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마케팅

문영심 · 사회과학
308p
구매 가능한 곳

저자/역자

목차

머리말 인물 소개 1. 귀순용사 시대의 인권 침해 2. 고난의 행군과 북한이탈주민 3. 탈북민 3만 명 시대 4. 브로커.국정원의 탈북 네트워크 5.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지다 6. 통일사업과 이중간첩 7. 북한이탈주민법의 위헌성 8. 내가 왜 국가보안법 위반인가 9. 비보호 처분 10. 동원: 정보 조작과 여론몰이 11. 길들이기와 지배하기 12. 우리는 도구가 아니다 맺음말 참고자료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누가 그들을 거래의 대상으로, 간첩으로, 도구로 만드는가 ‘북한이탈주민’ ‘탈북민’ ‘귀순용사’ ‘통일의 마중물’ 그리고 잠재적 ‘간첩’……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망명자들의 목소리 누가 그들을 도구로 만드는가 남과 북이 정전협정을 맺은 지가 벌써 70년이 가깝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게 분단 체제라는 현실은 구체적인 삶의 모습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 사회는 그에 무관심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분단 체제라는 현실이 삶 가장 가까이에 붙어 있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있다. 바로 탈북민들이다. 상황에 따라 ‘낯선 우리’가 되기도, ‘익숙한 남’이 되기도 하는 사람들. 그들은 남북의 체제 경쟁이 심할 때는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귀순용사’로 대접받기도 했고, 최근에는 ‘통일의 마중물’ ‘먼저 온 통일’이라는 외교적 수사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잠재적 간첩’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먹고살 길을 찾아, 혹은 남한 사회를 동경해 탈북한 이들에게 ‘또 하나의 조국’인 이곳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이 책, 《탈북 마케팅》이 드러내는 한국 사회의 얼굴은 잔인하고 처참하다. 탈북의 순간부터 한국에 발을 디디고 한국 사회에 정착한 뒤에도, 전반적인 무관심 속에서 이용 가치에 따라 마치 도구처럼 탈북민을 이용하고 외면한다. 한국의 정부, 검찰, 사법부, 국가기관(국정원), 언론부터 사회 전반에 깔린 배제와 차별까지, 한국 사회에서 탈북민이라는 존재들은 동포는커녕 인권을 가진 한 사람, 동등한 시민으로조차 취급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국정원의 묵인 속에서 브로커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북한 주민들, ‘간첩 제조 공장’이라는 끔찍한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국정원의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 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의 간첩 조작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탈북민을 그저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들은 북한을 떠나오는 순간 국가라는 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망명자가 되는데, 또 하나의 조국이 되어야 할 대한민국은 그들을 탈북 마케팅에 이용하는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9쪽) 탈북민을 언제든 필요에 따라 도구처럼 활용하는 태도의 정점에 바로 탈북민 간첩 조작 사건들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 씨의 사건을 취재해 《간첩의 탄생》이라는 책을 출간했던 저자 문영심은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 ‘민들레: 국가폭력 피해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의뢰로 유우성 씨를 포함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며 간첩 혐의를 받았던 탈북민들을 인터뷰했고, 그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간첩 혐의를 받았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탈북민 전체가 경험한 석연치 않은 탈북 경로와 탈북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를 기록했다. 한국행을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국정원과 브로커의 긴밀한 네트워크 속에서 탈북민이 어떻게 거래의 대상이 되는지,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을 이 사회가 필요에 따라 어떻게 이용하는지, 이런 구조 속에서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정착하는 데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를 국정원 합신센터에서 간첩으로 조작된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낱낱이, 그리고 생생하게 드러냈다. ‘또 하나의 조국’으로 오는 길 탈북민의 숫자가 많아졌다고 해도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길은 여전히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한국으로 오는 대부분의 탈북민은 중국으로 넘어가 제3국(주로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중국에서 넘어간 제3국의 난민수용소에서 지내는 기간만 대부분 한 달 전후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히면 중국 정부가 탈북민을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 북한으로 송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탈북을 위해 탈북 브로커에게 큰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천신만고 끝에 ‘또 하나의 조국’에 도착한 이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망명자’가 되어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 산하의 합신센터의 조사를 받게 된다. 간첩 혐의라도 받게 되면 독방에 가두고 최장 6개월까지도 감금될 수 있었다. 무죄 추정의 원칙 같은 것은 적용되지 않았다. 얼떨떨한 상태로 남한 사회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의 방어권도 없이 자신의 신상을 낱낱이 털어놓아야 한다. 놀랍게도 허위자백을 강요받아 간첩으로 실형을 살다온 탈북민들이 실재한다. 심지어 이들 가운데에는 국정원이 정보원으로 이용하던 사람들도 있다. 국가보안법이 존속하는 분단 체제 속에서 불안정한 지위를 지닌 탈북민을 국가 없는 망명자로 만들고 덫을 놓아 간첩으로 조작을 하는 일이 21세기에 벌어지는 것이다. 국정원은 필요에 따라 탈북민을 북한 사정을 캐내는 정보원으로 쓰다가, 금세 간첩이 필요해지면 그들을 간첩으로 만든다. 사람을 도구처럼 필요할 때 이용하고 버리는 셈이다. 이 책의 인터뷰 대상자 9명 가운데 7명이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가 강압에 의한 동생의 허위자백으로 간첩으로 조작되고, 홍강철 씨가 북한 보위사령부에서 직파된 남파간첩이라고 허위자백을 강요받아 간첩으로 몰린 것이 고작 2013년의 일이다. 현재 유우성, 홍강철 씨 모두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유우성 씨는 이후 외국환거래법, 북한이탈주민법 위반,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기소되었는데, 이는 ‘보복성’ 기소로 볼 여지가 크다.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마담B>(2016)의 주인공인 배지윤 씨는 합신센터에서 간첩으로 조작될 뻔하다 하나원으로 넘어갔지만, 간첩 조작에 실패한 것에 대한 보복인 듯 정착지원을 받기 위한 보호처분을 받지 못하게 되어 탈북민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일절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74년에 탈북한 김관섭 씨는 남한에서 ‘멸북’을 외치며 안보 강연, 반북 강연으로 생활해왔다. 허나 귀순 당시에 당했던 모진 고문과 국가폭력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합신센터에서의 집요한 허위자백 강요를 받아 결국 간첩이라고 억지로 인정하며 실형까지 살았던 이혜련 씨와 김정애 씨(가명) 강압적 조사 과정에서 몸과 마음을 크게 다쳤고, 한국에서 정착해 잘 지내고 있다가 간첩 혐의를 받아 실형까지 살고 나온 김덕일 씨의 경우는 자신이 남과 북 모두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합신센터를 나와 하나원을 거쳐 한국 사회에 정착하더라도 탈북민들은 스스로를 자조 섞인 목소리로 ‘한국인, 조선족에 이은 3등 국민’이라 칭할 정도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게 된다. 탈북민의 자살률은 한국 평균 자살률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결과도 있으며(2018년 탈북민의 자살률은 약 15퍼센트였다), 안정된 직업을 얻기도 힘들다. 통일부 실태 조사에 따르면 탈북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실업 상태에 있다. 2019년에는 탈북민 모자가 생활고에 시달려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 사회의 무관심과 의심 사이에서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먹고살 길을 찾아 ‘극우 시위꾼’이 되거나 남과 북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내용마저 무시하고 대북전단을 뿌려대며 자신들의 존재를 어필하고, 북한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한국의 극우 세력에게 러브콜을 보내거나 세계적인 ‘북한인권운동가’가 되기도 한다. 교회에 나가 ‘신앙 간증’을 하기도 한다. 방송에 나가 각본에 따라 증언을 하기도 한다. 돈이 되기 때문이고, 이 사회에 섞여 구성원으로 살아 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한 셈이다.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어떤 탈북민이 간첩으로 지목되면 그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탈북을 둘러싼 반인권적 장사, 탈북 마케팅 이 책에 따르면 간첩 혐의를 받지 않은 탈북민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일종의 ‘장사’가 된 지 오래인 탈북 과정을 대다수 경험한다. 탈북의 경로, 탈북민을 둘러싼 과정은 그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1

본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왓챠피디아의 자산이며, 사전 동의 없이 복제, 전재, 재배포, 인용, 크롤링, AI학습, 데이터 수집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 주식회사 왓챠
  • 대표 박태훈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43 신덕빌딩 3층
  • 사업자 등록 번호 211-88-66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