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감히 운전을 하려다가 체포되어 교도소에 갇힌 마날 알 샤리프.
그는 이슬람의 발생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급진주의적 종교관을 가지고 성장했다.
과연 어떻게 이슬람 근본주의를 버리고 운전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에 나섰으며 세계 여성 인권 운동가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을까?
한 명의 왕과 수백만 명의 여왕이 사는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여성 마날 알 샤리프는 당시 관습에 의해 금지되어 있는 운전할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다가 종교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구금되고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기대어 세계적인 부국이 된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금이 거의 없고 교육,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복지 혜택이 많지만 절대군주제를 채택하는 몇 안되는 나라로서 여성 인권 만큼은 세계 최하위권에 속한다.
수백만 명의 여왕이 산다고 비유할 정도로 여성을 보호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사실은 이슬람 율법을 내세워 여성을 억압하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후견인 제도를 앞세워 여성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외부 활동에 대해 후견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직업을 갖거나 은행 계좌를 만들고 여행을 가는 경우에도, 심지어 치료나 긴급 수술을 요하는 상황에서도 남성 후견인의 서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여성의 몸을 드러내는 일은 죄악시되므로 외출할 때에는 반드시 검은 천으로 몸을 가리고 눈 밖에는 드러낼 수 없다. 또한 사우디 여성은 배우자나 직계 가족이 아닌 남성과 한 공간에 머물 수 없으므로 공공장소나 해당 출입구가 분리되어 있다. 가문의 명예를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 운전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2018년에 허용되었다.
살며 사랑하며 꿈꾸기에는 위험했던 나라에서 삶을 주도하기로 결정한 여자
이렇게 여성들이 살기에는 너무도 잔혹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발생지 메카에서 마날 알 샤리프는 1979년 태어났다. 이 때는 이슬람 종파 중에서도 가장 근본주의적 이념인 와하비 살라피즘이 태동한 해로 마날은 누구보다 급진적인 종교관을 가지고 성장했다. 음악은 ‘하람haram:이슬람 율법으로 금지된 것’이라는 이유로 남동생의 보이밴드 음반을 오븐에 넣어 녹여버리고 원리주의적인 율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적대시할 정도였다.
이러했던 마날 알 샤리프는 어느 날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시내를 드라이브하는 영상을 촬영, 유튜브에 업로드하여 7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세계적인 이슈가 된다.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 사회에서는 여성 운전이 이슬람 율법에 저촉되는 일이기 때문에 마날은 종교 경찰에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된다. 누구보다 엄격한 근본주의자였던 마날은 어떠한 계기로 운전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저항하게 되었으며 세계 여성 인권운동가로서 활동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은 무엇일까? 또한 그가 성장한 시대의 이슬람 근본주의에 입각한 문화는 어떠했을까?
비는 한 방울의 물로 시작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것들에 대한 저항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이에 대한 결과로 2015년 제한적이나마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했고 2018년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불안정한 오일 산업에 대한 대비로 성장 동력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의 사회 참여를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배경도 있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후견인의 보호가 아닌 주체로서의 인간임을 자각하는 여성이 많아지는 덕분이다.
그중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인권 운동의 선두로서 비가 시작되는 물 한 방울이 되어준 마날 알 샤리프의 성장 과정과 인권운동가로의 변신 과정을 담은 회고록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