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카첸 인터내셔널 리얼리티 코믹 페스티벌 최우수상 수상작!
소년의 시선을 신비로운 분위기로 그려 낸 <환상 만화>!
이탈리아 만화가 마리노 네리(1979)의 『강의 왕』이 열린책들에서 세운 본격 예술 전문 출판사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2006년 루체른 만화 페스티벌, 아레나 국제 만화 페스티벌, 2007년 코미카첸 국제 리얼리티 만화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하며, 그 가능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신예 만화가 마리노 네리의 데뷔작이다.
할머니, 유격대원 출신의 삼촌과 함께 셋이 사는 열한 살 소년 브루노는 어느 날 집 정원에서 해골을 발견한다. 자신의 놀라운 발견에 고무된 소년은, 그날부터 혼자 해골의 출처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소년의 추측은 홍적세에 살던 유인원의 뼈에서부터 출발하여, 할아버지의 유해, 강에 사는 <강의 왕>으로까지 나아간다. <강의 왕>이 해골을 빼앗긴 데 화가 나서 강을 범람시킨 것이라고 생각한 브루노는, <강의 왕>이 해골을 되돌려 받으러 자신을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두려워하는데…….
마리노 네리는 이 작품에서 1970년대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실제로 있었던 강의 범람을 배경으로, 이를 바라보는 소년의 시선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그려 낸다. 이 만화는 뚜렷한 줄거리나 사건도 없다. 다만 강의 범람을 지켜보는 소년의 시선과 공상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뿐이다. <소년의 시선>이 그 자체로 중요한 주제인 만큼, 서사적 리듬, 프레임, 이야기의 분위기도 모두 거기에 맞춰져 있다. 이 만화에는 어린 아이와 어른의 시선, 현실과 신화, 인간과 자연이 대비되면서도 또한 매력적으로 뒤섞여 있다.
강이 범람하는 장면은 언제나 매우 인상적이다. 회색으로 변한 물, 여기저기 커다란 나무가 둥둥 떠다니고 집이 고립되는 장면들…. 더욱이 내 머릿속에 있는 주제를 실현시키기에 <강의 범람>은 아주 흥미로운 배경이었다. 나는 <인간과 자연>, <현실과 신화>의 대비에 관심이 많다. - 작가 인터뷰 중
무엇보다 평단의 주목을 받은 것은, 보는 이를 한 번에 사로잡는 강렬한 그림이다. 이탈리아에서는 <강의 왕>으로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작가는 이 만화에서 먹을 그림의 주된 재료로 사용했는데, 단숨에 그려진 듯한 거친 필치의 그림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소년의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며,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난 너무 금방 잊혀지는 것들 중 하나야… 넌 강바닥 아래 그런 게 얼마나 많은지 모르지. 잊혀진 것, 잃어버린 것, 버려진 것들… 집 열쇠, 자동차, 달콤한 사랑의 말들, 자전거, 우산, 비행기, 고양이… 주인도 없고 사랑도 받지 못하는 물건들….
우린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어, 알겠니? 이제 밖으로 나갈 때가 됐어. 그러면 넌 산더미 같은 물건들의 왕이 되는 거야. 드디어 강의 왕이 되는 거야! - 본문 67쪽에서
[미메시스 예술 만화 시리즈]
미메시스에서는 그동안 장 자크 상뻬, 에드워드 고리, 레제르 등 이미 거장 반열에 오른 만화가들의 작품을 출간해 왔으며, 『강의 왕』을 포함하여 프랑스 신예 만화가 바스티앙 비베스의『염소의 맛』 등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전 세계 각국의 젊은 만화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도 포괄해 가고 있다. 올해 미국, 캐나다 만화 두 권이 출간될 예정이며, 앞으로도 예술적인 만화들을 지속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