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7
작품 해설 265
작가 연보 295
여름
이디스 워튼 · 소설
3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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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여름』. 1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피난민을 돌보며 전쟁의 상처를 수습하던 작가가 단 몇 주 동안의 휴식기에 써 내려간 이 작품은 비극적인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창작의 희열이 정점에 이르러”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미국 문단에서 젊은 여성의 성장을 다룬 최초의 본격 문학으로, 주인공인 ‘채리티’가 연인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대면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성장의 요소로서 특히 여성의 성적 열정을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은 인습과 전통에 맞서 자신의 욕망을 직면하는 여성을 묘사해 미국 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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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이 쓴 성장 소설
미국 문단에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최초의 본격 문학
▶ 워튼은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작가 중 하나다. ─ 《옵저버》
▶ 여성의 성적 열정을 솔직하게 다룬 최초의 작품. ─ 신시아 그리핀 울프(평론가)
/“사랑이 핏속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데 어디에서 태어났건, 누구의 자식이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여름』에서 /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여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8번으로 출간되었다. 1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피난민을 돌보며 전쟁의 상처를 수습하던 작가가 단 몇 주 동안의 휴식기에 써 내려간 이 작품은 비극적인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창작의 희열이 정점에 이르러”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미국 문단에서 젊은 여성의 성장을 다룬 최초의 본격 문학으로, 주인공인 ‘채리티’가 연인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대면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성장의 요소로서 특히 여성의 성적 열정을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은 인습과 전통에 맞서 자신의 욕망을 직면하는 여성을 묘사해 미국 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감각적인 문장 속에 대자연의 성장과 여주인공의 정신적 성숙을 교차시킨 『여름』은 작가 워튼이 생전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 미국 문단의 우뚝 솟은 봉우리, 이디스 워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활약한 이디스 워튼은 미국 여성 작가들 중에서 순수 문학의 길을 걸은 최초의 작가다. 이 무렵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대중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대다수 작품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혔다. 하지만 워튼의 소설들은 미국 문학사에서 정전의 반열에 올랐으며, 대표작 중 하나인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워튼에게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안겼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이디스 워튼이 재조명되면서, 자전적 요소가 짙은 『이선 프롬』과 미국 본격 문학 최초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여름』 등이 널리 읽히기 시작했다. 1993년 전미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고어 비달은 “미국 문학이라는 산에서 이제까지는 헨리 제임스가 이디스 워튼보다 약간 위쪽 봉우리를 차지했지만 이제 동등한 위치를 차지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사랑을 통해 현실에 눈뜨는 여성
“그녀의 새로운 자아가 신비롭게 펼쳐지는 것, 그녀의 오그라든 덩굴손이 빛을 향해 손을 뻗는 것만이 유일한 현실이었다, (…) 늘 사랑이란 혼란스럽고 비밀스러운 무엇이라고 생각해 온 채리티에게 하니는 사랑을 여름 공기처럼 밝고 싱그러운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여름』에서
‘채리티’는 올해 열여덟 살의 여성으로 산에서 태어나 후견인인 ‘로열’ 씨의 손에서 자랐다. 하지만 이 무렵 채리티는 노인에 가까운 로열 씨에게 청혼을 받고는 그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는 채리티의 눈앞에 도서관장의 조카이자 대도시 출신 건축가인 ‘하니’가 나타난다. 무심하게 책의 위치를 묻다가 채리티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잠시 할 말을 잃은 그의 모습에서 채리티는 처음으로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인식한다. 서로에게 당연한 듯 이끌려 밀회를 즐기는 두 연인. 함께 있으면 여름밤 폭풍우도 두렵지 않은 그들이지만, 우연한 말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교육의 격차는 채리티를 주저하게 만든다.
채리티는 하니가 책의 위치를 물어볼 때 사서이면서도 책의 존재조차 몰랐던 것, 그리고 그가 무엇을 연구하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전에 채리티는 좋은 사립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후견인인 로열 씨가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해 스스로 기회를 포기했더랬다. 그 선택 때문인지 또래 어떤 여성도 무지에 대해 무안을 느끼지 않지만, 채리티만은 좋은 교육이 갖는 힘과 그 부재가 의미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하니와의 밀회가 깊어질수록 채리티는 신분과 계급 그리고 교육의 견고한 격차를 실감하며 자신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 본격 문학에서 여성의 성적 욕망을 표현한 ‘사건’
“『여름』은 한 여성의 삶에서 일어나는 성숙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성장 소설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의 필수 요소로서 성적 열정을 노골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이다.” -신시아 그리핀 울프(평론가)
미국 문학에서 남성이 아닌 여성이 성장 소설의 주인공인 작품은 많지 않다. 본격적인 성장 소설에 속하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도 『여름』이 출간되고 무려 사십여 년 뒤에나 세상에 나왔다. 게다가 성장의 요소로서 여성의 성적 열정을 다룬 것은 20세기 초 본격 문학의 범주에서는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하나의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의 잡지 편집자들은 이른바 ‘점잖은 전통’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으려 했는데, 이 때문에 토머스 하디는 『이름 없는 주드』의 원고를 수정해야 했고 남녀의 성애는 물론 음주마저도 금기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여름』이 고전 반열에 올라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은 단지 여성의 성적 욕망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습과 전통에 맞서 자신의 욕망을 직면하는 솔직한 여성상을 그려 냈기 때문이다. 가령 채리티는 자신보다 사회적 신분이 높은 하니에게 휘둘리거나 유혹당하지 않는다. 남자의 달콤한 거짓 약속에 속아 사랑에 빠지는 인물도 아니다. 후견인인 로열 씨에게 청혼을 받고 강한 혐오감을 표현했던 채리티는 젊고 지적인 남성 하니의 매력에 빠져 기꺼이 그를 선택한다. 심지어 하니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조차 사랑 없는 결혼을 요구하느니 호기롭게 그에게 선택권을 넘긴다. 이렇듯 자신의 욕망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이를 성숙하게 표현하는 여성 캐릭터의 탄생은 당시 독자들에게 엄청난 해방감을 안겨 주었다.
∎ 쌍둥이 소설의 탄생 ― 『이선 프롬』과 『여름』
/“왜 네가 나 같은 폐인을 쳐다보겠어? 다른 친구를 원하겠지…… 넌 네가 본 것 중에 최상의 것을 택했어…… 하기야 그건 나도 언제나 마찬가지였지만.” ―『여름』 중에서/
1911년과 1917년에 출간된 『이선 프롬』과 『여름』은 작가 워튼에 의해 자매편으로 간주되면서 흔히 문학적 쌍둥이로 불린다. 특히 두 소설 모두 뉴잉글랜드의 시골 마을을 그려 내고 있다는 점, 남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 『이선 프롬』의 주인공 ‘이선’과 『여름』의 주인공 ‘채리티’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인물이라는 점도 중요한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지리적 한계 때문에 두 사람은 도시로 나가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고 끝내 좌절한다.
‘이선’과 ‘채리티’는 손바닥만큼 좁은 시골 마을에서 자유로이 상대를 탐색하는 연애 과정을 생략한 채 애정 없이 이성과 맺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런 조건에서 두 사람이 외지 출신의 ‘매티’와 ‘하니’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도 모른다. 20세기 초 뉴잉글랜드 농경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회적 좌절과 성적 고립을 그린 두 작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화산처럼 살아 있는 사랑을 향한 욕망 앞에서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두 주인공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동진 평론가
3.5
왜 성장담의 계절적 배경이 주로 여름 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랑의 경험은, 심지어 어긋나고 왜곡된 사랑조차, 성장의 테마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난이도 하)
Meii
3.0
성장은 모르겠고 분통은 터진다 ...근데 여태 로열변호사를 살찐 늙은 남자로 상상하며 읽었는데 미중년으로 바꿔생각하니 나쁘지 않은 느낌 ㅎ
성유
4.0
늘 사랑이란 혼란스럽고 비밀스러운 무엇이라고 생각해 온 채리티에게 하니는 사랑을 여름 공기처럼 밝고 싱그러운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주+혜
4.0
- 채리티의 첫마디가 "모든 게 지긋지긋해!"라면, 맨 마지막으로 하는 말은 "아저씨도 훌륭하세요."이다. 모든 일을 불평 가운데 짜증스럽게 대하는 태도가 어느덧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로 바뀌었다. 역자의 작품 해설을 보고 이렇게 갸우뚱하기는 또 처음이네. 사실 소설의 결말이 채리티의 성장을 보여준다는 것도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만약 그것도 성장이라고 한다면 그 성장의 방점이 로열 씨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는 성숙한 여성이 됨은 아니지 않나. 시대적 한계와 여성이라는 성별, 계급, 출신 등으로 인한 모든 제약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옳은(혹은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읽으면 안 될까. 채리티가 하니 씨를 얼마나 따뜻하게 바라봤는지 알면 얘 원래부터도 완전 긍정적인 애였거든요...
태연
2.0
번역의 문제인지…미사여구와 긴 문장의 호흡 때문에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아름다운 여름의 정경이 쉽게 와닿지 않았다. 채리티의 들쭉날쭉한 감정선도 따라가기 어려웠고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순>과 마찬가지로 안에 들어 있는 알맹이가 무엇이든 간에, 연애(특히 두 남자 사이에서의 저울질)를 통해 전달되는 서사와 사유는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한편으로는 그 시절 여성들의 인생의 대소사가 모두 남자에게 달려있었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니하
4.5
채리티와 하니의 선택에 무조건적인 존중을 하고 싶다. 어쨌든 세상에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는 불가능한 사랑들이 있으니. 어느 여름, 사랑의 소나기는 황홀하게 그리고 불행하게 소녀의 온몸을 적셨고 이제 마르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그는 그녀의 영원한 애인이 되어
정hi
3.5
스포일러가 있어요!!
minjony
3.5
p73 그녀의 온 영혼은 희망과 꿈이 물속에 잠긴채 밀짚처럼 이리저리 휘몰아치는 불행의 거친 바다 속을 헤맸다. p74 사랑의 핏속에서 즐겁게 춤을 추는데 어디에서 태어났건, 누구의 자식이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p90 마을에 도착해 피곤하고 춥고 격해진 감정으로 아파하며 마차에서 내릴 때 채리티는 마치 땅이 햇살에 비치는 파도요, 자신은 물마루 위에 이는 물보라인 것처럼 느꼈더래다. p101 채리티는 불행이라는 커다란 먹구름을 타고 삶 위로 높이 둥둥 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구름 밑에는 일상적인 현실이 우주의 작은 티끌만큼 작아져 있었다. p146 문득 도망치는 것, 그것도 당장 도망치는 것 말고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였다. 채리티는 고통스러운 순간이면 언제나 달아나고 싶었다. 자신이 아는 낯익은 얼굴들로부터, 또 사람들 사이에 자신이 잘 알려진 장소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어린아이처럼 채리티는 낯선 장소와 새로운 얼굴이 자기 삶을 바꾸고 쓰라린 기억을 말끔히 씻어 주리라는 기적의 힘을 믿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를 사로잡은 냉철한 결심과 비교하면 그런 충동은 한낱 스쳐 가는 일시적인 기분에 지나지 않았다. p162 그녀의 모든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충동은 차츰 그의 의지를 숙명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그가 인격적으로 더 훌룡하다고 느껴서가 아니라 - 오히려 그녀 자신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 다만 그 나머지 삶이 그들의 열정이라는 중심적인 영광 주위에 감도는 희뿌연 후광에 지나지 않게 되어서였다. p165 늘 사랑이란 혼란스럽고 비밀스러운 무엇이라고 생각해 온 채리티에게 하니는 사랑을 여름 공기처럼 밝고 싱그러운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p168 채리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찬란한 대낮에 이어 처음 밤이 찾아오면 채리티는 종종 갑작스러운 공포에 휩싸였다. 사랑이 사라졌을 때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가 똑같은 장소에 앉아 연인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그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p169 마치 자기 삶이 그가 없는 동안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그가 있었던 장소, 그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도 그가 떠나자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p180 순식간에 그들은 채리티가 놓여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연인의 포옹이라는 부서지기 쉬운 은막 뒤에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의 삶이 수수께끼처럼 숨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며 -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며 - 그의 의견, 그의 편견, 그의 원칙, 모든 사람의 삶이 그물처럼 뒤얽혀 있기 마련인 영향과 이해관계 그리고 야심 말이다. p181 채리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하니에게 주었다. 그러나 삶이 그에게 줄 수 있는 다른 선물과 비교한다면 도대체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p285 한여름 동안 루시어스 하니를 사랑하고 이별의 고통과 절망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더 성숙한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절망을 느끼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없듯이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않고는 참다운 사랑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 김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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