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준비한 여자친구의 생일선물, 믿을 수 있을까요?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시후는
엄마가 좋아하는 중고앱에 중고 엄마를 팔기로 결심합니다.
중고 엄마는 누가 사갈까요?
아니, 팔리기는 할까요?
2학년 시후 집에는 온통 중고투성이입니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는 생활비 절약을 위해 필요한 물건은 중고마켓에서 해결합니다.
거실 탁자, 냉장고, 스탠드는 물론이고 시후의 책상, 가방, 학용품들도 모두 중고품입니다. 그래서 시후는 친구들에게 ‘중고품’이라고 놀림을 당합니다.
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 친구 민서의 생일날, 엄마는 시후가 부탁한 민서 생일선물을 준비해 줍니다. 민서는 시후가 선물한 미니가방을 마음에 들어 하는데 가방을 어깨에 매는 순간, 가방 고리가 뚝 떨어집니다. 반 친구들은 생일선물도 중고를 가지고 왔냐고 빈정대지요.
집으로 돌아온 시후는 엄마 휴대폰에서 중고앱을 지우려다 중고 엄마를 중고앱에 팔기 위해 글을 남깁니다. 과연 중고 엄마는 누가 사갈까요? 아니, 팔리기는 할까요? 시후는 계속 휴대폰만 노려봅니다.
작은 물건이라도 쓰임이 다할 때까지!
중고마켓을 이용하는 사람이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 5~6명 중 1명은 중고마켓을 이용한다는 뜻이지요. 중고물건은 원래 가격의 반값, 아니 반의 반값, 어떨 땐 반의, 반의, 반값만 줘도 살 수 있어 인기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중고마켓을 통해 중고물품을 구입하고, 어린이들은 중고물품보다 새것을 찾습니다. 아무래도 헌 물건보다는 새 물건이 좋긴 하지요. 하지만 한 가지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이 있습니다. 오늘 구입한 새 물건도 내 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중고가 된다는 것을요.
새 물건이든 중고물건이든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아파트 분실물 보관함에는 놀이터에 두고 간 자전거, 옷, 야구방망이, 축구공 등이 가득 차 있고, 교실바닥에는 주인 잃고 나뒹구는 학용품이 너무 많습니다.
“새것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아줌마는.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버리는 건 흠, 뭐랄까…….”
엄마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말을 이었어요.
“사람으로 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억지로 그만두게 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 물건은 그 쓰임이 다할 때까지 사용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아직도 새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학용품을 슬쩍 버리지는 않나요?
시후 엄마의 말처럼 이젠 우리가 물건의 쓰임이 다할 때까지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