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국내에서는 이단아, 비주류, 심지어 “백해무익한” 감독으로 통하지만 해외영화제를 휩쓸며 국제적인 영화인으로 우뚝 선 감독. 국내보다 해외 관객 수가 더 많은 특이한 감독 김기덕의 전기가 뉴욕의 출판사에서 발간되어 한국으로 역수입되었다. 감독과 저자간의 서신교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에는 30대의 파리생활을 거쳐 서울로 돌아와 거리의 화가로 그림을 그리며 타자기를 끌어안고 시나리오를 쓰던 시절, 이후 ‘김기덕표’ 영화들이 태어나게 된 과정들이 진솔하게 소개되어있다. 김기덕의 영화철학과 관객에 대한 그의 ‘애증’도 가감 없이 서술되어있다. 영화평론가가 아닌 저자가 김기덕의 영화를 분석하는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더 냉철하고 감동적이다. [아마존 서평]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분석하거나 이해하기보다 감각을 통해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 스스로도 그의 영화 속 세상을 파고드는 사이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김기덕은 영화를 통해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관객들 스스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간접적인 평론에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영화를 보고 직접 느끼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영화를 보는 행위가 지적인 행위인지 아닌지는 문제시 되지 않는다. 저자가 권하는 이 책의 용도는 두 가지이다. 김기덕의 영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의 영화를 조금이라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인간 김기덕과 그의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이 한가지이고, 또 한 가지는 김기덕 영화팬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데 있다. 둘 중 어느 경우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그의 영화를 보는 것이다. 주의 깊게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속에 펼쳐지는 세상을 향해 모든 감각기관들을 열어놓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관객들 역시 이미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거기’는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다. 그곳은 허공에 떠있는 인생의 어느 순간이다. 그건 관객들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충격적인 경험이 될 것이다. 어쩌면 그건 눈물이거나 미소, 혹은 떨림이 될지도 모른다. 이름 없는 어느 장소에서 무언가가, 역시나 이름 없는 당신의 어느 한 부분을 꿰뚫고 지나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관객들의 감정은 과거와 미래를, 현실과 상상을,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연결시키는 강 속으로 흐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미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본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느낌을 더욱 잘 이해할 것이고, 아직 그의 영화를 접하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이젠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가운데 한 명인 김기덕의 세상을 만날 때가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