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강직함과 부드러운 시어(詩語)로 일제에 맞선 지식인, 한용운 시인이자 승려, 독립운동에 앞선 민족대표 33인 중 하나. 그를 소개하는 말에는 이 외에도 여러 개가 있다. 하지만 가장 그를 ‘그답게’ 소개하는 말은 아마도 ‘민족시인’이 아닐까 한다. 만해(萬海) 한용운은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자주독립(自主獨立)을 염원하며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 그대로의 삶을 살았다. 그래서 강한 독립에 대한 의지, 일제와 타협하거나 굴욕적인 삶을 살지 않겠다는 결심이 글 속에 나타난다. 하지만, 그가 항상 강한 글만 쓴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여성스럽고 부드러우며 이별을 극대화하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또, 그는 자주독립을 향한 의지를 굳은 시어(詩語) 속에 녹여 주권을 잃어버린 우리의 슬픈 삶과 애환을 달래 주었다. 대표적으로 〈님의 침묵〉을 꼽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님의 침묵〉의 ‘님’은 읽는 사람과 읽는 시대에 따라 대상이 달라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읽으면 ‘연인’이 되고, 한 치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 읽으면 ‘등불’ 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를 썼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자주독립을 향한 작가의 소망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용운의 강직한 절개와 그의 굳은 마음을 담아 시를 ‘손글씨’로 쓰면서 감상한다 《손으로 직접 쓰는 님의 침묵》은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시 원문을 따라 쓰면서 그의 시 세계(時 世界)를 이해하고자 만들었다. 본문의 왼쪽에는 한용운의 시, 오른쪽에는 독자가 손으로 쓰는 페이지로 꾸몄다. 만해 한용운의 서거는 50년이 넘었음에도 우리에게 꼿꼿하고 총명한 지식인의 시어(詩語)를 보여 준다. 여러 편의 시를 직접 손으로 쓰면서 암울했던 시대의 지식인으로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가슴으로 느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