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밤의 애도

고선규 ·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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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36.1명이 자살하는, OECD 자살률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는 한국. 2030 젊은 층의 자살률까지 크게 증가한 가운데, 11월 20일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을 맞아 한국에서 ‘세계 최초 유례없는 시도’를 한 책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살 사별 애도상담 전문가 고선규 임상심리학박사와 자살 사별자 다섯 명이 함께 만든 ‘애도 안내서’ 《여섯 밤의 애도》이다. 고인이 떠난 ‘그날’에 대한 이야기부터 장례식 날에 대한 회고, 타인에게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인지, 죽음의 이유를 찾는 추적자의 심정과 유서, 유품,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 디지털 세상에 남아 있는 고인의 흔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온전한 추모란 무엇인지 등등, 총 여섯 밤, 여섯 번의 모임에 걸쳐 40여 가지의 주제로 함께 애도한다. 중앙심리부검센터를 거쳐 임상심리전문가그룹 마인드웍스의 대표이자, 자살 사별 심리지원 단체 메리골드를 이끌고 있는 고선규 박사는 실제 이 책을 위해 다섯 명의 사별자를 따로 모아 상담과 모임을 진행했다. 그리고 1년여 간의 추가 연구와 수집을 병행하며 공들여 집필했다. 《여섯 밤의 애도》는 그간 보아왔던 자조모임(공통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도움을 얻는 모임) 수기집이나 사별자 개개인의 에세이와는 많이 다르다. 자살 사별자들이 터놓은 생생한 ‘증언’들을 단순히 수기의 형태로 내보이는 데서 더욱 발전시켜, 임상심리학자가 직접 ‘증언을 추출’하고, ‘해석’해 ‘숨은 의미’를 발굴하며, 온전한 애도를 위한 ‘상담과 조언,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경험’과 ‘전문가의 견해’가 300쪽에 걸쳐 무척 조화롭고도 탄탄하게 담겨 있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는 물론, 자살유가족을 지원하는 각종 모임, 단체에서는 자조모임을 지지하고 권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효과적인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 ‘어떤 질문들, 주제로 모임을 꾸려나가야 하는지’ ‘전문가의 도움과 개입, 해석은 어떻게 얼마나 이뤄져야 바람직한지’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 이러한 실태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이 가운데 나온, 《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최초의 ‘애도 안내서’로서, 그간 전 세계 어디서도 듣거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다. 미국에서 매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로 지정한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에 맞춰, 이런 기념비적인 시도가 한국에서 있었다는 것은, 치솟는 자살률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통과 고민, 염려를 반증한 결과인 것 같아 더욱 의미심장하다. 오늘날 자살 사별의 ‘실제적 증언자’로서 참여한 다섯 명의 애도자와 심리학자와 함께 (책의 구성대로) ‘여섯 밤’을 보내고 나면, 마음이 지치고 무너진 독자들은 어느덧 다시 내 삶으로, 사람들 속으로 발 디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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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계속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1장 우리는 모두 처음이었다 : 첫 번째 애도의 밤 - 우리가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이유 - 나를 자살 사별자로 소개한다는 것은 - 그 사람이 떠난 그날에 대해 - 고인의 모습을 보는 것에 대해 - 우리 모두, 장례식은 처음이었다 - 그들이 보냈을 어떤 경고신호, 죽음의 이유를 찾는 추적자 - 첫 번째 모임을 마치며 2장 애도,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구나’ 깨닫는 시간 : 두 번째 애도의 밤 - 함께 나누는 것의 힘을 조금씩 체험해가다 - 그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 지우기: 법적, 행정적 기록 - 죽음 직후 나의 일상, 마주한 나의 슬픔 - 나의 애도와 너의 애도는 다르다: 가족의 애도 - 가족과 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 고인이 자살했다는 것을 타인에게 알릴 것인가 - 타인의 위로에 대해 - 두 번째 모임을 마치며 3장 그 사람의 이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부르는 연습 : 세 번째 애도의 밤 - 나의 애도에서 ‘당신의 애도’로 시선이 조금씩 옮겨가다 - 여섯 번의 자조모임이 끝날 때쯤 나는 - 그날 이후 사람들이 ‘자살’을 말할 때 -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음’에 대해 - 그 사람의 물건을 정리하거나 쓰는 것에 대해 - 디지털 세상에 남아 있는 그 사람의 흔적에 대해 - 세 번째 모임을 마치며 4장 남은 삶에 대해 엄두를 내는 용기 : 네 번째 애도의 밤 - 무언가를 ‘하지 않을’ 여유가 스며들다 - 그 사람이 떠난 후 첫 1년, 기일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 유서에 담긴 것, 또는 담기지 않은 것 - 사별 직후의 감정을 ‘통과’하는 일 - 죄책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어야 할까 - 네 번째 모임을 마치며 5장 고인의 행복, 고뇌, 열정까지 온전히 기억하기 : 다섯 번째 애도의 밤 -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 - 각자 몫의 애도가 있다 1: 부모와 자녀의 관계 - 각자 몫의 애도가 있다 2: 남편 사별 이후 시댁과의 관계 - 고인을 온전히 기억하는 것의 의미 - ‘박탈된 애도’를 겪는 사람들 - 삶의 의미와 가치의 변화 - 다섯 번째 모임을 마치며 6장 내 삶과 고인과의 건강한 연결 : 여섯 번째 애도의 밤 - 우리에게는 각자 만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 유품을 보며 고인의 삶을 기억하기 - 고인을 추모하는 방법: 글쓰기 - 여섯 번의 만남을 마치고 우리는 - 애도,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일까? 에필로그: 고인의 이야기 상자를 열어, 미뤄왔던 애도를 시작할 수 있기를… 부록: 자살 사별자 권리장전 / 자살 경고신호 분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온통 폐허가 된 듯한 마음을 우리는 피하지 않고 함께 바라보기로 했다“ 더 이상 애도를 미루지 않고, 고인을 온전히 품기 위해 함께 손을 잡은 애도 이후, 다시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이를 자살로 잃은 이들은 ‘삶이 갑자기 정지된 듯한’ 고통에 시달린다. 저자 고선규 박사는 “한 명의 자살 사망자는 고인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흔을 남긴다”고 기록하며, “여러 가지 이유로 자살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고인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위로받지 못”해, 슬픔에 마음이 곪게 된다고 말한다.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사별자들의 삶을 황폐화시키거나 죽음의 그림자에 가두”어, 사별자들을 극단적인 마음으로 내몬다. 그 결과 자살 사별자들은 흔히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자살 사별자들의 자살 사고, 자살 시도가 실제 다른 자살에 비해 몇 배에 달할 정도이다. 고선규 박사는 “오랫동안 발이 묶일 수 있는 그 슬픔의 골을 사별자 홀로 빠져나오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남겨진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 지닌 사별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는” 데서 희망을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애도는 “남은 삶에 대한 엄두를 내도록 하는 일이며, 그 시작은 당장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돌보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은 시작을 함께할 조력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깊은 슬픔의 소용돌이에 발 묶인 당신을 이끌어내고 환대하며, 격려할 다섯 명의 동반자를 소개한다. 복잡한 감정의 골을 함께 빠져나올 다섯 명의 따뜻한 동반자 원이는 2018년에 남동생을 잃었다. “저는 고인의 이야기를 저의 이야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애도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 사람과 제가 같이 만드는 일기 같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새롭게 해요.” 민이는 2019년에 오빠를 잃었다. “저는 고인을 마냥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야 온전히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이는 2015년에 여동생을 잃었다. “모든 감정은 다 자연스럽고 날씨처럼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다른 거고 그대로 허용하면 되는 거구나, 깨달았어요. 제 애도의 폭이 넓어진 느낌이에요.” 영이는 2019년에 아버지를 잃었다. “고인이 이런 면도 있었고, 저런 면도 있었다는 걸 그대로 인정하려고 해요. 떠오르는 대로 기억하자, 피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경이는 2019년에 언니를 잃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게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을 돕는 일 아닐까요? 삶의 끈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거요.” “우리 사회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수많은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구명조끼, 《여섯 밤의 애도》“ 앞선 누군가의 발자취와 ‘기록’이 뒤이은 누군가의 ‘생명줄’이 되기도 한다. 고선규 박사는 《여섯 밤의 애도》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수많은 자살 사별자들을 위한 구명조끼”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며, 첫 번째 모임을 시작한다. 이 책의 큰 주제는 ‘고인을 온전히 품고 다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섯 번의 모임’으로, 실제 진행된 모임에 따라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우리는 모두 처음이었다>는 첫 번째 애도의 밤의 기록이다. 사람들과 세상에 자신을 자살 사별자로 소개하는 것에 대한 솔직한 마음부터, 그 사람이 떠난 ‘그날’과 장례식, 고인의 모습을 보는 것, 그들이 보냈을 경고신호, 죽음의 이유를 계속 찾는 추적자가 된 자신 등을 고백한다. 두 번째 애도의 밤인 2장 은 더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룬다. 고인의 법적, 행정적 기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죽음 직후 나의 일상은 어떠했으며, 같은 사별에도 다른 마음일 수 있는 가족과 고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 직장동료, 친구, 지인 등에게 고인의 죽음을 어떻게 알릴 것이며, 타인의 위로가 나에게 어떠했는지 등 주변 환경과 얽힌 사별자의 마음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 세 번째 애도의 밤인 3장 <그 사람의 이름을 조금 더 편안하게 부르는 연습>은 좀 더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한다. 어쩌면 나와 상관이 없었던 ‘자살’의 의미가 지금은 내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사람들이 손쉽게 ‘죽겠다’ 말하는 것에 대한 그간 터놓지 못한 마음, 고인의 카카오톡과 SNS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을 나눈다. 네 번째 애도의 밤인 4장 <남은 삶에 대해 엄두를 내는 용기>는 고인의 첫 기일을 각자 어떻게 보냈는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유서에 담긴 것과 담기지 않은 것, 사별 후 찾아올 수 있는 불안과 공포, 죄책감에 대한 고백이 이어진다. 특히 이 ‘죄책감’은 자살 사별자들의 애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저자는 네 번째 모임을 마치며, “국가 수준의 자살예방정책을 펼 때 ‘자살 예방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너도나도 자살을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교육”하면서, 막상 “자살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것은 당신 혹은 당신 가족의 일이 되어버린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살 예방에 대한 국가 정책의 역설적 면모와 미비함을 꼬집는 대목이다. 다섯 번째 애도의 밤인 5장 <고인의 행복, 고뇌, 열정까지 온전히 기억하기>는 고인의 모습을 고통스러웠던 그날의 모습으로만 기억하지 않고,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연습이다. 그러려면 나의 애도뿐 아니라 가족의 애도도 돌아봐야 한다. 이 장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남편 사별 이후 시댁과의 관계’ 등을 언급한다. 또 실제 가까운 지인, 가족의 사별뿐 아니라 건너서 알던 사람 혹은 유명인의 자살로 겪는 ‘박탈된 애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6장 <내 삶과 고인과의 건강한 연결>은 마지막 여섯 번째 애도의 밤이다. 이 책의 목적인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의식을 치른다. 먼저 유품을 하나씩 가져와 고인의 삶을 추억, 회고하고, 고인을 추모하며 글쓰기를 한다. 고인과의 연결을 회복해, 끊어진 내 삶도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고인에게 편지를 쓰고, 참여자 서로가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준다. 이 책의 부록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데, 자살 사별자들이 애도 과정에서 당연히 겪을 수 있는 감정과 과업을 제대로 인지하게 하는 ‘자살 사별자 권리장전’과 자살 예방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자살 경고신호 분류’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잃은 것을 아파하느라 다시 또 많은 것들로부터 멀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꾹꾹 눌러 담아놓은 고인의 이야기 상자를 열어 회피하거나 미뤄왔던 애도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염원한다. 《여섯 밤의 애도》 이후, 당신의 삶은 계속될 수 있다. “누군가를 잃은 그 자리에서 사별자는 다시 누군가와 단단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내가 만난 자살 사별자들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누군가를 자살로 잃었다. ‘그 일’은 가스 불 위에 찌개를 올려놓은 상태에서, 가족여행을 계획해두었던 주말에,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했던 어느 날에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대부분의 자살 사망은 이렇듯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난다. 혼란스러운 감정의 소용돌이,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를 눈앞에 둔 듯한 중압감을 사별자 혼자서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오랫동안 발이 묶일 수 있는 그 감정의 골에, 우리는 이제 함께 가보려 한다. 혼자라면 지치고 외로울 수 있는 그곳에서 서로를 부축하는 길동무가 되려고 한다. 여섯 밤의 애도 이후, 당신이 다시 세상 밖으로, 사람 속으로 용기 내 나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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