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판 청년 식객의 등장
이 시대 초년생들의 달콤쌉쌀한 먹방 청춘만화!
오늘날 초년생들의 모습을 음식과 버무려 담아낸 웹툰판 청년 식객이 등장했다. 앵무 작가의 『초년의 맛』은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재수생, 자영업자, 연애 초보 등 다양한 ‘초년’들이 음식을 통해 위안을 얻고, 마음을 전하고, 실패를 극복하며 마음을 여는 이야기들로, 비좁은 사회에서 간신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음식을 통해 만나고 나아가는 사회초년생들의 달콤쌉쌀한 먹방 청춘만화.
『초년의 맛』의 주인공들은 음식을 계기로 만나고 헤어지고, 싸우고 화해한다. 사회에 힘겹게 진입하려는 다양한 초년생들을 위로하는 건 때로는 한그릇의 국밥이고, 한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맛깔나게 표현된 음식은 읽는 이의 군침을 돌게 하고, 고전적인 청춘만화의 작법과 탄탄한 그림에 담긴 싱그러운 희망과 청춘의 고민이 눈시울을 붉힌다. 앵무 작가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예술실험상, 병영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제1회 레진코믹스 세계만화공모전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온 신인작가다. 레진코믹스 음식만화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며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연재됐다.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연애 초보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이야기
매일 먹는 ‘식사’는 그저 끼니 때우기가 되기 십상이지만, 어떤 음식은 영원히 기억에 남는다. 추운 겨울날 연인과 길에서 먹었던 오뎅 꼬치, 어린이날 놀이공원에서 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 순간의 감정은 고스란히 혀로 기억된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20~30대 ‘초년의 맛’은 때로는 달고, 때로는 쓰다. 이혼으로 따로 살게 된 엄마가 타준 매실청의 기억, 힘겨운 취업준비 중 배달된 고향의 곶감, 운전면허 학원에서 일하며 마시는 자판기 커피, 굴욕적인 선 자리의 기억을 털기 위해 먹는 불닭발, 배우의 길을 포기하고 카페에 취직해 마시는 카페모카, 공부할 시간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량진 거리에서 혼자 먹는 컵밥…
각 화의 주인공들은 지금 청년층의 고민들을 병풍처럼 보여준다. 가족, 취업, 연애, 우정, 진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모두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애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사회에 번듯하게 자리 잡은 친구들 사이에서 어느새 초라해지는 취업준비생 수연, 운전면허 시험에서조차 네번이나 떨어지며 “남들은 쉽게 가는 길이 내겐 너무나 어렵다”고 자책하는 수지, 배우의 꿈을 위해 애쓰다 현실의 벽을 마주하고 취직의 길을 택하는 민희… 주변에 있음직한 캐릭터들과 사연을 담은 에피소드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길거리 떡볶이부터 컵밥까지
평범한 음식에 배어난 지금 청춘의 일상
『초년의 맛』의 매력을 배가하는 것은 만화에 등장하는 음식들이다. 만화의 주인공과 이야기가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인물과 사연이듯 만화에 등장하는 음식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온갖 맛집과 먹방의 홍수 시대에 『초년의 맛』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 흔해서 오히려 언급되지 않는 음식들을 불러세운다. 육개장과 뼈해장국, 불닭발, 떡볶이, 목캔디, 초코파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평범한 음식들이 빚어내는 정감과 일상성은 주인공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쏘울 푸드’의 역할을 한다.
『초년의 맛』은 주인공들을 억지로 위안하지 않는다. 그저 이들이 먹는 밥을 정성스럽게 그려냄으로써 간접적으로 위안을 전한다. 비 오는 날 먹는 뜨끈한 수제비로, 친구와 옥상에서 먹는 군만두로 인물들의 감정을 풀어낸다. 음식은 말이 없지만, 맛있는 밥 한끼가 그 무엇보다 든든한 위안이 될 때가 있지 않은가.
만화의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엮어내는 이야기들은 온기를 담고 있다. 고전적인 서사 구조와 안정된 극화, 전통적인 작법에서 느낄 수 있는 돋보이는 편안함이 보기 드문 수작이다. 만화 전체에서 풍기는 치유하는 따뜻함이 독자를 자연스럽게 위안한다. 달고 짜고, 맵고 쓴 ‘초년의 맛’에는 싱그러운 희망과 청춘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날카롭고 공격적인 사회에 지친 독자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