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어떤지 / 영상

사뮈엘 베케트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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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그게 어떤지 영상 해설 작가 연보 작품 연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용이라는 글쓰기 "그게 어땠는지 내가 그대로 전하자면 핌 전에는 핌과는 핌 다음에는 그게 어떤지 세 개의 파트 나는 그걸 들리는 대로 말한다"(본문 11면) 도입부에서 드러나듯이 『그게 어떤지』는 인용의 방식으로, 문장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텍스트다. 그러나 이 인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신뢰를 주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화자의 분열, 인용자의 실수, 건망증, 주의력 결핍, 거짓말… 이렇게 믿음을 저버리며 기존의 권위를 탈피하는 인용은 파편으로 이루어진 문장들을 통해 글을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시켜 간다. 통사는 붕괴되어 있다. 대문자와 문장부호가 존재하지 않기에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디서 끊기는지 알기 어렵고,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옮긴이는 이를 "결정 불가능한 다양한 가능성들이 나열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정리하며, 이러한 새로운 인용과 파편의 글쓰기를 "텍스트의 실존과 구조를 보여 주는 하나의 글쓰기 양식"으로 받아들이면서 가능한 한 한국어로 번역해 보려 시도했다. 『그게 어떤지』에서의 인용은 '나'라는 인물이 자신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그대로 전하는 통로가 되는 식으로 이뤄진다. 목소리가 나의 안으로 들어와 나에게 말하고 나는 목소리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방식. 그러면서 그간 일반적인 인용이 쌓아 온 권위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결정 불가능성으로 인한 가능성과 무지, 반복과 순환, 공존할 수 없는 요소들의 공존이 만드는 역설 등이 드러나면서 이 글에서의 인용은 혼동을 야기하는 글쓰기의 조건이 된다. 베케트는 이렇게 인용을 변질시키면서 화자를 분열시키고 텍스트를 중첩시켜 텍스트들 사이의 상호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드는, 상호텍스트성으로서의 인용을 보여 준다. 상호텍스트성, 무한한 계속을 향한 움직임 베케트에게 창작은 기존의 글쓰기들을 다양하게 조합하고 변형시키면서 이루어지는 작업이었다. 나아가 글쓰기들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이러한 작업은 상호텍스트성으로 설명된다. 대표적인 예로 이 책에 함께 실린, 베케트가 『그게 어떤지』 집필 도중 잡지에 발표했고 『그게 어떤지』가 출간된 지 27년 후인 1988년 출간한 단편 『영상』은 『그게 어떤지』의 한 에피소드를 책으로 만들었다고 할 만큼 유사하지만, 면밀히 비교해 보면 다소 다르다. 『그게 어떤지』가 여러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문자로 시작하는 반면 『영상』은 단락이 나뉘어지지 않고 대문자로 시작하고, 『그게 어떤지』에 부재하는 문장부호가 『영상』에는 존재하며, 간혹 구절이 추가되어 있기도 하다. 즉 『그게 어떤지』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상』은 일종의 다시 쓰기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형된 반복을 두고 베케트가 작업을 계속하는 방식이자, 끝을 연기하는, 끝나지 않게 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베케트의 문학은 이렇게 상호텍스트성의 방식으로 무한히 계속되는 문학이 된다. 이 밖에도 『그게 어떤지』에는 산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 리듬을 구성하는 단어들, 칼리그람적 측면 등 시적 면모와 더불어 대화와 극 속의 극 형식을 통해 희곡적 면모 또한 드러난다. 『그게 어떤지』는 소설을 넘어 이러한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면서 독자가 관습적이고 수동적인 독서 습관에서 벗어나도록, 독자가 시각과 청각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텍스트와 주체적으로 관계 맺도록 이끄는 움직이는 텍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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