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너진 자리에서 소설의 몫을 찾아가다
대한민국 네티즌이 ‘한국소설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한 김애란의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국내외 독자들을 위한 K-픽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김애란은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인상적이고 간결한 묘사를 통해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확연하게 불러일으키는 천재를 지닌 작가이다. 이번 작품은 이별 이후, 그 슬픔과 애도의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명지가 겪은 사건은 지난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와 많은 부분 닮아 있다. “창작노트”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말이 무너진 자리’라고 회상한 김애란은 “‘죽음’을 넘어서는 말은 결코 될 수 없을지라도, 그 불가능 앞에서 묵묵히 예의를 지키는 말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라고 집필 과정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은 명지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사촌 언니의 빈 집에서 한 달 간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 먼 곳에까지 따라온 한국에서의 기억은 담담한 일상 속에서도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어느 날 옷을 갈아입던 명지는 자신의 몸에 발그스름한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점은 몸 전체로 번지고, 명지는 마침 에든버러에서 공부하고 있던 친구 현석을 만나는데 현석은 역시 대학 친구였던 명지의 남편의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로 문을 연 은 최근에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해 한영대역으로 소개하는 시리즈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국내외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매 계절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총 14권이 출간되었다.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한 수준 높은 번역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 코리아타임즈 현대문학번역상 수상 번역가 등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에 참여한 바 있는 여러 명의 한국문학 번역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번역의 질적 차원을 더욱 높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번역은 제2의 창작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품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도 해외 영어권 독자들이 읽을 때에 유려하게 번역된 글을 읽을 수 있게 하여 작품에 대한 감동을 그대로 전했다. 영어 번역에는 하버드 한국학 연구원 등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했으며, 번역과 감수, 그리고 원 번역자의 최종 검토에 이르는 꼼꼼한 검수 작업을 통해 영어 번역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은 아마존을 통해서 세계에 보급되고 있으며, 아시아 출판사는 시리즈를 활용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작가들과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