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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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져 가는 지구, 단순히 환경만이 우리의 위협일까? 난민 혐오, 차별, 공동체 파괴, 환경 파괴…… 인간과 환경을 타자화하는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2016년에 진행한 에드워드 사이드 강연에서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 문제와 함께 특히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한 점령 문제를 연계해서 제시했다. 나오미 클라인은 ‘타자화된’ 사람들이 기후로 인한 재앙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타자화를 감추기 위한 환경 보호 논리 또한 폭로한다. 그렇기에 환경 위기는 결코 환경 보호라는 울타리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좁은 우리만의 시각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타자화’에 눈뜰 때, 특별히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가장 가혹하게 다가오는 환경 위기를 고쳐 나갈 수 있는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 책은 나오미 클라인의 훌륭한 강연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생활하면서 저술 활동을 하는 주요 작가들의 의견을 담았다. “타자화된 사람들에 대한 침공, 점령, 지배, 착취와 타자화된 자연에 대한 침공, 점령, 지배, 착취가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다 나오미 클라인의 강연문을 읽고 나면 독자들은 이 강연과 관련한 다양한 저자들의 다양한 에세이들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존 벨러미 포스터와 가산 하게는 나오미 클라인의 강연을 직접 언급하면서 그 핵심적인 내용을 좀 더 구체화한다. 먼슬리 리뷰 편집장이자 저명한 마르크스주의자 존 벨러미 포스터는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유명한 오리엔탈리즘 논의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생태학과 제국주의에 대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입장을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정리한다. 특히 명저 《문화와 제국주의》를 살펴보면서 존 벨러미 포스터는 에드워드 사이드가 타자화에서 벗어나는 탈제국주의 전략을 펼칠 때 어떻게 환경 논의와 공명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레바논 출신 인류학자 가산 하게는 인종차별이나 난민 차별 같은 ‘타자화’ 논리가 사실 얼마나 환경을 ‘타자화’하는 현실의 모습, 즉 오염시키고 마구 낭비하는 현실의 모습과 닮아 있는지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이러한 타자화 논리는 특히 지배와 착취를 할 때 그 바탕이 되는 범주화 과정이다. 우리 스스로 이러한 길들임의 일반화를 거부해야만 한다고 가산 하게는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파키스탄 여성 언론인인 라피아 자카리아는 파키스탄 카라치의 해안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미군을 위해 건설한 파키스탄 카라치의 고가도로와 파괴된 파키스탄 사람들의 삶은 앞서 말한 타자화의 논리와 공명한다. 테러와의 전쟁은 파키스탄에서는 생태계, 슬럼 주민, 가난한 사람들, 궁지에 몰린 사람들,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해진 폭력과 관련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나타났다. 라피아 자카리아는 파괴에서 회복하고 사람들의 사람들을 복구하기 위해 아직 많은 과정을 함께 밟아 나가야 한다는 점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말레이시아 출신 작가인 마스투라 알라타스는 말레이시아 여성의 히잡 착용 문제와 에어컨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다. 단순히 에어컨을 쓰냐 안 쓰냐의 문제가 아니라 히잡 착용이 말레이시아에서 어떤 역사를 가지는지,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규범적 차별적 논리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따져본다. 마스투라 알라타스는 많은 억압들과 마구 바뀌는 삶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자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한편 샬리니 싱은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 전쟁에 대해 소개하고 한국 기업 포스코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윤을 위해 인도의 사람들과 공동체를 어떻게 갈라놓았는지, 파괴와 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피해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누가 피해를 보았는가? 누가 피해를 감수하라고 강요하는가? 우리는 샬리니 싱의 글을 통해 확실하게 깨달은 수 있다. 팔레스타인 작가인 수전 아불하와는 미국 노스 다코타 주에 자리 잡은 스탠딩 록 인디언 보호구역을 침범하는 ‘화석연료 희생 구역’에 대한 단상을 풀어 놓으면서, 이곳에 송유관을 놓는 일을 저지한 승리의 기록과 함께 원주민의 사고방식이 오히려 환경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내놓는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 수전 아불하와는 부유한 국가에서 누리는 특권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자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작가 아미타브 고시는 육두구와 세계화라는 제목의 후기를 통해서 제국주의적 침략 시대에 인도네시아의 여러 섬들에서 벌어진 약탈과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세계화, 상호 연결, 전환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시하면서 아미타브 고시는 연결되지 않은 세계는 없다는 평범하지만 흔히 간과되는 진리를 다시금 이야기해 준다. 세계는 항상 연결되어 있었고, 연결을 피할 수 있는 지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결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과 불평등, 공동체 파괴의 역사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우리는 세계화가 봉사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보호주의를 표방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 한국 독자들은 기후 변화가 단지 환경오염의 문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적 세계에서 벌어지는 결과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여러 각도로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소위 선진국에서 나오는 논의가 아닌 제3세계라 일컬어지는 지역의 지식인, 언론인들이 나오미 클라인의 강연문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서구 중심 세계에 문제를 제기해 온 에드워드 사이드의 제국주의에 관련한 논의,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에 기반한 환경의 파괴에 대한 분석을 다각도로 제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다. 인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남반구 나라들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다국적기업의 횡포뿐 아니라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또 지배를 이어가기 위해서 전쟁을 벌이고 공동체를 파괴하는 미국과 선진국들의 모습과 이를 위해 현지의 환경을 사정없이 파괴하는 모습들, 자신들의 안락함을 위해 이 모든 것들을 외면하는 부유한 나라들의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이전 세계 탐험의 시기부터 식민지를 착취하기 시작했던 유럽 지배자들이 어떤 식으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떻게 사람과 환경을 타자화하는지 때로는 감성적으로 때로는 냉철하게 짧은 분량 안에 어렵지 않게 독자에게 쉽게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