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문

파스칼 브뤼크네르 · 소설
3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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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광기어린 욕망의 종착지로 향하는 5일 동안의 여정 인도 여행을 위해 프랑스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트뤼바 호에 탑승한 디디에와 베아트리스 커플은 여행 중인 프란츠 부부를 만나게 된다. 휠체어를 탄 불구자 프란츠는 자신의 아내인 레베카를 조심하라고 경고하지만, 디디에는 순식간에 관능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레베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는 마치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듯 계속해서 레베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프란츠의 은밀한 제의와 함께 그들 부부 사이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들을 듣게 되고, 거부할 수 없는 기이한 프란츠의 고백에 점차 빠져드는 디디에를 바라보는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점차 불안해진다. 광란의 욕망과 퇴폐적 매혹을 오가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으로 치닫던 이들의 항해가 5일째를 맞이하던 날, 마침내 모든 사람을 경악케 할 사건이 벌어진다.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가학 행위, 그리고 필연적인 욕망의 소멸 일반적인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와는 달리, 『비터문』은 노골적인 묘사로 사디즘과 마조히즘에 관해 이야기한다. 사디즘이란 성적 대상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줌으로써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 성욕을 말하며, 마조히즘은 이와 반대로 학대를 받는 데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성적 본능의 구성요소라고 하였다. 이러한 사디즘과 마조히즘은 변태 성욕이라 하여 사회적으로 지탄받으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의 한 측면이라는 심리적 차원에서 연구되기도 하고 끊임없이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비터문』에서 프란츠와 레베카가 나누는 변태적인 행위들이 병적인 모습으로 비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학적인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성교에 앞서, 전희 과정에서 상대를 물거나 꼬집고, 할퀴는 행위가 바로 그 예다. 실제로 고통을 주지는 않지만 거짓 학대로 성적 쾌감을 맛보는 경우도 있다. 발가벗긴 상대를 넥타이로 침대에 묶어놓고 혁대로 후려치는 등의 흉내를 내면서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장난을 즐기는 것이다. 격렬하고 가학적인 행위들은 불꽃같이 격렬한 감정에 휩싸인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사랑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였다. 감춰진 욕망의 표출에서부터 파멸까지 상세히, 여과 없이 드러냄으로써 작가는 현실에서의 사랑을 반영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발표한 두 번째 소설 『비터문』은 1981년 파스칼 브뤼크네르가 발표한 두 번째 소설이다. 1976년 첫 소설을 발표하고 1995년 산문집 『순진함의 유혹』으로 메디치 상을, 1997년 『아름다움을 훔치다』로 르노도 상을, 2002년 발표한 『번영의 비참』으로 경제학 도서 부문 상을 수상하며 프랑스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자신의 글쓰기를 어느 한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업을 하고 있다. 브뤼크네르는 이 작품에서 정상을 벗어난 모든 종류의 사랑, 아니 욕망을 상품을 진열하듯이 늘어놓는다. 가학성 변태 성욕, 오줌을 마시게 하고 똥을 먹게 하면서 성적 쾌감을 느끼는 성애 등이 그것인데, 발표했을 때부터 이런 역겨운 장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더구나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상대를 향한 욕망이 실제로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비극적이지만 악랄한 사실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비터문』의 대화를 단순히 가학적 성도착증 환자의 고백으로 치부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필력이다. 이 작품의 느낌은 상당히 복잡 미묘하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이들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외설적이고, 때론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속속 등장한다. 하지만 결코 ‘변태적이다, 불쾌하다’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이 작품을 폄하할 수가 없다. 자칫 난잡하고 혐오스러울 수 있는 소재와 내용임에도,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힐 듯한 풍부한 비유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은유를 통해 놀라울 만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며, 작가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완벽하게 해석하고, 묘사해냈기 때문이다. 작가는 욕망의 필연적인 소멸을 통해서 부부 생활의 파탄이라는 주제에 접근한다. 상투적 표현과 이미 읽은 것 같은 느낌을 피하면서, 한 부부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욕망의 소멸과 지루함이라는 진부한 주제에 어떻게 다가갔을까? 우선 이 책의 독창성을 이루는 것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서술구조이다. 모든 점에서 다른 두 남자, 디디에와 프란츠가 나누는, 파멸에 이르게 하는, 파괴적인 대화이다. 작가는 마치 언어의 대가처럼 단어들을 조종하고 독자는 무력하게 이 두 남자가 함께 지옥으로 추락해 가는 과정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욕망을 생생하게 간직하려는 희망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브뤼크네르는 또 다른 모습 '커플 사이에서 누가 힘을 갖는가 하는 힘의 모습'에 다가간다. 이 작품은 약자가 강자가 되고, 강자가 약자가 되는 과정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작가는 한 존재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해자로 변모해 가는지 묘사한다. 바로 어제만 해도 그가 그리 찬양했던 상대를 학대하고 파괴하면서 유기도 서슴지 않는다. 브뤼크네르는 끊임없이 사랑의 관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또 남녀의 문제, 남녀 사이의 욕망의 문제를 분석하고 질문을 던진다. 적나라한 표현에 숨겨진 은유와 상징을 찾아내는 것도 이 작품을 읽는 묘미가 될 것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된 「비터문」 휴 그랜트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을 맡았으며, 「피아니스트」, 「테스」, 「차이나타운」을 만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된 「비터문」은 1993년 개봉 당시 인간의 파격적인 내용으로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주요 인물들의 이름과 직업 등을 다르게 설정하고 소설의 결론과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원작이 갖는 파격과 욕망, 잔인성과 변태 등을 높은 수위로 표현해내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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