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원서 : Megacitys (독일어) 김영하의 ‘서울’에서 크리스 아바니의 ‘라고스’까지, 우리 시대의 대표적 작가들이 자기 삶의 배경에 대해 쓴 라이프로그. 세계 12개 도시를 바라보는 저자들의 시선에는 각자 자신의 공간에 대해 느끼는 애증이 배어 있다. 수많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떠날 수 없었던 이곳, 이 도시를 앞으로도 벗어나지 못할 작가들의 내밀한 고백을 듣는다. 우리 삶의 치명적 배경, 도시 사람들은 아픈 기억과 쓸쓸한 그림자가 부유하는 도시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곳에 자신의 모든 상처와 추억, 사랑까지도 전부 쏟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신의 도시는 ‘마지막 고향’과도 같다. 책은 그곳의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 곳곳의 작가들이 자기 삶의 배경이 된 도시에 대해 쓴 12개의 단편 모음집이다. 김영하를 비롯한 세계 11명의 작가들이 쓴 라이프로그 소설가 김영하는 서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서울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잊어버리는 것, 그리고 그 망각에 익숙해지는 것을 뜻한다.” 영화평론가 수크테프 산후는 런던의 브릭 레인과 템스 강변을 걸으며 사람들의 표정을 읽는다.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크리스 아바니는, 라고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저마다 품고 있는 삶의 지난함을 끄집어낸다. 작가들은 자기가 몸담은 도시의 한복판을 무심히 활보한다기보다 가능한 한 좁은 길과 외진 골목을 돌아다닌다. 도시에서 자랐고 끝내 도시를 떠나지 않은 작가들의 문장은, 거침이 없으면서도 부드럽다. 생의 처음과 끝 모두가 존재하는 이곳은, 그들을 포함한 우리에게 불안과 평온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장소이기에 그렇다. 쓸쓸한, 그러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곳 세계 12개 도시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정서는 황량함과 망각, 결핍 등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선 도난 방지용 경보기 산업이 인기를 누리고, 모든 구조물들이 인공적으로 생겨난다. 라고스 시내의 번지르르한 고층빌딩 뒤로는 빈민가가 펼쳐지고, 고급차를 탄 부자들은 종종 가난한 집에서 흘러나오는 통곡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그곳을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자들에게 도시란, 동시에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의 또 다른 정서에는 애틋함과 추억, 사랑이 자리한다. 먼지가 곳곳을 뒤덮고 관료제의 폐해가 극성을 부리는 카이로에서도, 사람들은 언제나 태연함과 낙관적 생각으로 어려움을 버텨내가며 꿋꿋이 살아간다. 작가들의 글에는 자신의 도시를 향한 애증의 마음이 짙게 배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