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자본주의 문화 논리

프레드릭 제임슨 · 사회과학
8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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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더니즘과 관련한 작업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철학에서 건축, 미술, 영화, 드라마, 음악, SF 소설, 실험적 예술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분석의 대상으로 끌어들여 현란한 분석을 펼치고 있으며 제임슨 특유의 글쓰기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이 책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예술가들이 참고하는 전범 같은 책으로 손꼽힌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를 예술과 철학 영역을 넘어 20세기 후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말로 각인시키고 대중적으로 유통시키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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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론 1장 문화_후기자본주의 문화 논리 2장 이데올로기_포스트모더니즘 이론들 3장 비디오_무의식 없는 초현실주의 4장 건축_세계체제의 공간적 등가물 5장 문장_글 읽기와 노동분업화 6장 공간_유토피아의 종언 이후 유토피아주의 7장 이론_포스트모던 이론적 담론에서 내재성과 유명론 8장 경제_포스트모더니즘과 시장 9장 영화_현재에 대한 향수 10장 결론_이차 가공 미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도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포스트모더니즘을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지평을 구축한 현존하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제임슨의 기념비적 저작 출간 30년 만에 첫 번역!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자본주의 문화 논리』는 지적 블록버스터다. […] 유행에 민감한 좌파 허무주의자들에게 던지는 시의 적절한 응답이다._테리 이글턴(문예 이론가) 제임슨을 읽기 이전의 시기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_클린트 번햄(비평가) 오늘날 영미권에서 가장 중요한 마르크스주의 문화비평가라고 일컬어지는 프레드릭 제임슨의 기념비적인 저작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자본주의 문화 논리』가 출간 30년 만에 처음으로 번역되었다. “1980년대에 가장 많이 인용되고, 논의되었으며, 논쟁을 일으킨 글”이라고 알려진 동명의 논문을 수록한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과 관련한 작업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철학에서 건축, 미술, 영화, 드라마, 음악, SF 소설, 실험적 예술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분석의 대상으로 끌어들여 현란한 분석을 펼치고 있으며 제임슨 특유의 글쓰기 스타일이 유감없이 발휘된 이 책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예술가들이 참고하는 전범 같은 책으로 손꼽힌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를 예술과 철학 영역을 넘어 20세기 후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말로 각인시키고 대중적으로 유통시키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에 뛰어든 마르크스주의자 해체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를 비롯한 유럽 이론들과 포스트마르크스주의 담론들, 그리고 레이건 정권 이후 보수파의 거센 반격이 1960년대의 진보적 성취를 무시하며 미국 학계를 식민화하고 자본주의의 궁극적 승리와 계급 정치 및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선언하던 1980년대 초중반, 포스트모더니즘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떠한 예술을 포스트모던 예술이라 부를 것인가.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계승인가 급진적인 단절인가. 포스트모더니즘을 지지할 것인가 비판할 것인가. 그러던 중 제임슨이 1984년 『뉴 래디컬 리뷰』에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자본주의 문화 논리」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이 논쟁에 뛰어들면서 더 강력한 파장을 몰고 왔다. 그때까지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묶어서 사유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항상 역사화하라!”(제임슨)는 역사유물론의 깃발을 앞세운 채, “역사의 도살장”(더글러스 켈러)으로 들어간 것이다. 제임슨은 한편으로는 포스트구조주의자들의 집중포화 대상이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좌파들에게 마르크스주의의 변절자 취급을 당했다. 그 후로도 그는 해석, 역사성, 공간, 유토피아 등을 중심으로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심화된 글들을 추가적으로 발표했고, 1991년 오래도록 회자될 이 책으로 묶여 나오게 된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치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지평의 구축 이 책은 제목 자체가 제임슨이 포스트모더니즘에 접근하는 방식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다른 이론가들이 포스트모더니즘을 하나의 예술적 스타일로 간주했다면, 제임슨은 이를 “후기자본주의”라는 특정한 정치적·역사적 환경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 즉 “후기자본주의의 문화 논리”로 바라본다. “후기자본주의”라는 용어는 경제학자 에르네스트 만델(자본주의를 고전적 자본주의, 독점자본주의, 후기자본주의로 구분했다)에게서 빌려온 것으로, 현 단계의 다국적 자본주의가 마르크스의 19세기 분석과 모순되기는커녕 지금까지의 자본주의 중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자본주의라는 생각과 연관된다. 덕분에 우리는 포스트모더니즘을 후기자본주의의 핵심 모순과의 관련 속에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의 변화의 결과로 소위 예술의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의 삶과 문화가 조직되는 방식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제임슨을 통해 “깊이 없음” “역사성의 쇠퇴” “시간의 공간화” “시뮬라크럼”으로 표현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표피성의 미학과 “텍스트성”과 “내재성”을 강조하는 포스트구조주의의 이론적 담론이, 사실은 궁극적 지시대상체로서 대문자 역사와의 조우를 차단하는 후기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적 봉쇄 전략의 일부였음을 깨닫는다. 인식적 지도 그리기: 현재의 상황을 “파국인 동시에 진보”로 파악하라 제임슨은 또한 포스트모던 건축가 존 포트먼이 설계한 로스엔젤레스의 보나벤처 호텔을 예로 들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공간 논리에 내재한 사물화의 힘을 폭로한다. 표면이 거대한 반사 유리로 되어 있는 자기 폐쇄적인 이 건물에서 스스로의 방위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스트모던 하이퍼스페이스는 개별 인간의 몸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감각적 지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조직화하며, 자신의 위치를 지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초월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소비사회의 강렬한 황홀경 속에서, 혹은 무의미한 차이의 유희 속에서 현재의 영원한 지속을 찬양하는 정신분열적인 주체가 되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 제임슨은 자본주의의 발전을 ‘긍정적인 동시에 부정적으로’ 사유하라고 했던 마르크스를 따라, 후기자본주의의 문화적 진화를 변증법적으로 사유할 것을, 다시 말해 현재의 상황을 “파국인 동시에 진보”로 파악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시대의 것이라 할 수 없는 역사적 상황과 딜레마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미학적 실천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우리의 상황에 걸맞은 정치문화적 모델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담긴 진리의 계기, 다국적 자본이라는 세계 공간에 집중해야 한다. 제임슨은 현실을 돌파하여 이 세계 공간을 재현할 수 있는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하며, 전 지구적으로 펼쳐진 후기자본주의의 관계망 속에서 주체의 위치를 정치적·미학적으로 가늠하기 위한 시도로서 “인식적 지도 그리기”를 요청한다. 제임슨의 이후 작업에서 계속 발전되어나가게 될 이 방법론은 실재 조건, 즉 후기자본주의를 정교하게 지도 그리려는 시도와는 무관하며, 역설적이게도 후기자본주의에 대한 미메시스적 재현의 불가능성 위에서만 작동한다. 즉 인식적 지도 그리기는 주체의 영역과 실재로서의 후기자본주의라는 두 공간을 판타지적인 구조를 통해 연결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변화의 열망, 바로 유토피아적 충동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한편, 제임슨은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확장하는 10장 「이차 가공」에서 “인식적 지도 그리기”는 사실 “계급의식”에 대한 암호였으며, 그것을 통해 지금까지 꿈꿔본 적이 없는 종류의 새로운 계급의식의 필요성을 제안하려고 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임슨 재방문 떠들썩한 유행의 시기가 한참 지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말이 거의 사라진 듯 보이는 시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너무도 뒤늦은 방문으로 느껴질 듯싶다.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은 포스트식민주의와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등의 이론으로 대체되고, 차이와 다양성, 혼종성, 정체성 등이 인문학 논문의 키워드를 차지하면서 제임슨류의 총체적인 사유는 한동안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무한한 정당성을 담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미시정치학과 정체성 정치의 투쟁이 “인정과 차이에 대한 관용을 위한 문화적 투쟁”으로 변형(일부의 경우에는 보수화)되어가는 반면 자본주의는 승리의 행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임슨’의 이름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신사회운동이나 소집단 운동이 자본주의와 맺는 관계에 대한 성찰이나, 국지적인 투쟁과 전지구적인 투쟁의 조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부분은 30년을 우회해 방문한 이 책의 예기치 않은 적실함을 확인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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