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D2C를 무기로 골리앗 기업을 쓰러뜨린 10억 달러 브랜드 이야기
퓰리처상 5회 수상에 빛나는 로런스 인그래시아가 쓴 D2C(Direct to Consumer) 기업들의 탄생, 분투, 성공 스토리. 이 책에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D2C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아이디어 하나로 무모한 도전에 나선 스타트업은 어떻게 거대 글로벌 기업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을까? 업계의 골리앗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신생 기업의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이 책에 소개되는 기업들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전달하고 있을까? 과연 D2C 모델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하며 먼 미래까지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뉴 노멀 시대, 우리는 기존 비즈니스 세계의 제조 및 리테일 판매 방식이 D2C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은 스타트업에겐 새로운 기회를, 전통 기업에게는 혁신의 기회를 찾는 데 무엇보다 큰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더 이상 혁신은 없을 것 같던 비즈니스 판도에 새로운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은 강력한 플랫폼 헤게모니를 형성해 왔다. 전통적 기업들은 철옹성처럼 흔들림이 없었고, 틈새를 허락하지 않는 시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이때 한 무리의 스타트업이 반기를 들며 등장했다. 고객과 강력하게 결탁한 그들의 손에는 소비자 직접 판매(Direct to Consumer), 즉 D2C라는 무기를 들려 있었다.
D2C 모델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며 비즈니스 생태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D2C 시장은 2010년대 후반 급격한 성장을 거쳐 2020년 기준 미국에서만 연간 20조 원 규모에 달한다. 현재는 달러쉐이브클럽, 와비파커 등 태생적 D2C 기업뿐 아니라 나이키, 테슬라, 에르메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도 이러한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힘이 강해진 시대이기에 가능하다. 과거 소품종 대량 생산 시대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기업은 좋은 입지의 매장, 유통, 대리점과의 관계에 집중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로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가 도래하자 고객과 직접 대면하고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런 이유로 현재 많은 기업이 SNS 채널을 열고 자체 판매망을 강화하며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고객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것이다.
《D2C 레볼루션》은 이런 변혁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퓰리처상 5회 수상에 빛나는 로런스 인그래시아는 200명 가까운 기업가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우리가 D2C에 대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비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 성공 스토리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현실적 문제와 성장 과정은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와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D2C 혁명의 생생한 현장으로 데려다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맞이할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 소비자의 요구를 들어라
달러쉐이브클럽의 마이클 더빈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이 D2C 혁명의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35쪽) 매번 실패만 거듭해 오던 그가 인터넷으로 면도기를 판매하겠다고 하자 사람들은 미심쩍은 시선을 보냈다.(29~31쪽) 반전은 1분 33초짜리 짧은 영상에 숨어 있었다. 홍보 비용이 부족했던 더빈은 자신이 직접 광고 영상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37쪽) 칙칙한 분위기의 창고에서 약 9시간에 걸쳐 작업이 이루어졌다.(38쪽) 그렇게 완성된 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상은 내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문 앞까지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더빈은 자신과 같은 젊은 세대에게는 값비싼 면도날을 구매할 금전적 여력이 없었고, 그들이 나이 든 세대처럼 업계 1위 기업의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37쪽) 이 지점을 공략하기 위해 더빈은 글로벌 기업 질레트를 공격하고 나섰다. 소비자가 질레트 면도날을 구매하는 데 지불하는 20달러 중 19달러는 광고 모델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딱히 필요하지 않은 기능은 포기하고 대신 남는 돈을 저금하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39쪽) 영상 발표 후 채 4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달러쉐이브클럽의 구독 서비스는 1만 2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47쪽)
업계 1, 2위 기업인 질레트와 쉬크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품질과 관련해서라면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강박적으로 신경을 쓰는 질레트가 보기에 달러쉐이브클럽의 면도날은 상대할 가치가 없었다.(47쪽) 쉬크 역시 달러쉐이브클럽의 면도날을 종류별로 구매해 실험한 결과 달러쉐이브클럽의 물건이 정말 형편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품질을 고려하면 달러쉐이브클럽의 면도날을 재구매할 고객은 없을 것이고, 더빈의 영상이 불러일으킨 열풍도 곧 지나가리라는 것이었다.(51쪽)
하지만 달러쉐이브클럽은 계속해서 승승장구했다. 20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연간 매출은 2년 만인 2015년에 1억 53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질레트의 시장 점유율은 67퍼센트에서 54퍼센트까지 급락했다. 이듬해 달러쉐이브클럽의 매출이 연 2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자 위협을 느낀 질레트는 결국 제품 가격을 평균 12퍼센트 인하하기에 이르렀다.(64쪽) 골리앗 기업 질레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달러쉐이브클럽은 2016년 질레트의 모기업 P&G의 경쟁사인 유니레버에 인수되었다. 인수가는 10억 달러로 알려졌다.
D2C 기업은 높은 가격과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대표되는 거대 기업의 약점을 노린다.(34~35쪽) 그들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최고급' 제품 대신 저렴한 가격과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품질만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D2C 소비자들은 합리적 소비를 지향한다. 다른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이런 마음에 귀를 기울인 스타트업들은 D2C 혁명이라는 새로운 대세 비즈니스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빼앗아라
와비파커는 소비자들이 다섯 개의 안경 샘플을 무료로 배송받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발송용 재고가 바닥나고 말았다. 직접 회사로 찾아와 안경을 써 보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졌고, 아직 사무실도 없던 그들은 자신의 아파트에 간이 사무실을 차렸다. 안경테를 진열하고 방문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거울을 달았다. 고객들은 덤으로 네 명의 젊은 창업자들이 소파에 앉아 고객 문의 메일에 열심히 답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201쪽) 일주일이 지난 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펜실베이니아대학병원 도메인의 수많은 이메일 주소로부터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고객들을 초대한 그날, 펜실베이니아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한 명이 간이 사무실을 다녀간 이후에 일어난 일이었다.(201~202쪽)
와비파커의 창업자들은 단순히 안경 판매를 넘어 고객과의 더욱 강력한 유대감 형성을 사업 목표로 삼았다.(207쪽)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의 특성상,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와비파커는 다른 어느 부서보다 고객 경험 부서, 즉 콜 센터에 더 많은 인원을 배치한다. 코넬, 펜실베이니아 등 명문 대학교 졸업생들로 꾸려진 와비파커 콜 센터는 전화벨이 울리면 6초 이내에 응답한다.(213쪽) 연휴를 앞둔 늦은 저녁 시간에도 고객 메일에 즉각 응대하는 것은 물론,(212쪽) 고객에게 다급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택시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