘까’ 하고 생각하다 보니 돌이었습니다. 그리고 돌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추출해서 산업사회적 개념의 용광로에 녹여 규격화하고 추상화시킨 것이 철판이고, 이는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것 중의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 이러한 철판과 돌을 어떤 연관 속에 둔다면 산업사회와 자연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자연과 산업사회에 놓인 여러 가지 문제를 암시하는 데 중요한 다리를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이는 나의 이슈가 되었습니다.”(67~68쪽)
제1부 「초월적―돌과 철판의 역사」에서는 「관계항Relatum」 연작을 통해 네모난 평범한 철판/둥근 평범한 자연석으로부터 시작된 이우환의 조각을 살핀다. 이우환은 철판과 돌을 각각 근대성과 자연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고 이 둘을 여러 방식으로 배치함으로써 현실에 어떤 울림들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자연이란 무엇인가’ ‘전통이란 무엇인가’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타자론이란 무엇인가’ 등을 인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아우르면서 철판과 돌의 관계를 통해 자아와 타자, 내부와 외부에 대해 짚어나간다. 심은록은 이에 대해 “근대성(산업대량생산주의, 인간중심주의 등)의 산물인 ‘철판’과 절대적 타자로 취급되었던 자연의 일부인 ‘돌’, 이 둘의 마주 봄은 일종의 초월이다. 내부와 외부, 나와 너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 내부가 외부로 열리는 것은(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우환의 말대로 ‘언어와 대상을 넘어선 차원의 터뜨림’, 즉 일종의 초월이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 잘된 그림에는 힘이 있어서 그려진 것들 사이(예를 들어 산과 산 사이)에 바이브레이션(울림)을 일으키기 때문에 여백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려지지 않은 부분이 여백이 아니고, 그려진 것과 공간(그려지지 않은 것), 그 전체를 포함하고 그 주변까지 포함한 것의 상호작용에 의한 바이브레이션이 ‘여백 현상’입니다. 내가 해석하는 여백은 ‘현상학적인 여백의 현상’입니다. […] 여백은 ‘존재의 개념’이 아니고 ‘생성의 개념’입니다.”(143쪽)
제2부 「시적―점과 여백의 역사」에서는 「점으로부터From Point」「선으로부터From Line」「대화Dialogue」「조응Correspondence」 연작을 통해 캔버스에 네모난 점으로부터 시작된 이우환의 회화를 살핀다. 이우환은 캔버스에 최소한의 개입만 하여 점 하나를 찍음으로써 그려지지 않은 부분, 곧 여백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캔버스 위의 점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점을 봄으로써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심은록은 “그의 그림이나 조각은 오브제 자체가 아니라, 그것과 주위 공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울려 퍼지는 공기이고 장소이며 작품은 대상 자체가 아닌 관계에 의해 열리는 여백”이라고 덧붙인다. 또한 어딘가에서 둥지를 틀 여지 없이 늘 다시 출발하는 이우환식 산책이 펼쳐지는데, 이는 회화에서부터 음악, 삶과 죽음, 나아가 최고의 예술의 경지를 오감으로 나타낼 수 있는 요리 등에까지 이르면서 지리적인 벽, 예술적인 벽, 그리고 가장 내밀한 곳인 내면적인 벽을 넘나든다.
제3부 「비판적―예술가들의 역사」에서는 ‘예술은 삶과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안젤름 키퍼와 다니엘 뷔렌이 주고받은 대담을 토대로 하여 현대 여러 작가를 살펴보면서 오늘날 예술과 예술가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양의의 예술』은 그동안 『여백의 예술』『멈춰 서서』『시간의 여울』에서 시와 산문을 오가며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성찰과 명상을 보여주었던 이우환의 육성을 통해 그를 본격적으로 알아갈 수 있는 책이다. 아울러 말미에 「이우환의 용어」를 수록하여 그에 대한 보다 철학적인 깊은 이해를 돕는다. 한편, 이 대담들은 단행본 출간 전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4회에 걸쳐 월간지 《현대문학》에 수록되어 독자들의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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