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그의 삶이다”
우리가 몰랐던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대한 모든 것
이 책은 마초 이미지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 감독,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역할 모델로 추앙받는 세계적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평전이다. 50여 년간 출연하고 만들어 온 영화와 뒷이야기는 물론, 순탄치 않았던 결혼 생활과 불륜, 각종 소송에 대한 비화, 그리고 아이스크림콘을 거리에서 먹지 못하게 하는 시 당국의 조례 제정에 분노하여 카멜의 시장에 선출되는 의외의 사건에 이르기까지, 일용직을 전전하던 목표 없는 청년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거듭난 80년간의 일대기이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영화사(史) 학자인 마크 엘리엇이 수많은 자료와 다양한 취재원들을 동원하여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이 생생하고 상세하게 그 드라마틱한 삶을 전달한다.
1930년대 대공황기에 가난한 떠돌이 부부에게서 태어난 5.15kg의 우량아, 군 복무 시절 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살아남은 행운아, 혼외정사로 네 명의 아이를 낳은 바람둥이 할리우드 스타. 이 모두가 대스타라는 이미지에 가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다양한 모습이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사생활과 그가 찍어 온 영화들로 대표되는 공적 생활이 어떻게 조응해 가는지 추적한다. 기존의 평전들이 놓친 최근 10년간의 황금기를 상세히 밝힐 뿐만 아니라, 찬양과 비판 사이에서 시종일관 객관적 거리를 견지하며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거대한 스타의 명과 암을 조명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기 철학, 연출 스타일, 배우와 감독으로서 다다른 성숙함, 공인으로서의 자기 관리 능력,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에 이르기까지, 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할 것이다.
자신의 영화들을 오락물 이외의 다른 것으로 얘기하는 것을 항상 내켜 하지 않았고, 최신작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언론을 향해 판에 박힌 대답들을 내놓는 것 이상으로 사생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꺼린 그이지만, 그럼에도 그가 누구이고 무슨 일을 했는가에 대한 단서들은 그가 만든 영화들의 내용뿐 아니라, 자기 홍보 울타리 너머에서 이끌어 온 인생의 맥락 안에서도, 결국은 그 둘이 맺고 있는 공생적인 관계에서도 발견된다. 그의 영화는 그라는 존재를 만들어 줬고, 그는 그 영화들을 만드는 것으로 생계를 꾸린 사람이다. 그는 위대한 오락물인 동시에 교훈적인 이야기이기도 한 영화를, 모든 위대한 영화들처럼 창문이자 거울인 작품을 만든 미국의 예술가다.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세계 전역의 관객들에게 보편적인 진리를 반영해서 보여 주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심사숙고도 언뜻언뜻 내비친다.
그러므로 이어지는 글은 그의 인생이라는 창문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이제껏 만들어진 미국 영화들 중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불온하며 도발적이고 오락적이라 할 만한 작품들에 반영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예술가로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 본문 중에서
“나는 내가 해 온 거의 모든 일마다 그 일을 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습니다”
과묵한 총잡이는 어떻게 위대한 감독이 되었는가
이 책은 1부 ‘목표 없는 청년에서 배우로’, 2부 ‘배우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 3부 ‘작가주의 감독에서 오스카로’ 등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일어난 점진적인 변화들에 초점을 맞추어 80여 년간의 일대기를 풀어나간다.
1부 ‘목표 없는 청년에서 배우로’에서는 193센티미터의 키에 걸맞지 않게 내성적인 성격으로 성장한 학창 시절,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주급 75달러를 받고 고용되었지만, 성격파 배우를 하기엔 너무 잘생기고 정극을 하기엔 그리 잘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여 주유소 직원 등 일용직을 전전한 방황기, TV 드라마 「로하이드」에서 공동 주연을 맡았지만 미국 영화계에서는 저평가받아 이탈리아 영화로 데뷔한 사연, 「황야의 무법자」 등 소위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으로 최신 유행의 아이콘과 싸구려 대중 배우라는 꼬리표를 함께 달며 박스오피스 스타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2부 ‘배우에서 작가주의 감독으로’에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말파소(Malpaso)라는 이름의(스페인어로 ‘험한 길’이란 뜻) 영화사를 차려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그리고 불륜, 소송, 흥행 참패 등의 고난을 겪는 과정이 그려진다.
3부 ‘작가주의 감독에서 아카데미로’에서는 「용서받지 못한 자」, 「미스틱 리버」,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랜 토리노」 등 걸작을 연이어 내놓으며 제작자, 감독, 배우로서 재능이 만개하여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과정뿐만 아니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최근 10년 사이 성숙한 인간으로 변모해 가는 도정을 다룬다.
“두 영화를 만드는 사이에 나는 반전(反戰) 입장을 밝히려 노력하는 중이었습니다.” 클린트가 한 말이다. “전쟁 영화를 만들면서 전쟁에 찬성하는 입장이 되기란 어렵습니다.” 악명 높은 폭력과 아수라장 같은 살육, 사이코 살인자들의 고통에 따른 쾌감을 담아낸 영화들을 숱하게 만들어 온 사람이 내비친 것치고는 정말이지 강렬하면서도 상당히 놀라운 소감이었다. 더군다나 그가 사실성 높은 유혈보다는 영광스러운 판타지로 가득한 게 보통인 ‘대리 스릴’ 영화들을 만들어 온 스필버그 같은 인물과 일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소감은 특히 더 놀라웠다.
- 본문 중에서
존재만으로도 정신적 지주와 귀감이 될 거장의 삶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인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주변의 혹평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스타로서 성형, 마약, 음주 등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동시에 정신적인 성숙도 함께 이뤄 왔다는 점이다. 불륜, 소송, 흥행 참패 등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의 경력이 끝났다고 여기던 시기,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인생을 정리하려고 준비하는 62세의 나이에 그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의 주연, 감독, 제작을 맡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으며 극적으로 귀환한다. 또한 말년에는 「황야의 무법자」, 「더티 해리」 시리즈와 30여 편의 영화를 만들며 줄곧 견지해 온 외톨이 캐릭터를 「그랜 토리노」를 통해 완벽하게 마무리한다. 한 가지 일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오랫동안 해 왔다는 것만으로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하물며 그 일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홀로 해냈다는 점은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이 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생애, 예술적 성공과 실패, 인생과 예술 작업 사이의 매력적이면서도 복잡한 관계와 그 궤적을 꼼꼼히 살피면서, 목표 없는 청년에서 배우로,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상세히 추적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개인의 삶이 영화에 투영되고, 그 영화가 다시 삶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포착, 삶과 영화를 긴밀히 묶는다. 사생활과 공적인 활동을 꿰뚫어 보는 놀라운 통찰력으로 가득한 이 책은 할리우드가 진정으로 사랑하며 존경하는 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모든 것을 다룬 흥미진진하고 완벽한 전기다. 비록 처음에는 미숙했을지라도, 80년간의 긴 세월 속에서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며 자신의 꿈을 이뤄 나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일대기는,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많은 이들에게 그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정신적 지주와 귀감이 될 것이다.
“내가 감독으로서 가졌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수법들을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터무니없는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현혹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작품을 부당하게 망가뜨리는 짓입니다……. 나는 연기자들을 공경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카메라와 카메라 기사, 포커스를 맞추는 스태프, 촬영 현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나는 그저 관객들이 영화만 떠올리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나는 상황을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섬세하게 유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