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뽀니아 닛뽄

아베 가즈시게 · 소설
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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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어느 은둔형 외톨이의 하루 2. 따오기 사냥꾼 3. 닛뽀니아.닛본 프로젝트 4. 소년, 소녀를 만나다 5. 사도가의 보헤미안 랩소디 작가 인터뷰 - 끊임없이 곤란한 주제에 도전하고 싶었다 작품 해설 1. 세상은 허구와 사랑의 힘으로 작동한다 작품 해설 2. 은둔형 외톨이 범죄자의 허구적 리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어느 은둔형 외톨이의 국조國鳥 따오기 습격 사건 영웅 혹은 악한으로의 인생 역전을 꿈꾼 과대망상 정크 소년의 일대기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짝사랑하던 여자에게도 버림받은 하루오. 세상의 외면 속에 은둔하며 인터넷에만 탐닉하던 그에게 어느 날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긴다. 이른바 국가의 통제 아래 학대받는 따오기들을 구하는 것. 어려서부터 자신의 성 도야와 같은 한자(?, 토키)를 쓴다는 이유로 각별한 애정을 품었던 나라의 새 따오기. 하지만 인터넷 기사를 통해 따오기가 멸종 위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루오는, 종족번식에 실패할 것을 우려한 당국이 중국산과 교배해서라도 혈통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자 놀라움을 넘어 분노하게 된다. 자신의 새가 그런 치욕을 당하는 광경을 참을 수 없었던 하루오는 그들을 구출할 계획을 세우고, 마침내 ‘닛뽀니아?닛뽄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남몰래 국가의 사육장에 침투하는데……. 은둔형 외톨이인 열일곱 살 소년이 따오기 보호센터 습격을 계획한다는 지극히 불온한 내용의 픽션. 하지만 이 작품을 ‘은둔형 외톨이’ ‘인터넷’ ‘청소년 범죄’를 주제로 한 성장소설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을 외톨이로 만든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세상이 주목하는 대상을 파괴하려는 과대망상증 소년이 펼치는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통해, 작가 아베 가즈시게는 가장 밑바닥의 시선으로 오늘날 일본이라는 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국가의 ‘상징’을 깨부수는 17세 소년의 엽기불량 모험기 ≪금각사≫와 ≪세븐틴≫을 현대적으로 버무린 기발한 불순문학의 탄생 소년 하루오에게 따오기는 경외와 존경의 대상이다. 자신과 같은 성을 쓰는 따오기가 국가가 지정한 보물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천연기념물로 특별 관리를 받는 고귀한 존재라는 데는 일종의 자부심까지 느낀다. 하지만 그런 따오기들이 아무 생각 없이 국가의 통제 아래 중국 따오기들과 교미하는 모습은 하루오에게 배신감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그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따오기들이 오로지 짝짓기에만 열중하자 묘한 질투마저 느낀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루오는 ‘인간이 쓴 시나리오’ 대로 조종당하는 따오기들을 해방시키는 대신 죽이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국가의 사육장을 텅 비워버림으로써 자신을 혼자 내버려둔 나라를 후회하게 만들기로 결심한다. 일본의 보물 따오기를 밀살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희소성이 있는 고귀한 대상을 말살한다는 점에서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그리고 음울한 열일곱 살 소년이 국가에 품는 상념을 그렸다는 점에서는 오에 겐자부로의 《세븐틴》을 닮아 있다. 하지만 “대표적 순문학 간의 교배를 통해 새로운 불순문학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했다”는 작가의 의도답게, ‘상징’과 ‘국가주의’의 문제를 십대의 언어로 익살과 풍자를 섞어 풀어냈다. 그리고 따오기라는 대상을 통해 정치적 언급 없이 유효하면서도 알기 쉽게 국가의 문제를 말한다. 따오기를 죽이는 데 실패한 소년은 결국 허망하게도 ‘상징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 키워온 망상에서 해방되면서, 소년은 결국 ‘상징’이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된다. 순혈성 종족 보전에 매달린 ‘닛뽄’에 대한 우화 ‘하루오=따오기=천황’의 메타포로 본 일본의 현실에 대한 풍자적 소설 따오기가 멸종 위기에 빠진 다른 천연기념물과 차별적인 우대를 받는 이유는 한 가지다. 그것은 오로지 그 새가 ‘닛뽀니아 닛뽄’이라는 학명을 가졌기 때문이며, 그런 이유로 일본산이라는 순수 혈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을 부여받는다. 따오기의 순혈성에 목을 매는 보호 사업에서는, 정치적으로 퇴색해버린 천황제를 유지해야 하는 왕실의 강박적 고뇌에 대한 풍자가 묻어난다. 실제 일본의 문제, 그중에서도 40년간 남성 왕족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왕실의 현실은 종족을 유지하려 발버둥치는 따오기 프로젝트 위에 고스란히 오버랩 된다. 소위 우익이나 좌익 같은 정치 언어를 쓰지 않고 ‘천황제’라는 이상한 제도를 객관적으로 말하고 싶었다는 아베 가즈시게는 ‘고귀한 순혈주의’를 지향하는 내셔널리즘의 희생양으로 따오기를 그려냄으로써 ‘닛뽄’의 현실을 결코 무겁지 않게 비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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