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리마 이야기

바를람 샬라모프 · 소설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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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설원을 걸으며 | 외상으로 | 밤에 | 두 목수 | 단독 작업 | 소포 | 비 | 쉬운 일 | 휴대 식량 | 인젝토르 | 사도 바울 | 베리 | 암캐 타마라 | 셰리 브랜디 | 어린이 그림 | 연유 | 빵 | 뱀 부리는 사람 | 타타르 이슬람교 성직자와 깨끗한 공기 | 첫 죽음 | 폴랴 아주머니 | 넥타이 | 황금 타이가 | 돼지 약탈자 바시카 데니소프 | 세라핌 | 휴일 | 도미노 | 헤르쿨레스 | 충격 요법 | 누운잣나무 | 적십자 | 법률가들의 음모 | 티푸스 검역

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세기의 도스토옙스키로 불리는 샬라모프의 대표작 삶을 재현하는 거대한 모자이크, 한 줌의 다이아몬드 같은 이야기들 국내 초역으로 선보이는 『콜리마 이야기』는 을유세계문학전집 76번째 작품으로 일찍이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20세기의 도스토옙스키다”라는 찬사를 받은 바를람 샬라모프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17년 동안 콜리마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중노동을 하고 석방된 뒤에 모스크바로 돌아와서 1954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비교적 짧은 단편들로 이뤄져 있으며 흥미로우면서 동시에 주제가 신랄하고, 밝고 생생한 언어로 쓰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콜리마 이야기』는 도스토옙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이나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수용소 군도』처럼 수용소를 배경으로 다룬 수용소 문학이면서도 내용과 형식면에서 이들 작품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콜리마라는 수용소가 만든 지옥을 기록한 단순한 회상이나 회고록을 넘어서서 새로운 산문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바를람 샬라모프는 서두르지 않고 안정감과 폭발적인 내용의 콘트라스트를 통해 교도소와 통과수용소의 세계를 생생히 묘사한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나 역사서 같은 느낌마저 준다. 샬라모프는 독자에게 스토리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말하지 않는다. 단지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뿐이다.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거기서 어떤 문제를 도출해 내려는 톨스토이나 솔제니친과 달리 샬라모프는 단순히 이야기만 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이야기는 안톤 체호프와 이삭 바벨과 비견될 수 있다. 샬라모프가 바라보는 수용소는 전체주의적인 스탈린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는 일찍이 “수용소는 지옥과 천국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 삶의 재현이다. 수용소는 세계와 유사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콜리마 이야기』를 읽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항구적인 수용소의 이미지는 악 자체이다. 이러한 이미지가 생겨나는 이유는 수인의 비인간적인 고통 때문이라기보다 수용소 자체가 죽은 자의 왕국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거의 언제나 죽음을 만나게 된다. 하나 놀라운 점은 작가가 그러한 서술을 다분히 담담하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어디에서도 격정적인 폭발에 이르지 않는다. 운명이나 정권에 대해 저주를 퍼붓거나 다분히 철학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해설을 덧붙이지도 않는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율을 느끼게 되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 이를 통해 『콜리마 이야기』에 담긴 이야기들이 작가의 허구적 산물이 아니라 예술의 형상으로 포장된 준엄한 진실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먼저 뺨을 한 대 때린 다음 자비를 베풀어라 작품 속 돌멩이 하나하나에도 완벽함이 깃든 수용소 문학의 걸작 기나긴 수용소 생활을 거친 샬라모프는 자신을 “19세기, 20세기의 모든 러시아 휴머니스트와는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수용소에서 배운 시대의 원칙, 개인의 생존 원칙은 먼저 뺨을 한 대 때려 주고 나서 다음에 자비를 베풀어야 하다는 것, 즉 선에 앞서 악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의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타락을 경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준다. 실제로 샬라모프는 스탈린의 독재를 극명하게 반영하는 강제 노동 수용소의 삶을 생생히 묘사함으로써 폭력적인 시대를 규탄했다. 1962년에 그가 솔제니친에게 보낸 편지는 그의 이러한 생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요컨대 기억하십시오. 수용소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누구에게나 부정적인 학교입니다. 사람은 그가 관리든 수인이든 수용소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았다 하면 아무리 무섭더라도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 나는 남은 모든 삶을 바로 이 진실에 바치겠다고 오래전에 결심했습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비극적 현실을 아주 냉정하면서도 태연하게 이야기해 나간다. 카드놀이를 하던 중에 다른 수인의 옷을 노름 담보로 삼기 위해 태연히 저지르는 살인, 죽은 동료의 속옷을 훔치려고 무덤에서 시체를 꺼내는 장면, 꾀병 환자를 적발하기 위한 병원 당국의 야만적인 방법 동원 등등이 펼쳐진다. 이 정도는 아닐지언정 오늘날에도 비참한 상황에 처해 있는 수용소들은 많이 있다. 또한 공공연하게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수용소 생활이라 할 수 있는 억압적 상황에 놓여 있는 국가와 사회도 의외로 많다. 현재에도 계속 새로운 콜리마가 설계되고 만들어지고 있다. 저자가 전하는 『콜리마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억압적 사회를 경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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