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고마워요, 오션 브엉. 이런 탁월하고 놀라운 소설을 내주어서.” _마이클 커닝햄
미국의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오션 브엉의 눈부신 첫 소설
미국의 시인이자 퀴어 작가인 오션 브엉의 첫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가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번역으로 국내 처음 소개된다. 베트남계 이민자인 오션 브엉은 스물여덟 살 때 발표한 첫 시집 《관통상이 있는 밤하늘》(2016)로 T.S.엘리엇 상(데뷔 작가로는 역대 두 번째 수상자), 파이팅 상, 톰건 상, 포워드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미국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이다. 이 시집은 그해 뉴욕타임스, 뉴요커, 가디언 등 영미권 주요 16개 매체에서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로부터 3년 후, 오션 브엉은 자신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퀴어’로서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첫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2019)로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나이가 세 배나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가 도망쳐 나와 전쟁통의 베트남에서 성노동자로 일하며 딸을 키운 할머니와, 혼혈이라 손가락질받던 그 딸이 자라나 열일곱 살 무렵 낳은 ‘나’. 그 세 식구가 필리핀 난민캠프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경험한 긴 고통과 짧은 아름다운 순간들에 대해, 고난스럽지만 매혹적인 살아 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출간 전부터 19개국에 판권이 계약되고 출간 한 달 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폭력의 시대를 관통해온 가족사와 그 속에서 짧게 꽃피는 희망의 순간들을 먹먹하도록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잠시 매혹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히 놀라운 작품.” _워싱턴포스트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한 고통 어린 아름다운 찬가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는 28세의 화자인 ‘나’가 글을 읽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이다. 결코 가닿지 못할 그 고백들 속에는,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머니가 가끔씩 돌아오는 현명함으로 어린 손자에게만 열어 보인 특별한 삶의 단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던 어머니와의 거칠지만 애정 어린 유년기의 기억들, 그리고 어머니는 알지 못하는 소년 트레버와 함께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아가는 청소년기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등장한다.
이름도 없이 ‘일곱째’로만 불리던 할머니가 어떻게 스스로에게 “란”이라는 아름다운 꽃 이름을 지어준 뒤 전쟁의 한복판에서 홀로 젖먹이 딸을 키우며 살아남았는지, 반은 백인 아이였던 어머니가 “적과 동침한 반역자이자 창녀”의 딸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자신을 학대했는지, 가족을 대신해 영어를 익히던 가난한 아시아계 소년이 폭력적인 백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지워갔는지, 그런 자신을 비로소 ‘존재’하도록 만든 한 소년과의 만남이 얼마나 강렬하고 아름다웠는지 등 많은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엮이며, 마침내 모두가 감내하는 고난스러운 삶의 의미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가차 없는 날것 그대로의 솔직함이 공존하는, 그리하여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조용히 찬사를 보내게 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