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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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다시 읽는 클래식 SF... F.. C. arte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SF 페미니즘 클래식 시리즈의 첫선 작가,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사회개혁가, 샬럿 퍼킨스 길먼. 그의 사상을 담아낸 여성 유토피아 소설의 시초 “길먼의 『허랜드』는 근대적 기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을 개혁의 주체로 삼음으로써 이상적 사회에서조차 여성을 지우거나 소외시키는 젠더화된 장르 관습에 도전한다.” _ 권진아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샬럿 퍼킨스 길먼이 쓴 페미니즘 유토피아 소설의 고전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를 촉구하며 여성 해방, 여성참정권 운동 등에 힘썼다. 샬럿 퍼킨스 길먼은 그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진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정력적인 활동가, 미국과 영국 전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강연가였으며, 직접 발행한 잡지 《포러너》를 비롯한 여러 지면을 통해 소설, 시, 희곡, 에세이, 평론 등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방대한 글을 쏟아 내며 문학적 재능과 사회적 사상을 펼쳤다. 길먼은 인간에게 정해진 성 역할이 있다는 생각에 강하게 반대하며 당대의 억압적인 여성관에 반기를 들었고,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온전히 발전할 수 있을 때 인류 전체가 함께 진보할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었다. 1860년 미국 코네티컷 하트퍼드에서 태어난 길먼은 유년 시절 아버지의 가출 이후 여러 차례 친척들의 집을 옮겨 다니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때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쓴 해리엇 비처 스토, 여성참정권 운동에 참여한 이저벨라 비처 후커 등과 함께 지낸 경험은 그에게 일찍이 여성의 권리와 평등에 대한 의식을 심어 준다. 불안정한 환경에도 성실히 독학하며 성장한 길먼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공부하는 한편 카드 디자인과 가정교사 일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간다. 스물네 살에 화가인 찰스 월터 스텟슨과 결혼하며 전형적인 아내 노릇은 거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산후 우울증까지 겹쳐 정신적으로 고통받는다. 길먼은 여성의 지위와 가부장적 억압을 통렬히 체감하고 비판적 시선을 더욱 벼리게 되었고,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대표작 「누런 벽지」를 창작한다. 이후 가정을 떠나 본격적으로 강연과 저술 활동에 뛰어들면서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저명한 사회개혁가로서 새로운 삶을 펼쳐 나간다.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유토피아를 그린 장편소설 『허랜드』는 1915년에 길먼이 《포러너》에 연재한 작품이다. 생전에 길먼의 문학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1973년 「누런 벽지」가 대중에게 소개되어 재조명받은 이후 관심이 고조되면서 또 다른 대표작 『허랜드』 역시 1979년에 단행본으로 정식 발간되며 ‘새로이 발굴된’ 페미니즘 고전의 반열에 오른다. 길먼이 살아가던 19세기 후반은 진보와 발전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낙관이 팽배하던 시기로, 그 같은 열망을 담은 유토피아 픽션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쏟아져 나온 작품들 속 이상 사회에서도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구태의연한 인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SF... F.. C. 시리즈 『허랜드』를 번역한 권진아 번역가는 길먼이 “평생에 걸쳐 추구한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유토피아 픽션을 택해, 장르 관습을 충실히 따르되 “근대적 기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을 개혁의 주체로 삼음으로써 이상적 사회에서조차 여성을 지우거나 소외시키는 젠더화된 장르 관습에 도전”했음을 지적한다. 여전히 여성은 인간이 아닌 여성일 뿐이던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력을 여성이 인간으로서, 주체로서 등장하는 이야기로 바꿔 내며 상상력의 지평을 확장한 것이다. 가부장제의 모순에 대한 비판, 고정된 성 역할의 거부, 모성과 교육에 관한 이상주의적 비전,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독립 등의 주제를 담아낸 『허랜드』의 유토피아는 길먼이 해 온 모든 주장이 실현된 공간이다. 이 같은 길먼의 페미니즘적 상상력은 이후 성별 권력이 반전된 사회를 그린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이갈리아의 딸들』을 비롯해,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등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으며, ‘여자들만의 세상’을 그린 수많은 유토피아 픽션에도 영감을 불어넣었다. ‘여성이 주체가 되는 유토피아’라는 상상력에 포문을 열어 준 이 작품은 SF 고전이자 페미니즘의 고전으로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비판과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은 여자들만의 나라, 허랜드 결코 정복되지 않을 이상적인 국가를 그리다 과학과 모험을 좋아하는 세 친구, 모험가 테리, 의학도 제프, 사회학도 밴은 이야기로만 전해 오는 미지의 땅을 탐험하기 위해 원정대를 결성한다.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나라라는 소문에 그런 나라가 존재할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름다운 여성들을 만날 생각에 백일몽에 빠진 세 친구는 설레는 마음으로 미지의 땅에 들어선다. 그곳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던 젊은 여성 셋을 마주친 세 남자는 속임수로 그들을 붙잡으려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용감하고 운동신경이 출중한 이 낯선 여성들을 쫓다가 미지의 땅 안 깊숙이 들어서게 된다. 즉시 세 남자는 한 무리의 여성들에게 둘러싸이는데, 이 여성들이 전혀 젊은 여성이 아니라는 데에, 그리고 그들이 “고요하면서 진중하고 현명하고 두려움 없고 확신과 결의에 찬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에 기묘할 정도로 위엄과 힘을 느낀다. 가부장제에 젖어 살며, 여성에 대한 그릇된 편견에 빠져 있는 이들 남성이 맞닥뜨리게 된 ‘허랜드’, 남자들이 전멸한 세상. 2000년 동안 여성들이 만들어 온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오늘을 다시 읽는 클래식 SF... F.. C. SF는 페미니즘의 고전이며, 페미니즘은 SF의 현재이다. 'SF... F.. C.'가 다루는 작가들은 시대의 최전선에서 가장 창조적인 방법으로 한계에 맞섰다. 숙고하는 이성과 창조하는 상상으로 도래한 미래와 무지의 위험을 그리는 SF 페미니즘 클래식 시리즈. SF... F.. C.에서는 19세기 영미 문학의 걸작이자 고딕소설의 정점인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과 여성 유토피아 소설의 시초가 된 샬럿 퍼킨스 길먼 『허랜드』를 비롯해, SF 문학의 시원을 보여 주는 마거릿 캐번디시의 『불타는 세계』가 국내 초역으로 소개된다. 이후 페미니즘 SF의 기념비적 작품인 조애나 러스 『여성 인간(The Female Man)』, 탁월한 언어학자이자 뛰어난 페미니즘 SF 작품들을 남긴 수젯 헤이든 엘긴의 대표작 『모어(Native Tongue)』가 각각 국내 초역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