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1. 『노동하는 영혼』 출간의 의의 전 지구적 네트워크 시대의 자본주의적 착취의 새로운 형태들을 분석한다. 자본은, 영혼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모든 것, 즉 언어, 창의성, 정동 등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원하는 노동력을 확립함으로써 신체와 영혼의 이원론을 극복하려고 애써 왔다. 산업생산은 신체들, 근육들, 팔들을 노동에 동원한다. 오늘날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사이버문화의 영역에서 착취는 마음, 언어, 감정을 연루시켜 가치를 창출한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신체는 컴퓨터 화면 앞에서 사라진다.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의 핵심 멤버이자 펠릭스 가따리의 친한 동료였으며 프랑코 베라르디[비포]는 『노동하는 영혼』에서 이 새로운 형태의 소외[소원]을 다루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철학적 풍경에서, 헤겔주의적인 소외 개념은 주체성의 억압을 규정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노동으로부터의 노동자의 소원[거리두기], 그들이 경험하는 소외의 느낌, 그리고 그러한 소외에 복종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 이것들은 자본으로부터 자율적인 인류 공동체를 위한 토대들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소외의 조건은 새롭다. 노동자들은 통상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초과 근무를 한다. 사람들은 휴대폰과 스마트폰에 속박되어 있으며 부채가 탈근대적 노예 형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끝나지 않는 생산의 압력에 맞서기 위해 항우울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결과 공동체를 위한 조건들은 좌절되었으며 새로운 철학적 범주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반역자, 코그니타리아트! 이처럼 신자유주의 시대에 새로워진 소외의 조건이 우리의 삶을 압박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주체화의 새로운 형태들도 출현하고 있다. 그 새로운 반역자들은 불안정(precarious) 노동자들, 예술가들, 엔지니어들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코그니타리아트(cognitariat)로 부를 수 있다. 이 인지적(cognitive) 프롤레타리아트는 최고의 교육을 받고도 실업 상태에 놓인, 과도 생산에 의해 착취당하는 창의적인 계급이다. 인지적이고 불확실한 사회구성에 의거한 주체화 과정을 시작하기 위해 이 새로운 반역자들은 새로운 언어, 그리고 새로운 지평을 찾고 있었다. 이들이 찾고 있었던 건 더 이상 미래의 새로운 총체성에 대한 가능성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고통에서 분리되는 지평, 그리고 사회적 자율의 지평이었다. 분자성과 리좀, 탈영토화와 욕망의 정치―노동거부, 계급구성, 주체화 과정. 이 개념들이 전 지구적 자본주의를 해석하기 위한, 그리고 또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문화와 소통을 창출하기 위한 키워드이다. 프랑코 베라르디는 이 새로운 개념적 틀의 기원들을 추적한다. 그는 산업노동자들이, 자기조직화 과정의 일반지성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던 세력인 학생들과 만난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운동들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해서, 영혼이 노동하도록 강제되는 포스트포드주의적 변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베라르디는 『노동하는 영혼』에 이러한 자신의 성과와 문제의식을 집약하고 있다. 인지자본주의 시리즈 세 번째 도서 『노동하는 영혼』은 『인지자본주의』와 『인지와 자본』을 잇는 ‘갈무리 인지자본주의 시리즈’ 세 번째 도서이다. 2011년 4월에 출간된 조정환의 『인지자본주의』는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와 그 성격을 인지자본주의라는 틀 속에서 분석하며 동시에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언론과 학계, 독자들로부터 주목받으며 논쟁의 주요 이슈가 되었다. 2011년 12월에 출간된 『인지와 자본』은 『인지자본주의』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관심을 지속하면서도, 관심의 스펙트럼을 더 넓혀서 철학, 생물학, 심리학 등의 맥락에서 인지의 원리를 규명하고 인지의 부상이 갖는 의미를 탐구하며 윤리적 실천적 대안을 탐구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유를 제시하는 필자 조정환, 황수영, 이정우, 최호영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러한 논의들의 연장선에서 『노동하는 영혼』은 전 지구적 네트워크 시대의 자본주의적 착취의 새로운 형태들에 대해 분석하며 ‘코그니타리아트’라는 주체화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2. 『노동하는 영혼』 내용 소개 1장 「1960년대 철학에 나타난 노동과 소외」에서는 1960년대 철학과 노동이론들 사이의 관계를 기술한다. 헤겔주의적 르네상스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의 구성이라는 물결 속에서, 산업노동은 소외의 관점에서 이해되었으며, 착취에 대한 산업노동자들의 반란은 탈소외(disalienation) 과정의 시작이었음을 논증한다. 2장 「노동하는 영혼」에서는 노동과정들의 점진적인 정신화,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영혼의 노예화에 대해 설명한다. 영혼을 노동하도록 배치하는 것, 이것이 소외의 새로운 형태이다. 우리의 욕망하는 에너지는 자기기업[자기-모험심](self-enterprise)이라는 속임수의 덫에 걸리고, 우리의 리비도적 투자들은 경제적 규칙들에 의해 규제되며, 우리의 관심은 가상적 네트워크들의 불확실성에 포획된다. 2장에서는, 정신적 활동의 모든 파편들이 자본으로 변형되는 것이 오늘날의 자본주의임을 밝히고 있다. 더불어서 영혼이 노동과정들에 종속당하는 현상의 정신병리학적인 함축들도 기술한다. 3장 「중독된 영혼」에서는 소외에 대한 관념론적인 개념에서부터 정신병리학의 분석적 개념에 이르는, 몇몇 급진적인 이론들의 진화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따리의 욕망의 철학과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레이션 철학을 비교하여, 그들의 차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상보성을 강조하여 이들의 철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4장 「불확실한 영혼」에서는 노동, 특히 인지노동의 불확실화가 불러온 효과들, 그리고 언어와 정동들에 대한 생명[관리]정치적(biopolitics) 정복이 가져온 효과들의 윤곽을 그린다. 미셸 푸코의 생명[관리]정치론을 살펴보며 이 논의를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생명공학, 바이오테크놀로지 산업에 확장하여 적용한다. 결론에서는 ‘통합적인 정신기계적 유기체’로 이해될 수 있는 전 지구적 경제가 오늘날 붕괴되고 있는 것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지은이는, 최근의 금융적 균열에 뒤이은 전 지구적 경제의 붕괴는 영혼을 위한 자율과 해방의 새로운 세기의 개시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