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 소설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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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의 삶과 고민을 날렵한 필치로 포착해 독자들의 무한한 공감과 지지를 얻으며 2000년대 한국소설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정이현의 장편소설. 1990년대를 지나온 한 세대의 절실한 고백이자, 우리 모두의 과거와 현재를 되묻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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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노란 뚜껑의 작은 유리병 속에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 네가 소년이었을 때 잘려나간 것들 세상의 모든 비밀처럼 달에서 온 편지 작가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의 삶과 고민을 날렵한 필치로 포착해 독자들의 무한한 공감과 지지를 얻으며 2000년대 한국소설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정이현의 새 장편 『안녕, 내 모든 것』이 출간되었다.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당시부터 독자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연재 후 대폭적인 보완과 수정을 거쳐 한층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한 이 작품은, 1990년대를 지나온 한 세대의 절실한 고백이자, 우리 모두의 과거와 현재를 되묻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오래 기억될 것이다. 찬란했던 지난날에 묻어둔 나의 전부, 우리의 비밀들 김일성이 죽었다. 1994년 7월 9일 정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김일성 주석이 7월 8일 새벽 2시 사망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남한의 방송 3사는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일제히 김일성 사망과 관련된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토요일이었으며, 교실을 나와 교문까지 걸었을 뿐인데도 겨드랑이가 축축하게 젖어올 정도로 무더운 날이었다. (12면) 『안녕, 내 모든 것』은 김일성이 죽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90년대 중반 강남 반포에서 함께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는 세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채 부모와 떨어져 부유층 조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사실을 남들에게 숨기고 있는 세미, 통제할 수 없이 반복적으로 욕설을 내뱉는 뚜렛 증후군에 시달리는 준모,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범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지혜. 중학교 때부터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자라난 셋은 언제나 서로를 감싸주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지켜왔지만, 또한 서로 나눌 수 없는 자신만의 상처와 비밀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소설은 세미를 중심으로 셋의 시점을 교차하며 그들이 나누는 한 시절의 우정과 사랑, 쓰라린 성장의 과정을 작가 특유의 날렵하고 매끄러운 필치로 그려낸다. “우리는 곧 어디엔가 도착할 것이다. 계속, 살아갈 것이다.” 스무살이 되는 해는 1997년이다. 가깝지만 머나먼 숫자였다. 유리잔 밑바닥에 남은 우유 찌꺼기처럼 희뿌옇고 탁했다. 1988년에는 1991년이, 1991년에는 1994년이 그렇게 느껴졌었다. (…) 앞만 보고 뛰는 일도 뒤를 돌아보는 일도 두려울 것이다. 그러면 좀 쓸쓸할 것 같기도 하다. (63~64면)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와도 같았던 셋은 하루하루 스무살에 가까워져가면서 완고한 세상의 질서 속에서 순응도 일탈도 아닌 어정쩡한 방황의 날들을 통과하며 각자의 삶이 지닌 무게를 견뎌나간다. 세미는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가족이던 고모가 이해할 수 없는 상대와 결혼해 집을 떠나고, 아버지가 새 여자를 만나고, 할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사건들이 줄을 이으면서 떵떵거리던 집안이 걷잡을 수 없이 기우는 가운데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다. 준모는 어머니의 고집으로 학교를 자퇴해 유학을 준비하고, 지혜도 부모의 성화에 떠밀려 가혹한 입시공부에 시달리게 되면서 셋은 점차 함께 모이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는 동안 준모는 오래전부터 몰래 키워온 세미에 대한 마음을 끝내 드러내지 못하고, 세미는 준모의 새 과외선생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어긋난 첫사랑을 앓는다. 그리고 1996년 봄, 셋이 함께 보내는 마지막 파티가 끝나고, 그들은 마지막이 될 커다란 비밀을 나누어 가지며 십대의 마지막 시절을 떠나보낸다. 창밖은 여전히 신비로운 어둠이 점령하고 있었으나, 차차 묽어지다 곧 희붐하게 밝아올 것이다. 날이 밝고 나면 그때 우리는 우리가 살았던 내일에 대해, 다시 도달하지 못할 어제에 대해 조금쯤 더 알게 될까. 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발견했다고 거짓 고백이라도 할 수 있게 될까. 나는 준모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준모가 내 악수를 맞받았다. 우리는 아주 잠시 닿았다가 떨어졌다. (222~223면) 가깝고도 먼 90년대를 건너온 세대의 절실한 증언 『안녕, 내 모든 것』은 세 주인공이 함께 나누는 세대적 경험을 통해 90년대라는 시간을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김일성 사망,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전두환·노태우 구속, 하이텔 PC통신, 서태지의 음악, 호출기(삐삐), 동전 전화기, 1994년의 폭염 등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90년대 중반의 굵직한 사건들과 소소한 풍경들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독자들의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부유층의 결혼 풍속과 강남의 교육열 등으로 대표되는, 팽창하던 소비자본주의의 속악한 세태에 대한 묘사도 정밀하다. 이미 잘 알려진 자전적 단편 「삼풍백화점」을 통해 90년대의 경험을 탁월하게 소설화한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깊이있는 시선으로 그 시절 세태 풍속의 세목들을 때로는 날카로운 냉정함으로, 때로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되살려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그 시대를 지내온 한 세대의 절실한 문학적 증언을, “풍문과 편견으로 도색된 거짓 호명의 자리를 거절하고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야 했던 한 세대의 소중한 증언”(정홍수, 추천사)을 발견한다. 학교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거리의 백화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 며칠 후 온 도시를 강타했다. 고모와 함께 오렌지주스를 마셨던 그곳이었다. 뉴스가 학교에 전해졌을 때는 정규수업이 끝나고 저녁 자율학습이 막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교정에 두개뿐인 공중전화 부스에 줄이 수십 미터 늘어섰고 자율학습은 취소되었다. 옥상에 올라가 바라보니 정말로 멀리서 거대한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164면)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그런 것처럼, 대부분의 이들에게 90년대는 이렇게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로 기억될 것이다. 『안녕, 내 모든 것』은 그 평범한 이들의 시선이 지닌 거리감을 통해 현재의 우리를 구성하는 가까운 과거이면서도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가깝고도 먼 90년대에 대한 본격적인 문학적 조명에 성공하고 있다. 지금 여기, 모두의 청춘에 전하는 특별한 안부 어쩌면 어느 시간 어느 곳에서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친구들과 비밀을 나누고, 맹목적인 첫사랑에 몰두하고, 어른이 되기를 고대하기도, 두려워하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새 서로 서먹해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비단 세미, 준모, 지혜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오래전 어디엔가 묻어둔 채 잊어버린 소중한 것들이 있다. 어쩌면 별것 아닌 것이었을 수도 있을, 그러나 그때는 무엇보다 절실했던 날들 말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문득 그 사실을 깨닫게 되지만, 동시에 이제 어디에서고 그것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이렇게 물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 너의 삶은 어떠니.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에게, 나는 어쩌면 이제야 그것을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247면) 그것이 정이현이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특별한 안부이기도 하다. 그렇게 『안녕, 내 모든 것』은 어느새 동시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내가 잊고 있었던 한때의 기억을 돌이키게 하고, 문득 나의 현재를 되묻게 하는 것. 좋은 작품이 주는 공감과 위로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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