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자유주의와 자유주의적 제도들은 비서양 세계에서는 물론이고 서양에서조차 물러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유주의는 오늘날 한낱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에 불과한가?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자유주의가 좌우의 적들로부터 맹렬한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는 점이다. 어떤 신조나 이론도 그것이 시대착오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그저 무시해버리고 말 뿐 아무도 신랄하게 비판하거나 공격하지 않는다. 자유주의가 좌와 우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자유주의가 그저 무시해버려도 좋을 만큼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과 방어의 가치가 살아 있는 이론임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자유주의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18세기 중엽 장 자크 루소는 사람은 날 때부터 자유롭지만 어딜 가나 사슬에 묶여 있다고 선언했다. 그 사슬을 어떻게 풀어서 인간 본유의 자유를 회복시켜줄 것이냐고 묻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이 자유주의다. 중세가 저물고 근대가 태동할 무렵 탄생한 자유주의는 근대 시민혁명, 양차대전과 냉전, 오늘날의 세계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백 년 동안 끊임없이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자유주의는 저자 노명식 교수가 지적하고 있듯이, “마르크스주의처럼 어떤 명백한 틀을 가진 사상이나 이론이 아니라 사회와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와 그 태도에 관한 전제들의 사상 체계이다. …… 따라서 자유주의는 그 길고도 복잡한 역사적 발전의 현 단계에서는 그 이념들이 일상적인 사고방식에 육화肉化되어 있다.” 그리고 “자유주의 이외의 다른 정치적 전통들이 자유주의의 원리를 제 것으로 흡수하여 자기 변모를 하고 있는 사이에 자유주의는 혼합과 희석에 의해 힘이 약해진 것이다.” 이러한 자유주의의 속성 때문인지, 자유주의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이 책은 1991년 《자유주의의 원리와 역사》(민음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을 20년 만에 《자유주의의 역사》로 제목을 고쳐 다시 출간한 것이다. 자유주의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개인주의, 그 철학적 기반 위에 수립된 자유주의의 원리, 그리고 이러한 자유주의의 발생과 변화 과정을 분석하여 ‘자유주의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역사적 맥락에서 정리하고 있다. 1992년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책은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한국의 지성계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이다.
*** 도서출판 책과함께는 2011년 6월 《노명식 전집》을 저자의 자비로 출간했다. 한국의 대표적 서양사학자 노명식 교수의 연구업적을 망라하여 총 12종 분량의 전집으로 묶어낸 것이다. 하지만 연구기관과 연구자, 도서관 등에 증정할 300부만을 비매품으로 제작하다 보니 아쉬움이 컸다. 책과함께는 이 12종 가운데 더 많은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판단한 2종을 선정하여 판매용으로 정식 출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한 종이 바로 《자유주의의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