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강지혜 · 시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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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297권. 강지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장면들을 길어 올리던 시선을 생생한 현재로 옮겨 왔다. 온통 처음 겪는 일들에 둘러싸여 가족과 생업, 삶과 꿈에 대해 선뜻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득 품게 된 시인은 시집을 통해 차근차근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다. 고백이자 다짐처럼, 때로는 선언처럼 이어지는 시편들을 통해 우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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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꽃나무의 가계 13 부부 15 불안한 바람이 18 아내 20 무력한 철거 22 신혼 26 폭염 29 수면 의식 32 유성 34 한 침대 38 중독 40 드림캐처 1 42 행주를 삶는다 44 여섯 번째 새끼 47 가계 51 드림캐처 2 54 봉인 56 2부 육아 일지-불타는 일가 61 육아 일지-소금밭 64 원근 67 협주곡 68 나는 아 하고 너는 그만해라 하고 나는 깊 하고 너는 제발 그만해라 했다 70 아저씨, 나 아저씨 양말이에요 74 뱀파이어 78 태풍의 이름 81 비 온다고 했다 84 실족 87 웰컴 투 비디오 90 웰컴 투 코리아 92 지네 94 화상은 찰나에 96 3부 우리의 손을 101 팽이버섯 내린다 103 가정 106 재왕절개 108 거대한 아기 111 호명 114 네가 고른 말 116 흰 개 119 잔디 심기 122 범인의 노래 124 창가에 침대 127 틀린 그림 찾기 130 4부 선량한 사람들이 135 맥거핀 138 어린것들의 감각 140 유년 143 날짜 146 다정한 사람이 되려고 148 민달팽이 151 낯선 물 154 추격 156 검은 모래전 159 너를 기다리며 161 작품 해설│김보경(문학평론가) 저주받은 여자들의 가계(家系)와 ‘우리’가 되는 기록 163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야기의 몸을 얻어 바깥으로 넘쳐흐르는, 비밀이 아니어야 마땅했던 비밀들 강지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가 민음의 시 297번으로 출간되었다. 유년 시절의 기억을 환상적 이미지를 경유해 풀어냈던 첫 시집 『내가 훔친 기적』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시집이다. 두 번째 시집이 출간되기까지의 5년은 강지혜 시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현재에 부딪혔던 시간이다. 생면부지의 섬 제주로 이주하고,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을 업으로 삼고, 결혼을 하고, 딸이 태어나는 동안, 강지혜 시인은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장면들을 길어 올리던 시선을 생생한 현재로 옮겨 왔다. 온통 처음 겪는 일들에 둘러싸여 가족과 생업, 삶과 꿈에 대해 선뜻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득 품게 된 시인은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를 통해 차근차근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다. 이때 시인을 사로잡은 것은 비밀인 것과 비밀이 아닌 것의 경계에 대한 고민이다. 비밀은 왜 비밀이 되는가? 무엇이 나를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가? 고민 끝에, 꽁꽁 숨겨 두지 않는 것이 더욱 마땅했던 비밀들이 마침내 시의 꼴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고백이자 다짐처럼, 때로는 선언처럼 이어지는 시편들을 통해 우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 말하고 싶을 때 말해도 좋은 비밀 엄마,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비밀 아니야. 어차피 누구도 안 믿을 거야. 아빠를 심어 벚나무를 살렸다는 말을 누가 믿어? 언제든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해도 좋아. ―「꽃나무의 가계」에서 누구나 비밀은 있다. 시인 강지혜 역시 다른 이들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들이 가득 담긴 상자를 가졌다. 그런데 그는 상자를 꼭 껴안고 숨기는 대신 상자 안에서 비밀이 아니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골라내어 바깥에 펼쳐놓는다. 시집에 첫 번째로 수록된 시 「꽃나무의 가계」에서부터 등장한,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라는 질문에 화자는 그건 비밀이 아니라고, 그러므로 “언제든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해도 좋”다고 답한다. 선언과도 같은 대답을 증명하듯 시집 곳곳에는 낱낱이 풀어헤쳐진 비밀들이 가득하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 관계 속에서도 어쩌면 나와 너는 서로 등을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나(「부부」), 눈물과 땀이 가득한 육아 일지 속 “우리라는 허상이/ 켜켜이 바스라진다”고 털어놓는 것, 집이라는 공간은 “삶도 떠날 수 없고/ 죽음도 숨을 수 없는” 지독한 곳이라고 고백하는 것처럼(「신혼」)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비밀들이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가슴을 내리치며 주먹을 깨부수며 태어난 노래”(「시인의 말」)가 한 권의 시집으로 묶였다. ■ ‘우리’와 함께라면 고생했어. 이리 와 앉아. 여기는 푹신해. 푹신한 건 다음을 준비하기에 좋은 느낌이잖아. 네가 앉을 자리를 톡 톡 톡. 두드리면서. 나는 네가 올 거라는 걸 알아. 어떤 이들은 네가 오지 않을 거라고. 절대 오지 못할 거라고. 저 기울어진 숲속에서 길을 잃었다고. 지워졌다고. 휘파람 불 힘도 없을 거라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어. 배설 같은 말에는 기댈 자리가 없어. 거기에는 생명이 없어. ―「너를 기다리며」에서 때로는 냉소적으로, 때로는 처연하게 이어지던 강지혜의 고백적 표현들이 부드러운 온기를 띠는 순간이 있다. 화자가 ‘우리’라고 일컫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강아지와 딸, 친구들에 대해 말할 때, 아이들과 동물들, 바다를 떠올릴 때,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 회상할 때. 이들은 “아무도 다치치 않는/ 따끈하고 촉촉한 말”(「네가 고른 말」)을 내뱉는 존재들이다. 그들에 대해 말할 때면 화자의 언어도 묵묵한 그들의 태도를 닮는다. 무심코 뱉은 말이 행여나 그들에게 상처를 입힐까 더없이 조심스러워진다. 대상을 고요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행동은 우리가 각자의 비밀을 대하는 태도와 닮았다. 비밀이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상자 속에 꽁꽁 감추어졌던 진실들이 이야기의 형체를 얻어 모두 세상으로 진입한 뒤에도 상자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비밀들이라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라는 첫 시의 질문에서 “비밀”보다는 “우리” 쪽이 상자 안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진정한 비밀들인 것이다. 화자의 내밀한 속내, 그리고 그 속내가 언어의 옷을 입고 고백될 때까지 그 모든 시간 동안 화자의 옆을 지켜 준 존재들. “우리”와 함께할 때, 오래 품어 왔던 상처들은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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