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이 필요치 않은 작품이다. 외래어 표기 규정대로, ‘베르터’라고 했음. 번역자는 정현규 서울대 독문과 강사.이 작품은 괴테의 체험 그 자체라 할 수 있을 만큼 작가와 작품이 한 몸을 이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근대적 자의식이 활짝 만개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인공 베르터의 자살로 끝나는 비극적 결말은 괴테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다.
1772년 봄 괴테는 베츨라의 고등 법원에서 견습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법관인 부프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곧 부프의 둘째 딸인 샤를로테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샤를로테는 이미 외교관인 케스트너와 약혼한 사이였다. 괴테는 걷잡을 수 없는 정념에 사로잡혀 괴로워했고, 결국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두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고 베츨라를 떠났다. 그런데 얼마 뒤 역시 베츨라에서 브라운슈바이크 공사의 비서로 있던 예루살렘의 자살 소식을 들은 괴테는 큰 충격에 사로잡혔다. 예루살렘은 괴테와 라이프치히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친구의 부인을 사랑하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괴테는 자신의 체험과 예루살렘의 죽음을 엮어 『젊은 베르터의 고통』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연관된 수많은 예술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독일에서만 무려 140종이 넘는 변종이 출현했다. 나폴레옹이 이 작품을 일곱 번이이나 읽었고, 괴테를 만났을 때 베르터를 먼저 화제로 올렸다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화다. 가히 베르터 열병이라 할 정도로 이 작품은 당시 유럽인들의 삶을 지배했으며, 20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많은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본 번역은 에리히 트룬츠가 편집하고, 트룬츠와 베노 폰 비제가 해제를 쓴 14권짜리 함부르크 판본의 제6권을 대본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