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정수 『끌림』
세심하게 다듬은 번역과 새로운 표지로 개역판 출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원작자로 잘 알려진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끌림』이 개역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워터스는 매력적인 역사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혀 왔다. 『티핑 더 벨벳』, 『핑거스미스』와 함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을 이루는 이 작품은 201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으나 한동안 절판되어 많은 독자들이 아쉬워했다. 오랜만의 재출간인 만큼 꼼꼼한 번역 수정이 이루어졌음은 물론, 새로운 표지와 더 읽기 편해진 본문으로 디자인도 바뀌었다.
대담한 데뷔작 『티핑 더 벨벳』에 이어 워터스가 두 번째로 발표한 작품인 『끌림』은 여성 교도소와 영매의 세계를 배경으로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삶의 단면을 치밀하게 그려 낸다. 부유한 상류층 숙녀지만 억압된 삶을 사는 마거릿과, 감옥에 갇혀 있지만 영혼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셀리나. 두 사람의 일기가 교차하며 대조적인 생활상은 물론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자각, 미묘한 감정 변화가 생생하게 묘사된다. 세라 워터스는 2000년 이 작품으로 서머싯 몸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선데이 타임스』가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또 2008년에는 팀 파이웰 감독, 앤드루 데이비스 각본으로 영화화되어 또 한 번 화제를 낳았다.
상류층 숙녀와 감옥에 갇힌 영매의 세계가 교차하는 미스터리 로맨스
빅토리아 시대 영국, 상류층 숙녀 마거릿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에 빠져 힘들어하다가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들을 방문하는 자선 활동을 하기로 한다. 런던에 있는 밀뱅크 감옥을 방문한 마거릿은 그곳에서 다른 죄수들과 달리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영매 셀리나를 만난다. 처음에는 영혼을 불러낼 수 있다는 셀리나의 말을 믿지 않던 마거릿은 서서히 셀리나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두려움에 휩싸이면서도 점점 더 자주 감옥을 찾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