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학의 질적 방법론 교과서
과학과 이론,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론) 사이의 괴리는 우리가 학문을 하기 위해 방법을 어떻게 구사해야 하는지의 문 / 답을 매우 절실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과학과 이론을 추구해야 할까? 과연 양화만이 절대적인 방법일까? 질적 방법론은 정말 과학과는 거리가 먼 걸까?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학문의 방법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는 걸까? 만약 차이가 있다면 사회과학에 고유한 또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일까? 질적 방법은 양적 방법이 우세한 지원과 인력에 힘입어 점점 더 세련되고 표준화된 점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답보 상태에 있었다. 흔히 (심층) 인터뷰와 참여 관찰, 담론 이론, 역사적 접근 등을 연상시키는 질적 방법은 본질상 다양성을 특성으로 해 표준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숫자보다 언어, 변수.규칙보다 해석, 실험적 처치보다 자연적 관찰을 선호하는 질적 방법은 방법 매뉴얼을 만드는 데도 서투름을 보였고, 그런 이유로 과학성을 담보한다고 하는 반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자의 능력이나 주관에 따라 결과가 차이가 나면 방법으로서는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론의 과학성에 대해 심층적 이해를 갖거나 질적 방법의 입장에 조금만 서보게 되면 오히려 이 점이 ‘사회’과학, ‘인간’과학의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을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바탕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질적 방법으로 민속지학, 영상, 서사(내러티브), 담론, 구술사, 수용자, 생산자, 인터넷, 저널리즘 등을 모두 포괄해 설명한다. 아울러 기존의 책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집합적 기억, 도시 공간까지 다루며, 질적 방법이 기왕의 양적 방법과 어떤 관계에 있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들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로써 미디어의 수용 맥락과 심리 상태,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의 생산물 분석, 뉴스를 둘러싼 복잡한 내외 역학, 언론사 내 생산 현장과 조직 특성, 사이버커뮤니티, 문서에 국한되지 않는 구술의 역사 등도 연구의 목록에 포함되게 되었다. 이 책은 풍부한 사례와 필독서 등이 망라되어 질적 방법으로 연구를 하고자 하는 학생 및 연구자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