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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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의 옥스퍼드대 〈Very Short Introduction〉시리즈 음악 분야 현대의 고전 음악이란 무엇인가 음악이란 과연 무엇인가. 음악은 어떻게 구성되며 어떻게 소비되는가. 오늘날 세계는 전통음악 · 포크 · 클래식 · 재즈 · 록 · 팝 등 온갖 종류의 음악으로 넘쳐난다. 우리는 이들 각각이 들려주는 소리 너머의 세계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며 이해하고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모든 음악을 지도 위에 펼치듯 근본적인 음악의 지형도를 그리려 한다. 이로써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고자 하는데 음악의 기초 용어(보표, 음자리표, 음계, 화음 등)를 요약하고 나서 레퍼토리를 훑어보는 식의 흔한 방식이 아닌 음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아가 음악이 의미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한다. 음악은 들어서 좋으면 됐지 무슨 분석이고 의미가 필요할까? 사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몇몇 사례들을 통해 들리는 것이 음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 음악의 의미와 해석은 그것이 소통되는 문화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베토벤에서 스파이스 걸스, 중국의 금琴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아우르며 음악이 구현하는 개인적 · 사회적 · 문화적 가치들을 검토해나간다. 그리하여 기존 음악 개념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음악을 포괄하는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제공하려 시도한다. 음악을 읽다 음악을 읽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이 책 1장에서 텔레비전 광고 음악을 언급한다. 광고 음악을 접할 때 우리는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그것을 듣는가? 보는가? 우리는 광고업자의 메시지를 듣지만 여기서 음악의 힘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는 깨닫지 못한다. 음악은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그리하여 ‘원래 모습’인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 은밀히 파고들어 우리의 의지를 조정하도록 만든다. 피리 연주로 아이들을 유인하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세계 곳곳에서 전해오는 인어 이야기, 그리스 신화 속 사이렌 이야기 등을 생각해보라.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루만의 ‘음악적’ 목소리도 있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음악을 단순히 새로운 들을 거리가 아닌 그것을 듣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식한다면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음악을 다르게 경험하도록 이끈다고 말한다. 여기서 새로운 인식이란 음악은 인간이 만든 문화의 산물이라는 것, 보편적 언어처럼 보이지만 실은 착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비판적 지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음악학자들만이 아니다. 아도르노가 분명히 이해했듯이 비판 이론은 음악을 등한시한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음악의 힘을 파헤친다. 그만큼 음악은 이데올로기의 대리인으로서 독보적 힘을 갖는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우리는 음악을 들을 줄도 알고 읽을 수도 있어야 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악보를 읽는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문화와 사회의 본질적 부분으로서 음악이 갖는 의미를 읽는다는 뜻이다.”(170쪽) 그럼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듣는 그것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왔으며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음악에 관해, 그리고 우리가 음악에 부여하는 가치와 특질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지나치게 음악 외적인 맥락에 치중하는 것을 경계하며 음악 안과 음악 밖, 텍스트와 콘텍스트 사이에 균형을 잡으면서 새로운 흐름과 구별되는 위치를 다지려고 고심한다.”(185쪽) 결국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은 말 그대로 음악에 관한 책이면서 음악에 관한 사고(思考)에 대한 책이다. 다시, 음악을 말하다 이 책은 2004년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12년이 지나 새삼 이 책을 다시 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번역 또한 1998년 초판 이후 다시 발행된 2010년 개정증보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한때 음악은 영화가 이끄는 영상 시대가 열리면서 슬그머니 우리 삶에서 잊힌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음악 없는 삶이 가능할까? 오히려 음악은 사라지기는커녕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음악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낸다. 어떤 변화가 대두돼도 변하지 않는 것은 늘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을 던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 필요하다. “음악은 당연히 중요하다. 이런 믿음이 없었다면 내가 이 책을 쓸 일은 없었을 테고, 여러분도 이런 믿음이 있기에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셈이다. 음악은 따로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라 세상 한가운데에 있다. 실은 대상이라기보다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 자신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10쪽) 음악의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음악은 왜 미적 자본이라 명명하는가, 음악의 가치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산물인가, 진정한 음악이란 따로 있는가, 음악은 상상력의 소산인가, 악보나 음반은 음악과 어떻게 다른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들을 통해 바로 음악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고 우리가 이해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또한 음악은 그들만의 순수한 어떤 것(순전히 음악적인 것)이라는 오랜 전통에서 벗어나 세속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음악을 골방에서 끌어내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음악이 널려있는 오늘날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이것이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가볍지 않은 주장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다시 펴내는 이유다. 처음 이 책을 번역했던 역자의 소회를 여기 소개한다. 음악 전문 번역가로서 다시 마주한 텍스트는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12년 전 내가 번역한 원고를 새로 손보면서 음악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다. 니콜라스 쿡의 원고를 계기로 번역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기억도 난다. 세상에 많은 음악이 있고 음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음악 책들이 있지만, 음악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로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은 지금도 흔치않은 일이다. 오늘날 음악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상황에서 이 책은 여전히 의미 있는 울림을 준다. 음악은 들어서 좋으면 그만이지 뭐가 더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에게 니콜라스 쿡의 책은 내가 꺼내들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 곰의 눈 푼크툼 ‘곰의 눈 푼크툼punctum'은 개인마다 고유한 시선, 시대마다 다른 해석으로 새로운 책 읽기를 권하는 곰출판 교양 시리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