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푸른 꽃

레몽 크노
3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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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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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단의 거장 크노는, 유례없는 작품들로 현대 프랑스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무엇보다 1960년대 수학자와 문학가로 구성된 '잠재문학작업실'이란 뜻의 실험문학그룹 울리포(OuLiPo)를 만든 장본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한국에 제법 알려진 작가들인 조르주 페렉, 이탈로 칼비노 등도 차후에 그 그룹에 합류해 함께 활동했다. 크노는 문자와 수의 세계를 나란히 놓고 봄으로써 문학 속에서 전혀 낯선 방식으로 또다른 잠재성을 이끌어낸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비롯해 수많은 작가가 크노의 작품들을 두고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명작, 프랑스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써낸 작가"라며 크노의 남다른 작업에 박수를 보냈다. <연푸른 꽃>은 오랜 세월 언어를 가지고 실험했던 크노가 펴낸 후기작이다. 만년에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대가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꿈과 현실, 중세와 현대, 각종 언어와 조어가 갈마드는 이 작품의 독특한 서사적 구성은 읽을 때마다 새록새록 또다른 재미를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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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연푸른 꽃 9 저자의 말 315 옮긴이의 해제 316 레몽 크노 연보 329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수학자와 문학가로 된 실험문학집단 울리포를 이끈 현대문학의 기수, 다 읽으려면 수백만 년이 걸린다는 시집 『시 100조 편』을 쓴 문학사 속 파란 피의 악동 레몽 크노, 만년에 장자의 호접지몽 우화로 새 소설을 쓰다! 꿈-언어-역사의 대홍수 속에 띄운 방주 『연푸른 꽃』 “ 나리! 어디로 모실까요?” “ 멀리! 저멀리로! 이곳 진창, 우리의 꽃으로 이뤄졌도다.” 중세의 오주 공작은 꿈에서 정박중인 배에서 먹고 마시고 잠자는 오늘의 시드롤랭이 되고, 오늘의 시드롤랭은 꿈에서 말 타고 수백 년을 건너 시간 여행중인 중세의 오주 공작이 된다. 두 삶이 겹쳐지며 피어나는 연푸른 꽃, 크노의 호접몽이 보여주는 언어의 신비 레몽 크노, 프랑스 현대문학사의 지형을 바꾼 거장의 초상 20세기 문단의 거장 크노(Raymond Queneau, 1903~1976)는, 유례없는 작품들로 현대 프랑스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무엇보다 1960년대 수학자와 문학가로 구성된 ‘잠재문학작업실’이란 뜻의 실험문학그룹 울리포(OuLiPo)를 만든 장본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한국에 제법 알려진 작가들인 조르주 페렉, 이탈로 칼비노 등도 차후에 그 그룹에 합류해 함께 활동했다. 크노는 문자와 수의 세계를 나란히 놓고 봄으로써 문학 속에서 전혀 낯선 방식으로 또다른 잠재성을 이끌어낸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일례로 바흐의 푸가에서 영감받아 동일한 일화를 99가지 문체로 변주해낸 『문체연습』(1947), 단 10편의 소네트만으로 시 100조 편의 제작가능성을 제시한 시집 『시 100조 편』(1961) 등은 오늘날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비롯해 수많은 작가가 크노의 작품들을 두고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명작, 프랑스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써낸 작가”라며 크노의 남다른 작업에 박수를 보냈다. 이렇듯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들로 울리포의 선구자로 평가받은 크노. 그는 이오네스코와 베케트가 보여준 언어파괴, 셰익스피어나 초서가 툭툭 내뱉던 야한 농담, 파운드나 조이스가 지닌 입말의 이미지, 라블레나 세르반테스한테서 보이는 왁자한 상상력을 보다 더 실생활로 끌어와 문자로서, 문자를 위한, 문자의 모험을 펼친다. 크노는 일찍이 초현실주의그룹에도 잠깐 몸담았고, 콜레주드파타피지크그룹, 프랑스수학협회, 난센스논의학회, 유머학회, 공상과학애호가서클 등 울리포 말고도 다양한 그룹들과 연대하며 문학 내에 잠재된 여러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작가였다. 11살부터 작성한 독서목록을 평생 이어나갔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독서광이었고, 1000편이 넘는 시와 16편의 소설 등을 펴낸 작가이자, 갈리마르 플레이아드총서를 이끈 편집자로서 여러 작가를 발굴해낸 눈밝은 지성인이었으며, 부뉴엘-트뤼포-베리만 등과 작업한 시나리오작가이자 배우이자 칸영화제 심사위원이기도 했고, 대중가요 샹송의 작사가이기도 했다. 사르트르가 그의 시 을 읽고 노래로 만들어보라고 청한 그 곡이 나중에 쥘리에트 그레코가 불러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는 일화며, 알렉상드르 코제브의 문하생으로서 그의 헤겔 강의록을 정리하여 주석판을 내는가 하면, 코제브 밑에서 함께 공부했던 바타유와 함께 헤겔 연구 논문 「헤겔 변증법의 기초 비판」을 같이 쓰기도 했으며,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를 연구한 책을 펴내기도 했고, 초현실주의그룹의 수장 앙드레 브르통에 반대하여 (그의 처제와 결혼했음에도) 바타유, 레리스, 프레베르, 데스노스 등과 『한 송장un cadavre』이란 팸플릿을 공동 제작하는 등 일화에서 보다시피 다양한 얼굴로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인 인물이었다. 만년의 대가가 장자 호접몽의 우화로 풀어낸 역사와 꿈과 언어의 대향연 이 소설 『연푸른 꽃Les fleurs bleues』(1965)은 오랜 세월 언어를 가지고 실험했던 크노가 펴낸 후기작이다. 만년에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대가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꿈과 현실, 중세와 현대, 각종 언어와 조어가 갈마드는 이 작품의 독특한 서사적 구성은 읽을 때마다 새록새록 또다른 재미를 안긴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심인물은, 오주 공작과 시드롤랭이다. 1960년대 파리 센강 인근에 수송선을 묶어두고 그곳에서 먹고 자는 한량 시드롤랭과 중세에서 시종과 함께 말을 하는 두 마리 말을 타고 시간여행에 나선 오주 공작. 둘은 전혀 다른 시간을 사나, 각자 자기네 꿈속에서 서로를 만난다. 말하자면 언제 그 시공간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게, 누가 누구의 꿈속을 거니는지 알 수 없게, 둘의 잠속 모험이 반복되고 변주된다. 「작가의 말」에서 보다시피, 크노는 중국의 호접몽 우화를 가져와 되묻는다. “오주 공작 자신이 시드롤랭이 되는 꿈을 꾸는 걸까, 아니면 시드롤랭 자신이 오주 공작이 되는 꿈을 꾸는 걸까?” 독자는 어느새 오주 공작이 탄 주마등에 함께 탔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시드롤랭이 한잔하는 수송선의 테이블로 옮겨온다. 작가는 재밌게도 중세의 오주 공작이 꿈길을 걸어 시드롤랭의 현실로 오기까지 정확히 175년씩 역사의 징검돌을 배치했다. 그 정황을 보자면, 오주 공작은 1264년 여덟번째 십자군 원정을 꾀하는 성 루이대왕이 통치하던 시절의 봉건영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1장에서 4장까지), 샤를 7세가 통치하는 1439년으로(5장에서 8장까지), 그러고는 루이 13세를 대신해 마리 드 메디치가 섭정을 펼치는 1614년으로(9장에서 12장까지), 그다음에는 루이 16세의 폐위를 몰고 온 대혁명의 해인 1789년으로(14장에서 17장까지), 그리고 마침내 드골이 통치하는 1964년으로(18장에서 20장까지) 건너뛰어 시드롤랭이 살고 있고 작가인 크노가 이 작품을 집필하던 시점인 현대로 온다. 둘의 눈꺼풀이 감겼다 뜨일 때마다 역사적 정황도 순간순간 뒤바뀐다. 그러다 마침내 둘이 만나는 마지막 장은 압권이다. 이 장에 가서야 비로소 진흙밭에 피어난 연푸른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묶어둔 수송선이 드디어 이곳에서 풀려나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이 마지막 장이다. 크노는 여기서 각기 다른 시대, 다른 나라의 인물이 한데 어울리는 이 작품에서 여러 언어, 구어, 조어 등을 써서 특유의 유머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라틴어, 희랍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어설픈 영어, 심지어 인공언어까지 총동원하여, 이 작품에는 희한한 언어의 향연이 펼쳐진다. 시드롤랭의 수송선이 ‘방주’라고 불리는 것이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듯, 크노의 이 소설 자체가 하나의 방주가 되어 바벨의 방언들, 그 언어의 대홍수 속으로 나아가는 방주 같다. 번역의 불가능성을 헤치고 나온 구성진 번역이 주는 재미와 한국어판의 의의 그간 크노의 작품들은 문학사에서 숱하게 거론되었으나 번역불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언어실험을 감행한 작품들이 대부분인지라, 대중적으로 성공한 소설 『지하철 소녀 쟈지』가 2008년 잠깐 나왔던 걸 빼면, 그간 한국에 소개될 기회가 없었다. 그의 작품이 자국의 문학장에 어떤 식으로든 통쾌한 자극과 독창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리라는 확신은, 영문판(바버라 라이트)이나 이탈리어판(움베르토 에코, 이탈로 칼비노) 번역에 도전한 쟁쟁한 그 이름들의 명성만 봐도 능히 짐작 가능하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이미 크노의 전작이 거의 소개되어 있을 정도다. 한국에 뒤늦게나마 소개되는 행운을 누린 것도 번역가의 어지간한 소명의식과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한국에 먼저 『지하철 소녀 쟈지』를 소개한 정혜용 번역가는, 이번 소설 역시 심혈을 기울여 크노가 여기저기 폭죽처럼 터뜨리고 있는 언어유희와 형식실험을 따라잡으며 한국어로 구성지게 옮겨냈다. 크노의 작품이 언어의 지리적 풍경을 완전히 뒤바꿔놓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문학언어에 대한 상상력을 증폭시키듯, 번역가는 최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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