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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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괴물 같은 소설 미국 아마존의 경우처럼 작가가 직접 손쉽게 자비 출간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이런 방식으로 누구나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수많은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재미와 완성도가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소설에 열광하는 많은 독자들은 7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장대한 서사를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으로 바로 그런 ‘재미’를 끌어내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꼽고 있다. 또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예언적인 내용과 더불어 마치 현대 사회를 축소해 재현하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휴 하위라는 작가의 체급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 소설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총 5부로 구성된 《울》의 1부 <홀스턴>은 애초에 완성된 단편으로 선을 보인 작품이다. 이미 완성된 이야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겠지만, 휴 하위는 노련한 솜씨로 독자들이 원하는 뒷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결코 그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각 부는 연속해서 반전을 취하며 독자들의 흥미를 잡아두고, 그 탄탄한 긴장감 속에서 ‘사일로’라는 낯선 세계가 한 겹씩 베일을 벗어나간다. 이 탁월한 이야기 방식 덕분에 독자 역시 숨죽여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소설 속 세계로 빠져들고, 매력적이면서도 인간다운 한계를 지닌 등장인물의 눈을 통해 이 세계는 새롭고 강력한 현실감을 얻는다. 모든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휴 하위의 ‘사일로 연대기’가 가장 현재적인 예언이자 가장 미래적인 재현이라는 것을. 황폐한 지구의 마지막 생존 공동체, 사일로 현대 사회의 축소판에서 살아가는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 지상의 공기가 독소로 오염되어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된 먼 미래, 사람들은 땅속 깊이 144층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창고 사일로에서 살아간다. 식량과 가축,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물론 깨끗한 물과 공기까지 자급자족하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이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산아 제한과 층간 구획이 필수적이다. 크게 심층부, 중층부, 상층부로 나뉜 사일로는 서로 다른 색깔의 작업복을 입음으로써 그 신분을 드러내고, 사일로 전체를 통제하는 시장실과 정보통신부는 상층부에, 전력을 만들어내고 석유를 확보하는 기계실은 심층부에 자리해 있다. 이 거대한 지하세계의 유일한 이동 통로는 사일로를 길게 관통한 비좁은 나선형의 중앙계단뿐이기에(좁고 어지러운 계단을 직업적으로 오가는 ‘운반인’들 말고는 평소에 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자연스럽게 서로 간의 왕래는 차단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제한된다. 그리고 이렇게 깔끔하게 구획된 사일로의 여러 모습들은 현대 사회의 어떤 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대부분의 훌륭한 소설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디스토피아 소설은 미래를 예측하는 동시에 현실을 은유한다. 생명을 잃어가는 지구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발전하는 인간의 기술력은 우리로 하여금 머지않은 미래의 세상을 상상하게 만들고, 이는 《설국열차》를 비롯한 고전 디스토피아 작품들이 오랜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세기 프랑스의 상상력이 죽어버린 지구를 ‘횡’으로 질주하는 《설국열차》를 탄생시켰다면, 21세기 미국의 젊은 상상력은 《울》을 통해 ‘종’으로 파고들어 가는 섬뜩한 미래 사회를 장대한 이미지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처럼 디스토피아를 그린 미래 소설 중 단연 명작”(데일리 익스프레스)이라는 평이 보여주듯, 《울》은 ‘사일로’라는 낯선 세계를 창조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우리 사회의 가려진 면들을 보여준다. 우리가 오랜 시간 기다려온 ‘새로운 디스토피아 고전’이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