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으로, 만화지만 장편소설과 같은 서사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갈등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전후 시대에 농락당하는 예술가의 인생을 아름답고 잔혹하게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우울하지만, 썩어빠진 세상에서 두 사람이 엮어내는 꿈은 읽는 내내 마음이 벅차오르게 만든다.
전후(戦後) 요코하마. 천재 각본가였던 케이는 더 이상 펜을 잡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각본의 모델로 삼았던 인물들이 반드시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죽기만을 기다리던 어느 날, 살아야 할 이유가 나타나 버렸다. 그것은 만취한 케이를 자신이 얹혀사는 유곽에서 간호해 준 요이치. 그의 천진함과 요염함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던 케이는 어떻게든 요이치를 쓰고 싶어진다……. 다른 누구를 희생해서라도, 무엇을 희생해서라도, 요이치만은 불행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맹세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