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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인연 / 저는 기울어져도 / 아시아의 국경 / 영아다방 앞에서 / 놓친 손 / 내 사랑은 오류 / 부레옥잠 / 詩어머니 / 조는 하느님 / 규화목 / 불을 피우다 / 목각 기러기 / 몸꽃 / 이 순간 / 중환자실 / 겨울 편지 / 聖이계숙 / 살 제2부 어떤 시인 / 벼랑 위의 사랑 / 결핍 / 현무도 / 만월과 초생달 / 모음 / 연리지(連理枝) / 황학동 안네 / 몇 잎의 인연 / 구겨진 생을 펴다 / 불의 알 / 배달호 / 배후조명 / 휘파람새의 노래 / 김명운 / 찐따/거미 여자 / 암컷 / 마흔 즈음, 제3부 사랑초 / 승천 / 스스로 그러하게 / 거룩한 복도 / 명옥헌에서 김주리를 보다 / 씨방 / 삼매 / 김선일 / understand / 먼 나라 / 공단 길 / 깍두기론 / 책 읽는 소리 / 내 고향은 우토로 51번지 / 2004년 봄, 광화문 / 대화 / 초간편 이사 / 잔치를 기다립니다 제4부 바다 / 축제 / 곡국을 찾아서 / 컨테이너 / 강물의 끝은 어디인가 / 화엄(華嚴) / 경배 / 바다가 다 받아주리 / 데드 슬로우 / 지중해의 달 / 선장 김종휘 / 찰나 / 바람의 경전 발문 / 유용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가늘고 긴 용맹정진의 사랑’으로 쓴 시들 질박한 삶의 리얼리티와 맑은 서정성이 절묘한 힘을 구축하고 있는 김해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노동자시인으로 한 길을 걸어온 사람의 강단을 보여준 첫 번째 시집 ??無花果는 없다??(실천문학사, 2001) 상재 후 6년 만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시의 세계로 귀환하는 데 성공한 김해자의 놀라운 재생을 입증한다.”는 염무웅 평론가의 헌사처럼, 문화예술위원회 우수시로 선정된 ?아시아의 국경?을 비롯하여 이번 시집에 실린 68편의 시들은 하나같이 ‘벼랑 위의 사랑’, 살점이 떨어져도 다시 한 잎이 돋아나는 ‘사랑초’처럼 질기게 용맹정진하는 사랑의 시선이 깊은 울림을 낳고 있다. 올여름, 현대상선을 타고 인도양 홍해 지중해 대서양을 횡단한 바다 체험이 녹아 있는 4부를 제외하곤, 이번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들은 그가 가장 어려운 시절을 통과하며 쓰여졌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가족을 간병하고, 이후 뇌출혈로 쓰러져 11시간 동안 수술을 하며 생사를 오락가락하는 과정을 겪었고, 그 시기는 불행이 아프간과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 주검이 넘쳐나던 시기와 일치했다. 그런 경험이 그의 무의식에 닫아걸어 놓았던 기억들, 열사라는 이름으로 혹은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친구 동지들을 불러냈다고 한다. “어쩌면 <축제>라는 제목이 붙은 것도 그런 의미일 것입니다. 하나가 가고 하나가 온다면 죽음이란 애당초 없는 것. 삶이 저리 찬란한 율동이라면 죽음 또한 축제가 아니겠는가. 영원 또한 삶의 출렁거리는 춤사위 속에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렇듯 애달픔이나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들이 다 거세된 이후의 평온한 살풀이, 즉 그들을 위한 진혼굿에 가까운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과거사’, ‘기념비로서의 민주화’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죽음의 의미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걸레’와 ‘내 몸뚱이’를 하나로 놓으며 일체 존재는 서로서로 차등이 없고, 모든 것이 우주의 중심으로서 지중하다는 화엄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인연?이라든가,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군말 없이 다 살아내는 삶에 대한 사랑으로서의 ‘스스로 그러한 삶’의 세계를 보여주는 ?스스로 그러하게? 등 열린 생의 구체적 체험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체험들은 진중한 삶의 자세와 눈부신 혜안으로 승화되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이번 시집은 “집도 절도 없이 애비 에미도 없이 광대무변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허공에 삽질을 하는” 우리 생에 바치는 ‘바람의 경전’이다. “살로 태어나 살 먹고 살 부벼 살 낳으신 어무이,/ 당신이 빚어놓은 이 살로 이 삶 다하도록 살다/ 살 다 벗어던져 아픔 없는 세상에서 만냅시더 고마”(?살?)와 같이 제 한몸 다 바쳐 우리 시대의 상처와 결핍을 치유하고자 하는 정화의 언어이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찰나 찰나 희망과 긍정과 기쁨을 받아 적은 시인의 선한 의지와 순도 높은 덕성이 돋보이는 사랑의 묵시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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