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운동화

김숨 · 소설
2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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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의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전작 <바느질하는 여자>가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써 내려간 소설이라면, <L의 운동화>는 산산이 부서져 내린 운동화를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내는 작품이다. 이한열은 1987년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2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희생은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국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150만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피격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270㎜ 흰색 '타이거' 운동화는 현재 오른쪽 한 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이 100여 조각으로 부서질 만큼 크게 손상되었지만, 2015년 그의 28주기를 맞아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 동안 복원하여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숨 작가는 김겸 박사의 미술품 복원에 관한 강의를 듣고, 과천에 있는 김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복원 작업을 지켜본 후,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L의 운동화>는 한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적, 역사적 유물로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술품 복원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한열의 생존 당시 이야기와 그의 친구들 및 유가족들의 뒷이야기도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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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9 2부 137 감사의 말 275 참고와 인용 277

출판사 제공 책 소개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 그의 운동화가 김숨의 문장으로 되살아난다 "L의 운동화는 싸우고 있었다. 살기 위해서. 살고 싶어 하는 ‘의지’가 L의 운동화에 발생한 것이다." ● 개인의 물건이 시대의 유물로, ‘그날’의 운동화가 되살아난다 김숨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L의 운동화』가 출간되었다.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의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숨은 최근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연달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05년 첫 소설집 『투견』을 시작으로 10여 년 동안 김숨은 매해 쉼 없이 소설집 4권, 장편소설 7권을 펴냈다. 전작 『바느질하는 여자』가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써 내려간 소설이라면, 『L의 운동화』는 산산이 부서져 내린 운동화를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내는 작품이다. 이한열은 1987년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2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희생은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국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150만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피격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270㎜ 흰색 ‘타이거’ 운동화는 현재 오른쪽 한 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이 100여 조각으로 부서질 만큼 크게 손상되었지만, 2015년 그의 28주기를 맞아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 동안 복원하여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숨 작가는 김겸 박사의 미술품 복원에 관한 강의를 듣고, 과천에 있는 김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복원 작업을 지켜본 후,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L의 운동화』는 한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적, 역사적 유물로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술품 복원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한열의 생존 당시 이야기와 그의 친구들 및 유가족들의 뒷이야기도 그려졌다. 이 소설은 이한열의 운동화를 통해 한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는 운동화 한 짝이 ‘사적인 물건’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시대를 대변하는 물건’으로 역사적인 상징이 되는 과정을 김숨 작가 특유의 집요하고 치밀한 묘사력으로 세세히 그려내며, 삶과 죽음, 기록과 기억, 훼손과 복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 짓밟히고 부서지고 사라진 것들을 되살리고 기억하려는 마음 소설은 마크 퀸의 자화상 「셀프」로 문을 연다. 자기 두상을 모형으로 한 석고 거푸집에 자신의 피를 부어 응고시킨 작품이다. 청소부가 실수로 작품을 보관한 냉동고의 전원 코드를 뽑는 바람에 피가 녹아내려 훼손되었다. 마크 퀸이 죽은 뒤 저 작품이 망실(亡失)될 경우, 저것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피는 살아 있는 몸속에서 생성되고 순환하는 오묘한 재료였다. 온도에 따라 변질, 소실되기 쉬운 피를 다급히 수혈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피’라는 물질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냥 피가 아니라, 마크 퀸의 피를. 만약 30대 초반에 모은 피로 제작한 「셀프」일 경우 그 당시의 피를 대체할 물질을. 다른 사람의 피가 섞여도 그것을 여전히 그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밖에도 마르셀 뒤샹의 「제발 만지시오」, 피에로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 요셉 보이스의 「죽은 토끼에게 그림을 설명하는 법」, 렘브란트의 「야경」과 「자화상」,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잠이 든 뮤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로댕의 「입맞춤」, 토레스의 「무제-완벽한 여인들」, 다니엘 스포에리의 「덫에 걸린 그림들」까지, 많은 예술 작품들이 언급되며, 실제 미술품 복원 사례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복원’이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는 것이다. ‘L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것은 ‘L의 운동화’의 본디 모습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L의 운동화’의 ‘본디 모습’은 무엇일까. 공장에서 이제 막 생산되어 나온 직후? L이 운동화를 사서 처음 신은 때? 최루탄을 맞을 당시? 작품 속 화자인 복원가는 ‘L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한다. L의 운동화를 최대한 복원할 것인가? 최소한의 보존 처리만 할 것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둘 것인가? 레플리카를 만들 것인가? “내가 복원해야 하는 것은, 28년 전 L의 운동화가 아니다. L이 죽고, 28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버틴 L의 운동화다. 1987년 6월의 L의 운동화가 아니라, 2015년 6월의 L의 운동화인 것이다. 28년 전 L의 발에 신겨 있던 운동화를 되살리는 동시에, 28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야 하는 것이다.” ‘복원’과 ‘훼손’은 종이 한 장 차이이며, “원작의 상태를 벗어나지 않는 ‘적정한 선’에서 작업을 멈추는 것은 복원가의 역량이자 덕목”이라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의 이아손과 테세우스, 동화 속 「신데렐라」,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 고대 신화부터 최근 문학 작품에 이르기까지 ‘신발’은 주요한 오브제로 쓰여 왔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도 죽은 아들의 낡은 신발을 발견한 아버지는 신발에 입을 맞추며 울부짖는다. “아가야, 일류셰치카, 귀여운 우리 아가, 네 발은 어디 갔니?” ‘신발을 신고 걸어온 역사’라는 의미의 ‘이력(履歷)’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신발은 그 사람의 역사, 바로 그 사람 자신을 상징한다. 작품 속 ‘L의 운동화’는 “살과 피와 뼈로 이루어진 살아 있는 생명체, 영혼이 깃들어 있는” 물건으로 그려진다. 어릴 때 어머니는 연년생인 형과 내게 유니폼처럼 똑같은 옷을 사 주고는 했다. 한날한시에 똑같은 옷을 사 주는데도 형의 옷이 번번이 먼저 해지는 것을 나는 의아해했고, 습관뿐 아니라 성격과 기질이 그 사람의 옷과 신발과 가방 같은 물건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은 그 개인의 기록물이기도 하다는 걸. “물건들은 단순히 물건으로 그치지 않고 인간의 흔적을 간직하며, 우리를 연장시켜 준다.” 작품 속 복원가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에게 복원이란, 그 물건의 소유자를 되살리는 일이자 애도하는 행위이다. “똑같은 상표의 운동화여도, 옆집 아이의 운동화와 내 아들의 운동화는 다르겠지요. 어떤 여자가 아들의 운동화를 복원해 달라고 복원가를 찾아온다면, 그 운동화가 그 여자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운동화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운동화가 귀한 물건도 아니고, 새 운동화를 얼마든지 사 신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차마 버리지 못하고, 심지어 운동화 값보다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그것을 어떻게든 복원해 간직하고 싶어 하는 데는 말이지요. 지극히 사적인 의미와 가치가 저를 설득하거나 매혹할 때, 저는 복원하고 싶은 의지와 욕구를 느낍니다.” 이 작품 속에는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언급된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효순과 미선, 제주4.3사건, 일본군 위안부 사건, 홀로코스트까지. 역사 속에 억울하게 스러져 간 많은 사람들을 우리 기억 속에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7만 8천 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은 폴란드 마이다네크 수용소에 산처럼 쌓인 5만 7천 점의 피해자 신발을 언급하며 끝을 맺는다. “원래는 똑같았을 신발들은, 더 이상 똑같은 신발이 아니었다. 그것을 신었던 사람들에 의해 전혀 다른 신발이 되어 있었다.” 김숨 작가는 이 작품을 일컬어, “‘이한열 운동화 복원’이라는 큰 흐름 속에 있는 소설”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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